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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너무나도 궁금한 MLB의 불가사의 - Part 2.

by 카이져 김홍석 2007. 6. 11.

지난번 Part-1 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도 역시 그동안 메이져리그를 보면서 느꼈던 궁금증들을 그냥 풀어보았다. 이번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너무 심각하게 생각지 말고 편하게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같이 고민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Q : 구단들의 적자 운영?

요즘은 구단과 선수 노조 사이의 대립이 좀 뜸한 편이지만 02시즌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메이져리그는 외줄 타기를 하는 듯한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악몽과도 같았던 94-95시즌의 파업이 7년 만에 다시 시작될 분위기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구단주들은 30개 팀 중 28개 팀이 적자라며 샐러리캡 도입을 주장했고, 선수 노조 측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 하지마라’ 라는 말로 일축했다. 결국 사치세를 도입하며 극적으로 타결되었지만, 정말 구단들이 저만한 적자를 보고 있는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나았던 것이 사실이다.

30개 팀 중 28개 팀이 적자라는 것은 구단주들의 입김이 들어간 발표이니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무시할 수도 없었던 당시였다. 실제로 커미셔너 버드 셀릭이 ‘미네소타 트윈스 해체’ 까지 입에 담기 시작하자, 선수 노조 측도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도 그럴까? 분명 2002년도 당시에는 메이져리그에 차가운 바람이 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구장에는 다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이후 3년 연속으로 관중 동원 신기록을 세웠다.(2006년의 경우 연간 관중 7,500만 이상-게임 평균 3만 명이 넘는다)

그에 따라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팀 전체 페이롤이 1억달러를 넘는 팀이 9994만달러의 컵스를 제외하고도 7개 팀이나 된다.(2002년 4개) 1000만불이 넘는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무려 67명, 500만불 이상이 175명, 백만장자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100만불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426명으로 전체 메이져리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직도 재정난에 허덕이는 몇몇 구단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수익성이 없다면 나타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물론 구단을 흑자로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구단주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적자를 보는 팀이 많은지는 의문이다.

모처럼 따스한 바람이 찾아들었던 2005시즌이 끝나고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메이져리그는 5개팀(양키스, 메츠, 레드삭스, 말린스, 에인절스)을 제외한 25개 팀이 흑자를 봤다.” 라는 보도를 하자마자 메지져리그 사무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 고 반박에 나섰다. 야구산업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적자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일까?(참고로 [포브스] 지는 구단과 선수 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2002년 당시에도 그 전년도인 2001년 메이져리그 구단은 20개 팀이 흑자를 봤고, 적자액을 감한 전체 액수로 봐도 7500만불의 흑자를 봤다고 주장해, 무려 28개 팀이 총액 2억 3천만불의 적자를 봤다고 주장한 사무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세무조사라도 하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 알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구단들이 흑자인지 적자인지는 궁금증으로 남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돈 없다고 꾸준히 주장하며 ‘머니볼’ 을 앞세운 오클랜드의 경우도 올시즌 1700만불 이상의 페이롤 증가가 있었을 만큼, 메이져리그는 유래 없는 호황기를 다시금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추세로 봤을 때, 구단주들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참고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연속으로 가을 잔치에 초대받은 양키스의 경우, 최근 10년간 ‘포스트 시즌에서의 순수익’ 만 해도 1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왜 구단주와 단장들이 포스트 시즌 진출에 목을 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Q : 스테로이드는 과연 얼마나 널리 퍼져있는 것일까?

얼마전 지암비의 스테로이드 복용을 시인한 발언과 최근 1년 내에 암페타민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검사 결과는 또 다시 빅리그에 상습적으로 퍼져있는 스테로이드 복용 문제를 들쑤시고 있다. ‘스테로이드의 대부’ 또는 ‘스테로이드 전도사’ 라고 불리는 호세 칸세코가 처음 그것을 접한 것은 20살 때인 1984년도라고 한다. 스테로이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 2004년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음지에서 약물이 나돌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미 확정적인 호세 칸세코, 라파엘 팔메이로와 제이슨 지암비 외에도, 배리 본즈, 새미 소사, 마크 맥과이어, 게리 셰필드, 로져 클레멘스, 후안 곤잘래스 등의 명예의 전당 후보들이 의심을 받고 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선수들이 스테로이드 복용의 의혹을 사고 있다. 올해 당장만 해도 마이너리그에서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이 드러나 출장 정지를 받은 선수만 해도 두 자리 수에 이른다.

사실 모두가 알고 있었으면서도 쉬쉬한 결과가 지금 이토록 큰 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커미셔너 버드 셀릭의 미온적인 태도와 선수 노조의 애매한 입장 표명도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2004년 12월 CNN의 Howard Kurtz의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1998년에 마크 맥과이어가 70개의 홈런으로 종전 기록을 경신한 것과, 3년 후 배리 본즈가 73개로 그 기록마저 갈아치운 사건은 대단한 뉴스거리였다. 어쩌면 당시 스포츠 기자들은 야구계의 축제에 간섭하여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NFL에 밀리고 NBA에까지 치이던 당시 메이져리그의 인기를 위해서 알고 있으면서도 눈감아줬다는 말이다. 아마도 이것이 가장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도대체 얼마나 넓게 퍼져있으며, 복용하고 있는 선수는 몇이나 될까? 누가 양심을 팔고 있는 지도 참으로 궁금하지만 이와 더불어 짐작만 할 뿐 명확하게 증명된 바가 없는 '야구에서의 스테로이드의 효과'도 참으로 궁금하다.


Q : 체중과 성적은 별개의 것인가?

올시즌 에이로드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오프시즌 기간 동안 약 15파운드(약6.8kg)를 감량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수비의 부담이 덜한 3루수로서의 입장을 자각한 그는 2005시즌 스프링캠프 때 상당한 벌크 업(간단히 말하자면 근육의 증가)의 과정을 거친 모습으로 나타났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치고 MVP까지 수상했지만,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한층 더 근육을 키워서 나타난 06시즌은 그 답지 않은 성적으로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파워보다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에이로드는 올해 예전의 유격수 시절과 비슷한 몸으로 다시 돌아와 홈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예는 그다지 낯설지도 않다.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도 10kg 이상을 감량한 작년에(그래도 120kg에 육박함) 타격 3관왕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몸무게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계약 조건에 포함시키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이를 실패해서 퇴출당한 선수들까지도 있었을 정도다. 김진우의 경우도 매년 감량하라며 구받을 받는 것도 모자라 벌금까지 내는 처지.

무리하게 근육을 늘려서 몸의 유연성을 잃어버리는 것 보다는 유연성을 유지하고 부드러운 스윙이나 투구가 부상도 적게 가져온다는 것은 흔히 알고 있는 야구 상식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메이져리그를 보다보면 엄청난 과체중의 선수들이 종종 등장한다. 물론 벌크 업을 시도한 결과겠지만, 그 모든 살들이 근육이라고 보기엔 보기 어려운 선수들이 제법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린스 필더(180cm-120kg, 키-몸무게 순, 이하 단위 생략),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 CC 사바시아(200-135), 작년도 홈런왕 라이언 하워드(192-120)를 비롯해 아담 던(198-125), 에릭 가니에(183-110), 바비 젠크스(190-128), 애런 하랑(200-123), 바톨로 콜론(180-113), 알만도 베니테즈(192-120), 조나단 브록스턴(190-130), 채드 빌링슬리(180-110), 밥 위크먼(185-110) 등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데뷔 시절인 2003년도만 해도 188cm의 키에 90kg이 겨우 넘는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던 플로리다의 강타자 미겔 카브레라는 그동안 키가 4센티 가량 자랐지만 체중은 무려 40파운드(약 18kg)이상이 늘어나 예전의 잘 빠진 몸매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예전 플로리다 3인방 자쉬 베켓과 AJ 버넷, 브래드 패니(120kg)의 경우도 3,4년 전에 비해 몸이 많이 불어난 상태.

우리가 딱 봐도 제법 몸이 굵어 보이는 배리 본즈와 로져 클레멘스의 신체 사이즈가 각각 188cm에 105kg, 192cm에 107kg 정도이고, 최희섭이 193센티에 115kg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들이 얼마나 장대한 체구를 자랑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운동선수인 이들이 일반인에 비해 근육양이 훨씬 많기에, 몸무게가 비교적 많이 나갈 수 있다지만, 일반적인 프로필 데이터는 키는 크게 부르고 체중은 적게 부르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을 생각 한다면 이들의 과체중은 다소 놀라운 면이 있다.(데이빗 오티즈의 프로필에 나와 있는 105kg라는 체중을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위에서 언급된 선수들 중 투수들의 경우 대부분 강속구를 자랑하는 선수들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과연 이러한 과체중의 선수들이 계속해서 좋은 기량을 뽐내며 부상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현역 최고령 투수 중 한명인 데이빗 웰스(190-120)를 보고 있자면 안심해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