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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AG 야구대표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0. 9. 6.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할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24명의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진작부터 조범현 감독을 위시한 기술위원들 모두가최강의 대표팀을 꾸리겠다고 공언한 상태였죠. 그리고 그 공언은 현실로 지켜졌습니다. 현 시점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에 가장 합당한 선수들이 태극 마크를 달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0년 광저우 AG 야구대표팀 최종명단>

우완 : 윤석민(KIA), 송은범(SK), 안지만(삼성), 김명성(중앙대)
좌완 : 김광현(SK), 봉중근(LG), 류현진(한화), 양현종(KIA)
언더 : 정대현(SK), 고창성(두산)
포수 : 박경완(SK), 강민호(롯데)
내야 : 이대호(롯데), 김태균(지바롯데), 정근우(SK), 최정(SK), 조동찬(삼성), 손시헌(두산), 강정호(넥센)
외야 : 김현수(두산), 이종욱(두산), 이용규(KIA), 김강민(SK), 추신수(클리블랜드)

 

균형 잡힌 젊은 투수진

 

류현진-김광현-봉중근의 좌완 에이스 3인방은 실력으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대표팀의 선발투수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지요. 윤석민이 롯데전에서의 사구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지만, 좌완 3인방과 마찬가지로 오른손 투수들 중에서는 실력과 경험에 있어서 그를 따라갈 선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안지만은 올 시즌 우리나라 최고의 불펜요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셋업맨이든 마무리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해낼 수 있는 선수이지요. 송은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용찬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라면, 그를 대신할 선수로 송은범 만한 선수도 없지요. 선발과 구원으로 모두 기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송은범의 발탁은 탁월했다 봅니다.

 

정대현이야 두말 할 나위가 없는 최고의 투수이지요. 오랜 대표팀 경험과 최고의 실력을 겸비한 선수로서 이번 대표팀의 맏형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야구팬들은 아직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9회말 쿠바의 구리엘을 상대로 단 2개의 공을 던져 병살로 잡아내며 우리나라의 금메달을 확정 지은 그 정대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후반기 들어 지난해의 모습을 회복한 고창성 역시 대표팀에 승선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지요. 우리나라의 언더핸드 투수들은 국제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는 편입니다. 같은 팀의 정재훈이나 정현욱(삼성)도 좋은 카드지만, 병역혜택이 걸려 있으니 같은 값이면 어린 선수들을 뽑는 것이 확실한 동기부여의 효과가 있어 더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지만과 송은범도 같은 케이스죠.

 

김명성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1라운드 5번으로 지명된 선수입니다. 고교 때까지 내야수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대학 진학 후 투수로 전향해 2년 만에 최고 선수로 우뚝 선 선수지요. 우완 스리쿼터이며, 꽤나 좋은 공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에서의 조련 결과에 따라 150km 이상을 던지는 좋은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지요. 현재까진 아마추어 신분이며, 아시안게임에선 최소 1명 이상의 아마추어 선수를 대표로 선발해 온 전례에 따라 선발되었습니다.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봅니다.

 

유일하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양현종입니다. 중요한 건 올 시즌의 성적이 아니라 최근의 컨디션이라 봤을 때, 후반기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양현종의 발탁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류--봉의 좌완 3인방이 선발로 기용될 것이라면, 나머지 한 명의 좌완은 권혁(삼성)이 되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요. 이번에 선발된 24명의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입니다. 물론 조범현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게 되었으니, 그에 대한 보답이라 치면 이해는 되지요.

 

▶ 최고의 멤버로 꾸려진 내-외야진

 

김태균(1)과 이대호(지명타자)라는 우타 양대산맥의 대표팀 승선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니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박경완과 강민호의 선발도 이미 예상된 일이었죠. 박경완의 존재는 비교적 어린 투수들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줄 것이고,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조인성보다는 강민호가 계속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내야진을 선발하는 과정에 있어 이범호(소프트뱅크)를 제외하고 최정을 선택한 것은 정말 탁월한 결정이었습니다. 굳이 올 시즌 부진한 선수를 뽑을 이유가 없지요. 애당초 경험이란 요소를 제외하면 이범호가 국내에서 뛸 당시에도 최정보다 좋은 선수였다고 할 순 없으니까요.

 

정근우와 손시헌의 키스톤 콤비는 정말 기대가 됩니다. 대회 최고수준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강정호의 선발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던데, 어차피 손시헌이 주전이라면 수비가 좋은 나주환(SK)보다는 타격이 좋은 강정호를 선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강정호는 대타로서도 정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선수니까요.

 

그리고 내야 전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조동찬을 선발한 것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적어도 경쟁자랄 수 있는 이원석(두산)와 안치홍(KIA), 황재균(롯데)보다는 안정감과 경험에서 훨씬 우위에 있지요. 이들은 다음 대회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경험을 쌓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아쉽지만 박기혁(롯데)은 군대에 가야 할 것 같네요.

 

외야도 뻔한 선수들이 뻔하게 뽑혔더군요. 추신수(우익수)와 김현수(좌익수)의 선발은 이미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죠. 국내 최고의 중견수 수비를 자랑하는 김강민의 경우, 좋은 타격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뽑히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종욱과 이용규는 외야의 모든 포지션의 수비가 가능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비교적 풍부하고 대주자로서의 능력도 탁월하다는 점에서 이견의 여지가 없는 선발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탈락이 아쉬운 선수는 누구?

 

올 시즌 이대호와 더불어 최고의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홍성흔(롯데)의 탈락은 다소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명타자밖에 소화할 수 없는 그의 한계이기도 하지요. 홍성흔을 발탁한다는 것은 이대호가 필드에 들어가 수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니까요. 결국 제로섬이 될 뿐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홍성흔만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김태완(한화)의 탈락은 당연한 결과지요. 김태균과 이대호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이상,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최희섭이 예비 엔트리에도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대표팀 선발에 있어 두드러지는 특징은 올해 갑자기 반짝한 선수는 뽑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손승락(넥센), 차우찬, 김상수(이상 삼성)나 오지환(LG), 최진행(한화), 손아섭(롯데), 이성열, 양의지(이상 두산) 등이 선발에서 제외된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진정 필요했다면, 예비 엔트리에 추가등록을 해서라도 뽑았을 겁니다. 하지만 기술위원회는 최소한의 프로 경력을 갖춘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조동찬과 김강민의 경우도 오래 전부터 일정 수준의 경험을 쌓아온 선수들이지요.

 

이는 적어도 병역 혜택이 이번 대표팀 구성에서 최우선 순위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번 24명의 대표팀 선수들 중에도 10명의 병역 미필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송은범, 안지만, 양현종, 고창성, 최정, 조동찬, 강정호, 추신수, 김강민 그리고 김명성이 그 주인공들이죠. 같은 값이면 미필 선수로 뽑는 정도의 배려는 있었지만, 그것을 우선시 하여 대표팀의 근간을 뒤흔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것이지요.

 

소통이 가능한 코칭스태프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이번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입니다. 조범현 감독(50)이 일찌감치 사령탑으로 낙점된 가운데, 김시진 넥센 감독(52)과 삼성의 류중일 코치(47)가 코치로 대표팀에 함께 하게 됐습니다. 역대 대표팀 코칭스태프 가운데 가장 젊은 지도자들이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것이죠.

 

올 시즌 여러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지만, 적어도 대표팀의 선발 과정에서 보여준 조범현 감독의 모습에는 신뢰가 갑니다. 올 시즌의 불명예를 아시안게임에서 풀어주길 기대해 봐야죠.

 

투수 조련사김시진 감독이 코치로 합류한 것도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이번 투수진은 상당히 어린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죠. 김시진 감독이 그들을 잘 이끌어주리라 믿습니다. 류중일 코치는 이미 앞선 두 번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대표팀 코치로 활약하며 좋은 성적을 낸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다시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무엇보다 선수단의 맏형역할도 함께 해줄 수 있는 젊은 코치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세 지휘부의 평균 나이는 50이 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젊다고 하여 경험까지 부족한 것은 아니지요. 무엇보다 선수들이 존경하는 감독인 김시진과 선수들이 좋아하는 코치 류중일의 합류는 조범현 감독의 부족함을 충분히 채워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광저우 AG 야구 조편성 및 일정>

A : 일본, 중국, 태국, 파키스탄, 몽고
B : 한국, 대만, 홍콩, 필리핀, 스리랑카(예정)

 

예선 : 11 13~17(5일간)
준결승: 11 18
결승 : 11 19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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