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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수난의 조범현, AG에서 명예회복 가능할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0. 9. 8.

조범현 감독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V-10을 이끌며 지도자로서 최대의 황금기를 보냈고 올해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지휘봉까지 잡는 영예를 얻었다. 전 시즌 우승팀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KBO의 결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지도자에게 있어서 최대의 영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이들의 운명은 썩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굴욕을 겪었던 김재박 감독은 LG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끝내 재계약에 실패했다. 김인식 감독은 2009 WBC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국민감독'으로 추앙받았으나 정작 소속팀 한화는 그 해 꼴찌로 추락하며 감독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경문 두산 감독 정도만이 그나마 해피엔딩을 맞았을 뿐이다.

 

대표팀의 저주인지는 몰라도, 조범현 감독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이후 행보가 썩 순탄치 않았다. 올 시즌 그가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전년도 우승팀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5위로 내려앉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다.

 

시즌 중반에는 팀 창단이래 최초로 16연패라는 희대의 굴욕을 당하며 경질론에 휘말리기도 했으며 심지어 화난 팬들에게 둘러싸여 공개사과를 해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 시즌 우승으로 조갈량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조감독이지만 1년도 못되어 다시 팬들에게 조뱀으로 강등당하는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다.

 

팀 성적이 추락하면서 조범현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에 오르자, 불똥은 대표팀에게까지 튀었다. 일부 팬들은 조범현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자격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감독의 역량과 승부사적인 면모가 중요한 단기전에서 조범현 감독 체제로 과연 우승을 노릴 수 있겠냐는 우려였다. 특히 유독 올 시즌 KIA가 유독 투수교체타이밍이나 선수기용 면에서 논란을 자아내며 놓친 경기가 많았다는 점은 조범현 감독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한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KBO 측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김인식 감독은 지난해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소속팀 한화는 그 해 꼴찌에 그쳤다. 그렇다고 김인식 감독을 무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나? 올 시즌 KIA의 성적도 단지 조범현 감독만의 책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표팀은 소속팀과는 또 다르다.”라고 옹호했다.

 

이미 KIA 2010시즌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은 조범현 감독에게 있어서 명예회복의 무대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이나 WBC 못지않게 야구계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탓에 아시안게임은 당분간 성인대표팀이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인데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유일한 대회이기 도 하다.

 

한국야구는 최근 열린 국제대회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군림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금메달을 일궜고, 지난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당연히 금메달이 목표다.

 

대표팀은 류현진, 이대호 등 국내 최고 선수들에 추신수, 김태균 같은 해외파까지 합류시키며 WBC와 올림픽에 못지않은 최강전력을 이미 구축했다. 라이벌 일본이 프로 1진 선수들을 파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우승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대표팀 감독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사회인야구팀으로 구성된 일본과 대만에게까지 연패하며 동메달의 굴욕을 당한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과 대만은 역시 한국의 우승을 위협할 복병이다. 조범현 감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하여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구사일생 이준목[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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