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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10프로야구, ‘부끄러운 기록’ 1위는 누구?

by 카이져 김홍석 2010. 5. 4.

프로야구 기록 사이트인 스탯티즈(Statiz.co.kr)가 새단장을 했더군요. 훨씬 더 깔끔해진 외견과 더욱 내실을 갖춘 사이트로 거듭났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는데 운영하시는 분의 정성과 능력을 그대로 엿볼 수 있더군요.

 

스탯티즈가 개장한 김에 각종 기록들을 유심히 살펴봤는데요. 타율이나 다승 등의 주요 개인 타이틀 1위는 많이들 아시지만, 정반대의 속성을 지닌 부끄러운 기록 1위는 잘 모르실 것 같아서 그걸 주제로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를 신랄하게 비난했다고 해서 너무 돌 던지지 마시길...

 

오늘은 우선 야수들의 타격과 수비 부문에 관련된 기록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부문 불명예 기록>

 

최저타율(.191) – 박경수(LG)

타율 1위가 있다면, 타율 꼴찌도 있기 마련이죠.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57명의 타자들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바로 LG 박경수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는 바로 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몇 명의 선수들이 눈에 띄는군요. 26위인 지난해 타격 1위인 LG 박용택(.192)을 비롯해 KIA의 김상현(.193) 이용규(.220), 이종범(.228), 삼성 강봉규(.195), LG ‘이병규(.228), 넥센 클락(.232) 50위부터 쭉 자리를 차지하고 있군요. 이거야 원 참, 이름값들 좀 하셔야 할 텐데 말이죠... 작년에는 KIA의 김상훈(.230)이 꼴찌였습니다. 하지만 그 막강한 클러치 능력으로 인해 아무런 비난을 받지 않았죠. 지난해의 김상훈은 충분히 그럴만 했습니다.

 

최다실책(9) – 강정호(넥센), 오지환(LG)

유격수가 수비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지요. 하지만 이런 페이스로 실책을 쌓아가다 보면 한국 신기록(1986년 유지훤의 31)을 넘볼 수도 있겠는걸요. 처음부터 수비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오지환은 그렇다 쳐도, 강정호는 좀 의외로군요. 작년에도 15(4)의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저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으니까요. 오지환은 신인 시절의 이종범을 연상케 합니다. 나름 센스도 있고 반응 속도도 좋지만, 아직은 유연성이 부족해 포구 실책이 많은 것이 신인 시절의 이종범이랑 비슷하네요. 그 부분만 극복하면 정말 이종범의 뒤를 잇는 대형 유격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보다는 오히려 박진만(삼성)이 벌써 6개의 실책을 범했다는 사실이 더 의외로 느껴지는군요. 작년에는 돌글러브김상현이 3루수임에도 불구하고 유격수와 2루수를 제치고 21개의 실책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는 16개의 박기혁(롯데)과 정근우(16)였죠. 정근우는 올해도 6개로 공동 3위고, 14경기에서 3개를 범한 박기혁도 비슷한 페이스입니다.

 

삼진(30) – 이영욱(삼성), 최진행(한화)

둘 다 올 시즌 팀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선수들이죠. 하지만 역시나 아직까지는 스윙이 크고 삼진이 많은 편입니다. 경기당 1개꼴 이상으로 삼진을 당하고 있는데요. 그 뒤를 LG의 오지환과 한화 송광민이 28개로 뒤따르고 있네요. 지난해 삼진왕이었던 가르시아(롯데) 23개로 아직까지는 선전하고 있습니다.

 

루킹삼진(14) – 김원섭(KIA)

김원섭은 자신이 당한 23개의 삼진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번이나 스윙도 해보지 못하고 당한 루킹삼진입니다. KIA의 팀 특성이라고 해야할까요? 스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삼진을 당하는 루킹삼진 부문의 1~3위가 모두 KIA 선수들입니다. 2위가 최희섭(12)이고 3위는 경기 출장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김상현(10)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희섭과 김상현이야 게스(Guess) 배팅의 실패라 칠 수 있겠지만, 김원섭은 자신의 장점인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루킹삼진을 줄일 필요가 있겠네요. 일단 맞추면 살아나갈 확률이 높은 선수니까요. 흥미롭게도 작년에는 브룸바(49)-송지만(40)-황재균(33)의 히어로즈 트리오가 나란히 1~3위를 독식했었네요.

 

잔루(68) – 가르시아(롯데)

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설 당시 총 주자의 수는 무려 97, 이 중 22명이 가르시아의 타격으로 홈을 밟았습니다. 이 비율(22.7%)는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97명 가운데 68명이나 잔루로 남겨 49.6%의 나쁜 잔루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진루타를 쳐주는 회수가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르시아가 5번 타순에서 좀 더 좋은 타격을 해줄 수 있다면, 롯데의 득점이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참고로 타점 1위인 홍성흔은 89명의 주자 가운데 30(33.7%-1)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잔루율도 37.2%로 매우 준수합니다. 왜 타점 1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병살타(5) – 김상현(KIA) 5

김상현 외에도 홍성흔과 강민호(이상 롯데), 최준석과 손시헌(이상 두산), 강귀태(넥센) 5개의 병살타를 때려내 최다를 기록 중입니다. 김상현을 대표로 한 이유는 그의 경기 출장수가 제일 적기 때문이지요. 홍성흔은 워낙 병살 기회(2사 이전 주자 1루 상황)가 많았기에 병살이 많은 것이고, 최준석과 손시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2사 이전 주자 1루 상황에서 20%가 넘는 확률로 병살타를 친 나머지 3(김상현, 강민호, 강귀태)은 병살을 좀 줄일 필요가 있겠네요.

 

희생번트 실패(3) – 정근우(SK), 김원섭(KIA)

의외로 발 빠르고 나름 재치 있는 두 명의 타자가 각각 3번씩이나 희생 번트를 실패했더군요. 그것도 5번 시도해 2번 성공, 3번 실패로 성공률이 40%에 불과합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런 건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죠. 참고로 작년에는 이대형(LG) 36번의 시도 가운데 14번이나 실패해 2위와 두 배의 차이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대충 번트 대놓고 냅다 뛰니까, 자신은 살았는데 선행 주자가 객사하고 만 것이죠. 번트는 도루가 아닙니다. '뛰는 것'보다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도루실패(5) – 정근우(SK), 김주찬(롯데)

도루 부문 2위인 김주찬은 총 20번 시도해 5번 잡혔습니다. 75%의 성공률이면 나쁘지 않지요. 이 정도 확률이면 50도루를 목표로 계속해서 뛰어도 될 정도입니다. 김주찬의 경우는 불명예가 결코 아니라는 뜻이죠. 하지만 정근우는 14번의 시도 가운데 5번이나 잡혔습니다. 그것도 모두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잡혔죠. 도루 성공률이 70%는 넘어야 득점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봤을 때, 성공률을 좀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다간 재작년(60번 시도 20번 실패)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견제사(3) – 오지환(LG)

이건 좀 치명적인 부분이죠. 아무리 신인이라고 해도 이런 플레이가 반복되면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을 뿐입니다.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도 좋지만, 그보다는 안정성이 우선이니까요. 하긴, 나름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박한이도 2번이나 견제사를 당했군요. 작년에는 황재균(히어로즈)과 정근우(SK) 4번으로 최다였습니다. 올해는 더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