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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300홈런-300도루의 안드레 도슨, MLB 명예의 전당 입성!!

by 카이져 김홍석 2010. 1. 7.


올 시즌 명예의 전당에 오를 주인공이 가려졌습니다. 그 선수의 이름은 바로 안드레 도슨. 메이저리그에서 20년 이상 활약하면서 400홈런-30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호타준족의 선수가 8전9기 끝에 마침내 입성을 결정지었습니다. 도슨은 300-300클럽에 가입한 6명(배리 본즈, 윌리 메이스, 바비 본즈, 레지 샌더스, 스티브 핀리) 중 하나지요.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 위해서는 '미국 야구기자 협회'의 투표 결과 75%의 표를 얻어야 합니다. 투표권을 지닌 기자들은 매년 후보들 가운데 최대 10명의 이름을 투표 용지에 적을 수 있구요, 맘에 드는 선수가 없을 경우에는 이름을 아예 적지 않아도 됩니다. 즉, 몇 명을 적느냐는 자신의 판단이라는 뜻이죠. 따라서 75%라는 득표율은 생각만큼 얻기 쉽지 않은 수치입니다. 투표의 후보가 되기 위해선 빅리그에서 풀타임으로 10년 이상 활약한 선수가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되고, 그때부터 15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단, 그 중에 단 한 번이라도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되면 후보자격이 박탈됩니다.

도슨은 '대어급 후보'가 없었던 올해 기준치를 간신히 넘기며 명예로운 HOFer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은근히 첫 해 입성을 기대했던 로베르토 알로마와 13번째 도전인 버트 블라일레븐은 기준치인 75% 득표를 획득하지 못해 근소한 차이로 탈락하고 말았네요. 블라일레븐의 경우는 특별한 대어가 없었던 올 시즌이 절호의 찬스였는데 좀 아쉽게 되었습니다.

원래라면 이만한 표를 얻었다면 다음번 투표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가능성이 제법 높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내년에는 사정이 좀 달라지거든요. 제프 베그웰, 래리 워커라는 첫 번째 투표에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두 명의 선수가 내년부터는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게다가 후안 곤잘레스, 티노 마르티네즈 등도 추가되지요. 어쩌면 블라일레븐은 단 5표가 모자라 올 시즌의 기회를 놓친 것을 평생 후회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에게 남은 기회는 이제 단 두 번 이니까요.

아래는 올 시즌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입니다. 선수들의 이름을 클릭하면 리퍼런스의 개인 선수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2010 Voting Results Ballot w/ Player Stats

Player Votes 2010% 2009%
Andre Dawson 420 77.9% 67.0%
Less than 75% of vote, but still on ballot.
Bert Blyleven 400 74.2% 62.7%
Roberto Alomar 397 73.7% 1st year
Jack Morris 282 52.3% 44.0%
Barry Larkin 278 51.6% 1st year
Lee Smith 255 47.3% 44.5%
Edgar Martinez 195 36.2% 1st year
Tim Raines 164 30.4% 22.6%
Mark McGwire 128 23.7% 21.9%
Alan Trammell 121 22.4% 17.4%
Fred McGriff 116 21.5% 1st year
Don Mattingly 87 16.1% 11.9%
Dave Parker 82 15.2% 15.0%
Dale Murphy 63 11.7% 11.5%
Harold Baines 33 6.1% 5.9%
Less than 5%, will not be on next year's ballot
Andres Galarraga 22 4.1% 1st year
Robin Ventura 7 1.3% 1st year
Ellis Burks 2 0.4% 1st year
Eric Karros 2 0.4% 1st year
Kevin Appier 1 0.2% 1st year
Pat Hentgen 1 0.2% 1st year
David Segui 1 0.2% 1st year
Mike Jackson 0 0% 1st year
Ray Lankford 0 0% 1st year
Shane Reynolds 0 0% 1st year
Todd Zeile 0 0% 1st year


알로마는 첫 해 입성에 실패했지만, 사실 은퇴가 비교적 빨랐기에 그의 커리어가 그다지 돋보이는 수준은 아니지요. 10년 동안 공수에 걸쳐 리그 최정상의 2루수로서 2번째나 3번째 도전에 입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수순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캡틴' 배리 라킨의 득표는 조금 의외네요. 아무리 냉정한 평가라곤 하지만 선수 시절의 인기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조금 더 높은 득표를 예상했는데 50% 남짓이라는 건 앞으로의 전망이 무조건 밝지만은 않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쏟아질 괴물 같은 커리어의 소유자들을 감안하면 말이지요.

그 밖에도 11번째 도전에서도 50%대에 그친 잭 모리스와 8번째 도전인데도 40%대를 벗어나지 못한 리 스미스(역대 세이브 3위)는 앞으로의 입성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게 되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득표율이 높아지면서 입성에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기에 일단 20%이상을 얻은 선수들은 희망을 가져도 되긴 합니다. 지난 2006년에 무려 13번의 도전 끝에 간신히 입성에 성공한 브루스 수터의 경우도 첫 시즌 득표율은 23.9%에 불과했으니까요. 하지만 회수가 거듭되는데도 50% 근처에서 머물고 있다면 불안한 것이 사실이죠. 끝내는 득표율이 퇴보하면서 그대로 사라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이번 명예의 전당 투표는 또 다시 몇 가지 숙제를 남겼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지명타자' 에드가 마르티네즈에 대한 평가인데요. 36% 남짓한 득표율은 미국 현지의 야구기자들이 베이스볼이라는 스포츠에서 '수비'의 측면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잘 나타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에드가의 입성을 반대하는 편입니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는 스포츠이고, 그런 의미에서 지명타자가 HOF에 입성하기 위해선 500홈런 혹은 1500타점 정도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309홈런 1261타점의 에드가는 아무래도 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죠.

두 번째는 마크 맥과이어입니다. 4번째 도전이었던 맥과이어는 올해도 여전히 2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탈락했는데요. 내년에는 약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라파엘 팔메이로와 후안 곤잘레스가 후보로 오르게 되죠. 그들의 득표율과 더불어 장차 이름을 올릴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약쟁이'들에 대한 시선이 어떻게 변해갈지도 앞으로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이번 투표 결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들의 플레이를 두 눈으로 지켜본 선수들이 대거 후보로 올랐기 때문이죠. 최근 몇년 간은 그러한 재미가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은 대거 탈락하고 말았네요.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15명의 선수들 가운데 4명을 제외한 11명은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후보 자격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그 누구보다 인간승리의 대명사인 '빅 캣' 안드레스 갈라라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무척 의외이면서도 아쉽게 느껴지네요. 한 때 박찬호의 동료로서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에릭 캐로스, 토드 질 등도 모두 탈락했고, 사이영상 2회 수상자인 펫 헨트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년에는 올해 살아 남아 후보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14명의 선수와 더불어 새로운 후보들이 도전장을 던지게 됩니다. 그 중에는 앞서 언급한 선수들 외에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케빈 브라운과 라울 몬데시를 비롯해 존 올러루드, 알 라이터, 마퀴스 그리솜, 브렛 분, 존 프랑코, 찰스 존슨, 호세 오퍼맨 등이 포함되어 있을 전망입니다. 아, 한국에서 활약한 적 있는 카를로스 바에르가도 후보 자격을 같추게 되는군요.

내년에는 누가 웃게 될까요? 무척 기대가 되네요^^


// 카이져 김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