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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최근 10년간 MLB 최고의 투수는 누구?

by 카이져 김홍석 2010. 10. 13.

21세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습니다. 상당수의 분들이 착각하고 있지만, 21세기는 2000년이 아니라 2001년부터 시작되죠. 주로 4~10월까지가 시즌인 야구의 경우는 벌써 10번의 정규시즌을 모두 마쳤습니다. 21세기의 첫 10년이 흐른 시점에서, 지난 10년 동안 메이저리그(MLB)를 빛낸 최고의 선수를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은 투수편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라는 뜻은 곧 세계 최고라는 말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죠. 선발 투수라면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많은 승리를 거두고, 또한 이닝소화능력이 탁월한 선수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마무리 투수라면 낮은 평균자책점과 방어율로 많은 세이브를 거둬 팀의 승리를 지켜낸 선수를 최고라 칭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지난 10년간 메이저리그의 투수 기록을 살펴보며, 최고의 투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시면, 유독 몇몇의 이름이 반복되어 언급된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본문은 편의를 위해 평소와 달리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 다승

1. C.C. 사바시아(157) / 2. 로이 할러데이(156) / 3. 로이 오스왈트(150) / 4. 마크 벌리(144) / 5. 데릭 로우(142) / 6. 앤디 페티트(140) / 7. 제이미 모이어(136) / 8. 배리 지토(135) / 9. 팀 허드슨(134) / 10. 요한 산타나(131)

 

현재 뉴욕 양키스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C.C. 사바시아는 2001년 데뷔와 더불어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기 시작했고, 그 후 10년 동안 MLB의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거뒀다. 2위는 올 시즌(21)을 포함해 3번이나 20승 고지에 오른 로이 할러데이, 3위는 현재 할러데이와 같은 팀(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고 있는 동명이인인 오스왈트다. 연평균 15승을 거둔 투수는 이들 3명이 전부, 20세기 마지막 10(1991~2000) 동안 최다승을 거둔 그렉 매덕스의 180승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타고투저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01년에 이미 만 38세였고, 47세가 된 올해까지 현역으로 뛰며 9승을 거둔 제이미 모이어(필라델피아)가 저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존경스럽기만 하다.

 

▲ 평균자책점(방어율)

1. 요한 산타나(2.94) / 2. 로이 할러데이(3.05) / 3. 로이 오스왈트(3.18) / 4. 펠릭스 에르난데스(3.20) / 5. 페드로 마르티네즈(3.23) / 6. 브렌든 웹(3.27) / 7. 크리스 카펜터(3.27) / 8. 로저 클레멘스(3.28) / 9. 존 스몰츠(3.28) / 10. 팀 허드슨(3.36)

 

평균자책점은 투수를 평가하는 제1의 척도라 할 수 있다.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 투수들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가장 방어율이 낮은 선수는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 최근 들어 그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치는 면이 있지만, 주로 아메리칸리그(AL)에서 활약했으면서도 저런 기록을 남긴 산타나의 전성기는 정말 대단했다. 2위는 올 시즌 전까지 MLB 최고의 격전 지구인 AL-동부에서 활약한 할러데이, 3위는 내셔널리그(NL)에서만 뛴 오스왈트다. 기준을 500이닝으로 내리면 산타나의 기록은 5위가 되고, 대신 ‘MLB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라 불리는 마리아노 리베라(1.97)의 이름을 제일 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들 사이에는 조 네이선(2.03), 빌리 와그너(2.13),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50) 등의 특급 마무리들이 위치한다.

 

▲ 탈삼진

1. 하비어 바즈케즈(1,926) / 2. 랜디 존슨(1,835) / 3. 요한 산타나(1,813) / 4. C.C. 사바시아(1,787) / 5. 로이 오스왈트(1,666) / 6. 로이 할러데이(1,575) / 7. 배리 지토(1,573) / 8. A.J. 버넷(1,528) / 9. 제이크 피비(1,459) / 10. 자쉬 베켓(1,446)

 

국내에서는 크게 유명하지 않지만, 하비어 바즈케즈는 지난 10년 동안 항상 꾸준하게 많은 경기-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 능력도 기대 이상으로 출중한 선수다. 작년을 끝으로 은퇴한 랜디 존슨은 전체 순위는 2위지만 유일하게 연평균 200개 이상을 기록, 명성에 어울리는 족적을 남겼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하면서도 좋은 피칭을 보여준 선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명 중 4(존슨, 산타나, 사바시아, 지토)이 좌완이다.

 

▲ 세이브

1. 마리아노 리베라(394) / 2. 트레버 호프만(330) / 3. 빌리 와그너(315) / 4. 프란시스코 코데로(290) / 5.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68) / 6. 제이슨 이스링하우센(251) / 7. 조 네이선(246) / 8. 브래드 릿지(222)

 

세이브 부문은 당연히 리베라가 연평균 40개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올랐다.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보유자인 트레버 호프만(통산 601세이브)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고, 3위인 빌리 와그너까지 연평균 30개 이상을 기록했다. 1점대 방어율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거둔 리베라, 이쯤 되면 21세기 첫 10년 간 누가 최고의 마무리였는지에 대해서는 답이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등판 경기수

1. 마리아노 리베라(646) / 2. 데이빗 웨더스(644) / 3. 카일 판스워드(640) / 4. J.C. 로메로(611) / 5. 프란시스코 코데로(609) / 6. 라트로이 호킨스(606) / 7. 빌리 와그너(601)

 

세이브 1위인 리베라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그 외에 리그 굴지의 셋업맨으로 활약한 3명의 투수가 2~4위에 올라 있다. 마무리보다는 셋업맨이 체력적인 부담을 더 크게 느낀다는 점에서, 저들 3명의 기록은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수백 명의 투수들이 활약하는 MLB에서도 600경기 이상을 등판한 선수는 와그너까지 총 7명에 불과하다.

 

▲ 선발 등판 경기수

1. 배리 지토(339) / 2. 리반 에르난데스(332) / 3. 마크 벌리(331) / 4. C.C. 사바시아(322) / 5. 하비어 바즈케즈(320) / 6. 제이미 모이어 & 존 갈랜드(308) / 8. 데릭 로우 & 로이 오스왈트(303)

 

2000년에 데뷔한 배리 지토는 2001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여 올해까지 큰 부상 없이 자신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하긴 하지만, 이렇게 건강하게 자신의 소임을 책임져주는 투수는 매우 드물다. 리반 에르난데스와 마크 벌리 등도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책임져준다는 점에서 팀 공헌도가 매우 높은 투수들이다. 특급 에이스들이 대부분 잔부상으로 고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바시아와 오스왈트의 평가는 좀 더 높아져야 한다. 선동열 감독보다 2개월 먼저 태어난 모이어는 여기에서도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닝

1. 마크 벌리(2222) / 2. 리반 에르난데스(2173) / 3. C.C. 사바시아(2127) / 4. 배리 지토(2105.2) / 5. 하비어 바즈케즈(2102.2) / 6. 로이 할러데이(2066.1) / 7. 로이 오스왈트(2015)

 

벌리는 지난 10년 동안 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200이닝 이상을 소화해준 MLB 유일의 투수다. 부진한 선수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벌리는 내구성과 꾸준한 실력을 동시에 갖춘 숨은 실력파라고 할 수 있다. 1~5위의 선수가 선발 등판 경기수 상위 5명과 이름이 겹치는 가운데, 할러데이(선발등판 287경기-14) 6위에 올라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발 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이 7이닝 이상인 선수는 10년 동안 할러데이(평균 7.18이닝)가 유일하다.

 

▲ 완투

1. 로이 할러데이(56) / 2. 리반 에르난데스(33) / 3. C.C. 사바시아(30) / 4. 마크 벌리(27) / 5. 마크 멀더(25) / 6. 랜디 존슨(24) / 7. 하비어 바즈케즈 외 3(21)

 

자신이 등판한 경기의 20% 가량을 완투로 장식하고 있는 할러데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닝이터. 올해까지 3년 연속 9완투를 기록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현존 최고의 완투형 선발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2위 에르난데스와 3위 사바시아만이 30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뿐, 4위인 벌리만 하더라도 할러데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 완봉승

1. 로이 할러데이(18) / 2. C.C. 사바시아(11) / 3. 크리스 카펜터 & 마크 멀더(10) / 4. 팀 허드슨 외 4(9)

 

완투경기가 많은 선수가 완봉승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 할러데이는 완봉승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최다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그 중 한 번은 올 시즌에 기록한 MLB 역사상 20번째 퍼펙트 게임이다.

 

▲ 피안타율

1. 케리 우드(.217) / 2. 요한 산타나(.223) / 3. 페드로 마르티네즈(.225) / 4. 제이슨 슈미트(.225) / 5. 멧 케인(.229) / 6. 제이크 피비(.231)

 

피안타율은 선수의 구위를 대변해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케리 우드가 이 부문에서 최저를 기록 중이며, 산타나와 마르티네즈 등 탈삼진 능력이 빼어난 선수들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기준을 1,000이닝에서 500이닝으로 낮추면 조 네이선(.182)을 비롯해 빌리 와그너(.187),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194), 마리아노 리베라(.207) 등 최고 마무리 투수들의 이름을 우드보다 먼저 확인할 수 있다.

 

W+H/ IP

1. 요한 산타나(1.087) / 2. 페드로 마르티네즈(1.088) / 3. 랜디 존슨(1.113) / 4. 커트 쉴링(1.121) / 5. 로이 할러데이(1.122) / 6. 존 스몰츠(1.151)

 

피안타율이 구위를 대변한다면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율)은 구위와 더불어 제구력까지 겸비했는지의 여부를 알려 준다. 산타나가 1위로 가장 안정된 투구 내용을 자랑했고, 2~4위 그리고 6위는 이미 은퇴한 선수들이다. 할러데이는 여기에서도 빠지지 않고 전설들 사이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지난 10년간 MLB 최고의 투수는 누구?

 

지금까지 정리해본 기록을 토대로 지난 10년 동안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최고의 투수를 선정한다면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우선은 그 후보가 될 만한 선수들을 먼저 살펴보죠.

 

로이 할러데이(156 72 2066.1이닝 56완투 18완봉 방어율 3.05)

C.C. 사바시아(157 88 2127이닝 30완투 11완봉 방어율 3.57)

로이 오스왈트(150 83 2015이닝 20완투 8완봉 방어율 3.18)

요한 산타나(131 66 1822.2이닝 13완투 8완봉 방어율 2.94)

 

유독 자주 등장했던 주인공들이죠. 평균자책점 1위인 산타나, 다승 1위인 사바시아, 전체적인 균형에서 뛰어난 두 명의 로이. 이들 중 한 명을 꼽으라면 여러분은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 저라면 망설임 없이 현존 최고의 완투형 선발투수인 로이 할러데이를 꼽을 것 같네요.

 

리그에서 가장 독보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준 할러데이는 방어율과 다승에서도 각각 2위를 기록했습니다. 선발 투수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죠. 게다가 저 10년 중 9년 동안은 MLB 최대 격전지구인 AL-동부지구 소속으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라는 막강한 팀들과 맞붙어 싸우며 만든 기록이라는 점에서 ‘+@’를 줄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발 투수는 로이 할러데이, 최고의 마무리는 마리아노 리베라.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다음에는 MLB 타자 쪽을 살펴볼 예정이며,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마찬가지로 투-타로 나눠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MLB.com]



[이어지는 글] 2010/10/17 - 지난 10년간 MLB 최고의 타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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