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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롯데의 3년 연속 PS 진출은 마운드에 달렸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0. 8. 4.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자이언츠 구단은 창단 이래 3년 연속에 가을잔치에 참가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지난해까지 총 8, 2년 연속도 지난 2년 간을 제외하면 1991~92시즌과 1999~2000시즌이 전부다.

 

2000년대 들어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와 4년 연속 꼴찌의 암흑기를 보냈던 것을 감안하면, 꾸준히 가을잔치에 도전하고 있는 로이스터 감독 시기의 현 자이언츠 호는 나름 '황금시대'를 보내고 있다고 할만하다.

 

로이스터 감독이 취임한 이후, 자이언츠 호에 주입한 확실한 색깔 하나는 바로 화끈한 공격야구다. 로이스터 호의 첫 시즌이었던 2008시즌에 93개였던 팀 홈런은 2009시즌의 121개를 거쳐 올해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133개로 전체 1위를 기록할 만큼 수직 상승했다.

 

팀타율도 2008시즌 .282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2009시즌엔 .277(4)로 다소 주춤했으나 올 시즌 다시 .2888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1점을 뽑는데 급급한 야구보다는 장타로 3~4점을 뽑아내는걸 선호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공격적인 메이저리그식 야구철학이 반영된 대목이다.

 

하지만 해마다 강해지는 타격에 반비례하여 투수진은 오히려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2008시즌 3.64 SK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했던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2009시즌 4.75(4)로 치솟았고, 올 시즌에는 5.09 6위까지 떨어졌다.

 

로이스터 감독은 마운드에서도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을 도입하여 선발투수의 이닝소화를 보장하고, 불펜의 역할분담을 분명히 했다. 손민한, 조정훈, 장원준, 송승준 등 재능 있는 선발투수들이 제 역할을 다해주며 자이언츠는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주축 투수들이 하나 둘씩 부상과 슬럼프에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자이언츠의 선발진은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롯데는 투수력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최대 강점인 선발 로테이션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사도스키, 송승준, 김수완, 이재곤, 하준호로 재편됐다.

 

이중에서 사실상의 고정선발은 사도스키와 송승준 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붙박이 선발 경험이 거의 없는 투수들이다. 특히 지금쯤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손민한과 조정훈의 장기 결장이 치명타다. 배짱 좋은 로이스터 감독도 풋내기 투수들을 데리고 5이닝을 믿고 끌어가기에는 여의치가 않다.

 

여기에 로이스터 감독도 끝내 극복하지 못한 자이언츠의 고질적인 고민은 불펜이다. 압도적인 타력의 힘으로 점수차를 벌인 경기에서는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지만, 1~2점차 박빙의 상황에서 믿고 내보낼 마무리가 확실하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선발투수가 5~6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져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계투진의 물량공세로 승부할 수밖에 없어서 안정적인 불펜 운용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4강을 노리는 팀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필승 계투조와 패전 처리조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나마 믿을만한 투수들도 팬들 사이에서 '불쇼 아티스트' '작가군'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다.

 

그나마 급할 때 가뭄의 단비처럼 숨통을 트여주는 젊은 투수들의 존재가 로이스터 감독에게는 큰 위안이다. 3일 잠실 두산전서 선발로 나선 이재곤은 9이닝 1실점 4피안타 1볼넷으로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두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상대가 자이언츠와 화력에서 호각을 다투는 강타선의 두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활약이다.

 

또한, 바로 일주일전이었던 KIA와의 시합에서 홈런 3방을 허용하며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7실점으로 난타당했던 패전의 충격을 극복하고 보여준 빛나는 호투라 더욱 의미가 깊다. 지금의 이재곤은 자이언츠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봉으로 떠올랐으며, 팀의 4강 진출을 가늠할 중요한 키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결국 우리 팀은 선발 투수들이 오래 던져줘야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진단한다. 불펜의 약점은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얼마나 효율적인 운용을 통하여 약점을 최소화하느냐에 달렸다는 내부적인 평가다.

 

로이스터의 공격야구가 진정한 가치를 평가를 받기 위하여 최소한의 기준은 바로 4강 진출이고, 역설적으로 그 마지막 키워드는 조정훈과 손민한, 그리고 고정 마무리가 없는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달렸다.

 

// 구사일생 이준목[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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