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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pe의 야구 속으로

히어로즈의 마일영 트레이드가 '전력보강'인 이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15.

지난 12일 넥센 히어로즈는 마일영을 한화로 보내고 마정길과 현금 3억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그걸 두고 또 다시 히어로즈가 선수 장사를 시작했다고 비난하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그에 대해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2009년 겨울 선수 파이어 세일을 단행했던 히어로즈가 메인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재정적인 부분을 충당하려는 의도였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아니요”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초부터 히어로즈의 입장에서는 마일영의 활용방안이 고민이었다고 하더군요. 마일영은 선발 자원이데 이미 번사이드, 금민철, 강윤구 세 명의 좌완 투수를 선발카드로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좌완 투수를 선발로테이션에 넣기는 좀 그랬으니까요.

 

그렇다고 마일영을 불펜으로 활용하기에는 그 가치가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09년 시즌 강윤구의 역할처럼 불펜과 임시선발을 동시에 수행 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썩히기(?)에는 좌완 선발투수인 마일영의 시장성을 무시하기 어려웠겠죠.

 

물론 2009년처럼 야심 차게 내놓은 좌완 선발진이 또 한 번 우르르 무너진다면 죽은 자식 뭐 만지듯 마일영을 간절하게 찾겠지요. 하지만 일단은 닥치지도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기 보단 지금 당장 히어로즈의 마운드를 먼저 고려해야 했습니다.

 

히어로즈는 우선 연봉 줄이기의 일환으로 레전드전준호에 이어 투수 전준호까지 방출했습니다. 그리고 신철인, 조용준이 부상 때문에 4월 중 복귀가 불투명합니다. 그렇다면 남은 우완 불펜 요원은 손신영, 이보근, 김상수, 배힘찬 등인데, 작년을 놓고 생각했을 때 썩 믿음이 가질 않습니다.

 

물론 이보근과 송신영이 지난해 5~6월에 보여준 모습을 시즌 내내 보여준다면 별 걱정 없겠지요. 히어로즈 나름의 불펜 필승조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작년 히어로즈의 불펜은 4월은 신철인, 5월은 송신영, 6월은 전준호, 이런 식으로 거의 매달 불펜의 히어로(?)가 바뀌며 돌려 막기식 운영을 했습니다. 한달 내내 한 명의 선수가 믿을맨, 그 선수가 지쳐서 구위가 떨어지면 다른 선수의 등장, 뭐 이런 식이었지요.

 

그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불펜의 보강은 필수적이었습니다. 또한 그 대상이 옆구리 투수인 마정길이라면 나쁘지 않지요. 냉정히 말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준 것은 2008년 정도가 전부이지만, 일각에서 비판하는 것처럼 한화였기 때문에 경기에 출장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구위가 나쁜 선수도 아닙니다.

 

김시진 감독이 밝힌 것처럼 히어로즈는 옆구리 투수가 절실했습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안규성(선린인터넷고)을 지명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죠. 조용훈마저 시난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한 마당이라 옆구리 투수라고는 박준수가 고작입니다. 그리고 그 박준수는 현재 임의탈퇴 신분으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죠. 구단 측에 문의해보니 6월은 되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던데, 곧바로 1군으로 올라온다는 보장도 없지요.

 

때문에 히어로즈는 마정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지난해 김상현-강철민 트레이드처럼 한화로 간 마일영이 15승 투수로 변신하기라도 한다면 미칠 노릇이겠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을 놓고 본다면 마일영 대신 마정길이 히어로즈의 투수진에 더욱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마일영을 선택한 이유가 장성호 영입을 위한 자원의 마련이라고 전망하더군요. 하지만 두 가지 이유를 들어 그 의견에 반박하고 싶습니다.

 

우선 히어로즈가 그만큼 바보는 아니겠지요. 장성호는 히어로즈 입장에서도 필요한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히어로즈에는 좌투수가 많은 대신 좌타자가 귀하죠. 그리고 브룸바와 이택근이 빠진 공격력의 부재를 생각할 때 장성호 정도면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문제는 트레이드 카드인데 언론에 알려진 대로 양팀 감독간의 논의는 있었습니다.

 

당연 KIA가 필요한 것은 좌투수였고, 조범현 감독은 강윤구를 원했다곤 합니다마일영을 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지요. ‘마일영+@’를 원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그 @가 선수이든 현금이든 히어로즈 쪽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과연 장성호의 현재 가치가 마일영에 ‘+@’까지 쳐줘야 하는지도 의문이구요.

 

그렇다면 재정적인 부분에서 여유가 있는 한화는 마일영+@’로 장성호를 데려올 수 있을까요? 물론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러면 한화 마운드는 누가 지키나요? 한화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 양훈과 황재규만을 믿고 팀 내 주요 불펜 요원 중 하나인 마정길을 내보낸 겁니다. 결과적으로 마정길+3+@’로 장성호를 데려온다는 뜻인데, 아무래도 한화가 그렇게까지 할 것 같지는 않네요.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한화가 곧바로 마일영을 카드로 사용해 장성호를 데려온다면 좀 난감한 입장이 되긴 하겠지만, 일단은 이번 트레이드의 의미를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이번 트레이드의 본진은 양 팀의 부족분 보강이니까요.

 

물론 3억이라는 돈이 좀 걸리기는 합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히어로즈가 다시 한 번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감행했다는 것이 좀 꺼림찍하긴 하죠. 하지만 이는 히어로즈 보다는 KBO에게 책임을 묻고 싶네요.

 

원래 히어로즈 창단 당시부터 ‘5년간 현금 트레이드 불가라는 조항이 붙었었는데 이 사항이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습니다. 재작년의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 때도 KBO문서화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트레이드를 막을 수는 없다고 했었죠.

 

그리고 작년 이현승 등 3인의 현금 트레이드가 이루어졌을 때도 그 승인의 조건 중 하나가 향후 1년간 현금 트레이드 금지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가 성사되었고, KBO 측에 문의를 하니 답변은 한결 같더군요.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었다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이제는 히어로즈도 가입금을 완납한 엄연한 정식 회원이기에 그러한 조항을 강제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대체그럴 거였다면 왜 말했어요? 왜 말했을까? ? ? ? 괜히 말했어~ 기자들이나 사람들한테 욕 먹을 건수만 만들어줬어~ 대체 왜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