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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엘-롯-기’를 향해 던지는 5가지 질문

by 카이져 김홍석 2010. 7. 29.

한때 한국 프로야구의 꼴찌를 3분했던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그리고 LG 트윈스. 올해는 이들이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 한 장을 놓고 싸우는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한국 야구사에 유래 없는 끈끈함(?)을 자랑했던 동맹체계가 붕괴되고, 다시금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한 것이죠. 당장 4위에 올라 있는 롯데가 가장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그 차이는 미미한 편이라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을 겁니다.

 

4위 자리를 두고 남은 두 달 동안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세 팀. 이들에게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불안요소를 토대로 한 5가지씩의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과연 --세 팀 가운데, 최종 승자가 되어 가을잔치에 참여하게 되는 팀인 어디일까요?

 

 

롯데 자이언츠를 향해 던지는 5가지 질문

 

1. 황재균 영입 효과는?

트레이드 당시부터 일부 롯데팬이 지적했듯, 황재균은 박기혁이 유격수 포지션을 지키고 있어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숩니다. ‘유격수 황재균은 까놓고 말해 김민성보다 못한 존재지요. 이대호가 3루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도 변함이 없구요. 박기혁의 복귀까지 앞으로 약 한 달, 그 동안 롯데의 내야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요?

 

2. 손민한-조정훈에게 거는 기대는?

손민한은 다시금 부상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조정훈은 상태를 지켜보고 있지만 어쩌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대했던 롯데의 선발 카드 두 명이 앞으로도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것인데요. 아예 둘을 전력에서 제외하고 있는 편이 앞으로의 판 짜기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사실 돌아온다고 해도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알 수 없는 선수들이지요.

 

3.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 위험은?

사도스키-이재곤-송승준-김수완으로 당분간 꾸려가야 하는 선발진. 다행히 장마철이라 장원준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어떻게 버틸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걱정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지요. 특히 이재곤과 김수완은 신인, 여름에 이동거리가 긴 1군에서 얼마나 잘 해줄 수 있을까요? 장원준의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지기라도 하면, 9월이 되기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4. 뒷문 단속의 대비책은 있나?

셋업맨임경완은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지만, ‘마무리임경완은 그렇지 못하죠. 결국 롯데는 지금 현재 마무리 투수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7~8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도 임경완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죠. 순위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확실히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롯데는 심각한 약점을 안고 있는 셈이죠. 과연 뒷문 단속에 대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긴 할까요?

 

5. 외야진의 정리는?

박기혁이 돌아오고 황재균이 3, 이대호가 1루로 자리를 옮기면, 롯데 외야진은 우익수로 고정된 가르시아를 제외하면 김주찬-손아섭-전준우의 3명이 남은 2자리를 다퉈야 합니다. 전준우를 장기적인 팀의 중심타자 겸 중견수로 키울 생각이라면, 김주찬과 손아섭 중 한 명을 트레이드하고 좋은 셋업맨을 얻어오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LG 트윈스를 향해 던지는 5가지 질문

 

1. 박종훈 감독의 팀 장악력은 이상이 없나?

시즌 초부터 계속해서 팀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에 불만을 갖고, 그걸 인터넷에 올리면 모두가 자신을 동정해줄 거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한 두 번도 아니고, 벌써 몇 차례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는 건 박종훈 감독의 팀 장악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휘어잡든, 아니면 친화적인 분위기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든, 둘 중 하나는 가능해야 한국에서 감독을 해먹을 수 있습니다.

 

2. 봉중근 말고 선발이 있긴 하나?

봉중근(96 3.14)을 제외한 LG의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성적은 13 30패 방어율 7.20입니다. 봉중근 말고 10명의 투수가 선발로 등판했었는데, 그 중 1경기에 등판한 강철민을 제외하면 나머지 9명은 모두 선발 등판시 방어율이 6점대를 넘어갑니다. 이 정도면 LG 선발은 아무나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과연 더마트레를 퇴출시키고 옥스프링을 영입하면 좀 나아질까요?

 

3. 조인성은 왜 계속 하위 타순에?

올 시즌 LG에서 거포라 불릴 자격이 있는 유일한 선수는 팀 내 홈런-타점 1위인 조인성(18홈런 78타점 .301)이죠. 헌데 그 조인성이 4번으로 출장한 적은 단 3, 5번으로도 15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6~8번의 하위타순이었죠. 박종훈 감독은 왜 조인성을 4번이나 5번에 고정하지 않는 것일까요? ‘5’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 박종훈 감독이 짜는 타순이 LG의 득점력을 갉아 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저 혼자는 아닐 겁니다.

 

4. 이대형을 계속 믿어도 될까?

6월 이후 이대형의 타율은 24푼대, 출루율과 장타율도 3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루성공율을 여전히 높지만, 많은 도루 시도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어쩌면 많은 도루 시도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대형의 타격 성적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으니까요. 차라리 도루 시도를 줄이더라도, 타격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꼭 도루를 해야만 도움이 되는 주루 플레이인 것은 아니니까요.

 

5. 트레이드의 효과는?

SK와의 트레이드로 LG가 손해를 봤다는 주장도 존재하지만, 사실 올 시즌이나 앞으로 LG가 구상하고 있는 큰 틀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던 선수들을 보내고 젊고 어린 선수들을 받아온 상황이죠. 어차피 써먹지 않을 거였다면, 이번과 같은 트레이드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윤상균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죠. 문제는 박준수인데, 그가 선발로 한 자리를 잡아준다면 박종훈 감독을 춤 추게 할 수 있을 겁니다.

 

 

KIA 타이거즈를 향해 던지는 5가지 질문

 

1. 조범현 감독의 선수기용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올 시즌 조범현 감독은 시즌 내내 팬들로부터 선수기용에 관한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김원섭을 계속해서 3번에 고정시키는가 하면, 투수 교체 타이밍이나 대타 기용에 관해서도 팬들의 불만이 매우 컸죠. 실제로 올 시즌 KIA의 대타 성공율은 12.8% 8개 구단 가운데 최악, 리그 평균(20.9%)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7위인 롯데(17.5%)와도 그 격차가 매우 크죠. 대타감이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조범현 감독의 계속되는 작전 미스일까요? 대타감이 없어서라면, 장성호는 대체 왜 2군에 박아뒀던 것일까요?

 

2. 채종범-신종길의 활약은 계속될까?

전반기 막판 팀에 합류한 채종범과 신종길은 놀라운 타격으로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채종범의 경우 빈약했던 KIA 타선에 파워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3번이 되건, 아니면 최희섭-김상현 뒤를 받칠 6번이 되건, 그의 역할에 따라 앞으로 KIA 타선의 힘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지난해 나지완의 역할을 계속해서 해줄 수 있다면, KIA 4강 진출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겠지요. 과연 그들의 활약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KIA가 만들어낼 반전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김상현이 아닌 채종범일 수도 있습니다.

 

3. 안치홍이 너무 무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졸 선수인 안치홍은 작년에 데뷔하자마자 123경기를 소화했고, 올해는 팀이 치른 91경기에 전부 출장했고, 그 중 90번은 선발 출장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강행군인 셈이죠. 그의 타율이 6월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안치홍은 모든 내야수들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그것은 고졸 2년차 선수에게 엄청난 체력적인 부담을 안겨줄 것이 뻔합니다. 조범현 감독은 이를 알고 있는 것일까요?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체 하는 건지, 지금 안치홍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4. 유동훈의 대안은 있나?

옆구리 투수는 마무리로서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정대현을 기용하는 방식을 보면 알 수가 있지요. 2년 연속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마무리는 정말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의 유동훈은 마무리로서 한계에 봉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셋업맨으로서는 여전히 위력적이겠지만, 마무리로 믿고 기용하기엔 지금까지의 전과가 너무나 화려하죠. 팀 동료인 손영민과 더불어 나란히 최다 블론세이브(6개씩)를 기록 중인 유동훈, 롯데 임경완은 처음부터 믿지 않는 도끼였지만, 유동훈은 믿는 도끼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용에 있어서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5. 윤석민의 복귀 시점은?

조범현 감독의 발언 때문에 윤석민이 시즌 아웃이라도 된 것 같지만, 사실 윤석민은 시즌 내 복귀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그 복귀 시점과 그에 따른 활용 방안이죠.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8월 말에 복귀시켜서 4강 다툼에 한 팔을 보태게 할 건지, 아니면 포스트시즌으로 그 시기를 맞출 것인지가 문제겠죠. 아무래도 시즌 막판까지 4강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윤석민의 복귀와 관련한 조범현 감독의 선택과 결단에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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