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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다음번 1억 불 투수는 C.C. 사바시아!!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4.

스토브 리그가 시작된 이후 3개월 내내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던 요한 산타나는 결국 투수로서 사상 최고액(6년 1억 3,750만 달러)를 약속 받고 뉴욕 메츠로 향했다. 현 야구계 최고의 투수답게 그에 걸 맞는 대우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요한 산타나가 지난 몇 년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것은 맞지만, 당장 지난해 아메리칸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피칭을 한 것은 산타나가 아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C.C. 사바시아였다는 점이다.


비록 포스트 시즌에서 보스턴의 에이스 자쉬 베켓에게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말았지만, 정규시즌에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쳤던 사바시아는 최고의 영예인 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사바시아가 포스트 시즌에 부진했던 것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상당히 많은 241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다.


그런 사바시아가 이번 2008시즌이 종료됨과 동시에 FA 자격을 획득할 예정이어서,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에 거센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보통 이 정도 레벨의 선수가 FA를 앞두고 있다면, 팀에서 미리 연장계약을 체결하거나 아니면 산타나처럼 지금 정도의 시점에서 유망주를 얻기 위한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의 클리블랜드처럼 장기계약을 보장해줄 만한 자금의 여력이 없으면서, 동시에 당장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경우는 떠날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클리블랜드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는 등의 큰 이변이 없는 한, 시즌 종료와 함께 사바시아는 FA 시장에 나올 것이며, 그렇게 되었을 경우 그 여파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그의 가치에 대한 기준은 이번 산타나의 계약이 될 것이 분명하다.


2001년에 등장하자마자 17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한 사바시아(80년생)는 지난해까지 딱 100승을 채웠고, 통산 100승을 달성한 38명의 현역 투수 가운데 유일한 80년대 이후 출생자다. 한 살 많은 산타나는 93승, 동갑인 베켓은 고작(?) 77승에 불과하다. 카를로스 잠브라노(81년생, 82승)만이 그와 비슷한 페이스로 승수를 쌓고 있을 뿐, 현재 나이 대비 경력에서 사바시아를 따라올 투수는 아무도 없다.


최근 FA 시장의 추세로 봤을 때, 연평균 2천만 달러 이상에 5년 이상의 기간이 보장될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즉 투수로서는 사상 5번째로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이 탄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1억 달러 이상의 연봉 계약을 맺은 선수들 중 케빈 브라운(7년 1억 500만)과 마이크 햄튼(8년 1억 2100만)은 완전한 실패였으며, 배리 지토(7년 1억 2600만)도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산타나의 경우는 이제부터 증명을 하면 되지만, 긍정적인 예상을 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메츠가 그러했듯이, 자금력만 따라준다면 당장 FA 시장에 나온 최고 투수에게 군침을 흘리지 않는 팀은 없을 것이다.


특히, 뉴욕 양키스의 경우 2008년을 끝으로 제이슨 지암비, 바비 어브레유, 앤디 페티트, 칼 파바노 등과 계약이 종료되면서 무려 8,000만 불의 팀 연봉을 절감하게 된다. 이 돈을 이용해 페티트의 뒤를 이을 좌완 에이스로서 사바시아를 영입해, 왕첸밍과 막강 원투펀치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양키스가 나선다면 당연히 보스턴도 함께 움직일 것이고, 산타나를 보유한 메츠 정도를 제외한 빅마켓 팀들은 모두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내구성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바시아가 올 시즌에도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 보여줬던 강한 모습을 과시한다면, 내년 이맘때쯤 팬들은 또 한 명의 억만장자의 탄생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바시아를 붙잡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가 있는 올해 당장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야만 하는 마크 샤피로 클리블랜드 단장의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가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