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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훌륭하게 성장한 AL-East 대표 영건 3인방

by 카이져 김홍석 2010. 6. 18.

메이저리그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90년대부터 이름을 날리던 특급 투수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모두 은퇴한 후, 새로운 얼굴들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그 중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오래 전부터 유명세를 탔던 특급 영건들은 세대교체를 주도하는 대표주자로 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데이빗 프라이스(25), 뉴욕 양키스의 필 휴즈(24), 보스턴 레드삭스의 클레이 벅홀츠(26) 가 그 주인공들이다. 현재 이들은 AL의 다승 순위 1~3위를 형성하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

 

데이빗 프라이스는 탬파베이가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픽으로 뽑은 좌완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1년 동안 13 5패 방어율 2.69의 좋은 성적을 기록한 후, 싱글 A부터 트리플 A까지를 단기간에 통과하며, 작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접어들자 컨트롤에 다소 애를 먹기 시작하며 당초 생각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던 당초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비록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하고 말았지만, 23경기에서 거둔 10 7패 방어율 4.42라는 성적은 나름 준수했고, 재능 넘치던 프라이스는 그것만으로 리그 적응 과정을 완전히 끝마쳤다.

 

프라이스는 올해부터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에서 커브 위주의 피칭으로 스타일을 바꾸면서 한층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났다. 올 시즌 현재까지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10 2패 방어율 2.31을 기록, 다승과 방어율 부문에서 AL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균 스피드가 93마일(150km)에 이르는 직구와 70마일 중후반대에 형성되는 낙차 큰 커브의 콤보가 매우 위력적이다.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타난 프라이스는 이미 탬파베이의 실질적인 에이스나 다름없다.(1마일=1.61km)

 

2. 필 휴즈(뉴욕 양키스)

 

2007년 메이저리그에 첫 모습을 드러냈던 양키스의 필 휴즈는 올해로 벌써 메이저리그 4년차, 하지만 나이는 24살로 3명 중 가장 어리다. 86년생인 휴즈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드래프트에 뛰어들었고, 양키스가 1라운드(23)로 그를 지명했다. 흔치 않은 고졸 투수의 1라운드 지명, 휴즈가 얼마나 유망한 선수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무대에 뛰어든 휴즈는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빠른 시간 내에 마이너리그를 초토화시키며 양키스의 차세대 에이스급 투수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이 31 8패 방어율 2.37에 이를 정도로 매우 뛰어나다. 어린 나이 때부터 컨트롤이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많은 탈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빼어난 구위도 겸비하고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빅리그 적응 과정에서 다소 애를 먹었고, 중간에 조바 챔벌린(25)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선발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에 구원투수로 나서며 좋은 활약을 펼쳐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올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게 되면서 그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현재 3.11의 좋은 방어율로 9 1패를 기록 중이며, 투구 내용은 방어율에 비해 훨씬 더 좋은 편이다. 팀 내 좋은 선배 투수들이 많아 다양한 구질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휴즈가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복이다. 데뷔 시절만 해도 거의 던지지 않았던 컷 패스트볼(마리아노 리베라의 주무기)을 이제는 스터프로 구사하고 있으며, 커브와 체인지업의 구위도 꽤나 좋은 편이다.

 

3. 클레이 벅홀츠(보스턴 레드삭스)

 

벅홀츠와 팀 내 동갑내기 라이벌이자 동료인 존 레스터(26)는 이미 지난 2년 동안 31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급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도 현재 8 2패 방어율 3.13의 좋은 성적으로 팀 선발진의 한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으며, 현재까지 9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이 부문 AL 공동 선두이기도 하다.

 

하지만 벅홀츠는 레스터가 이름을 날리던 지난 2년 동안 혹독한 빅리그 적응 과정을 거친 후 이제야 겨우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7년 자신의 빅리그 두 번째 등판에서 노히트노런 쇼를 펼치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유망주가 드디어 껍질을 깨고 화려한 비상을 시작하고 있는 것.

 

13경기에 선발 등판한 벅홀츠는 현재까지 1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9 4패 방어율 2.67을 기록, 다승 2위 방어율 4위에 올라 있다. 볼넷이 조금 많은 편(34)이긴 하지만, 피홈런(3)이 적고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벅홀츠는 4명의 영건들 가운데 가장 빠른 직구 스피드(평균 93.8마일)를 지녔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도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투수다. 특히 올 시즌의 좋은 활약은 평균 89마일(143km)에 달하는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프라이스가 슬라이더에서 커브로 주무기를 바꾸며 성공했다면, 벅홀츠는 반대로 커브에서 슬라이더로 옮겨가며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도 AL 동부지구는 뉴욕 양키스-탬파베이-보스턴의 세 팀이 나란히 리그 1~3위에 해당하는 승률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은 많아야 두 팀. 리그 3위를 기록하더라도, 다른 두 팀에 뒤처지게 되면 가을잔치에 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중반을 거쳐 후반에 접어들수록 이들 젊은 선발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레스터까지 포함한 AL-East를 대표하는 영건 4명은 양키스의 앤디 페티트(81 2.46) 등과 더불어 올 시즌 AL-사이영상을 노려볼만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상 최고의 격전 지구에서 오랫동안 기대를 모아왔던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여 팀과 개인 수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형국. 지켜보는 팬들은 그저 행복할 뿐이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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