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은 대한민국과 대만의 일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준결승 제1경기에서는 ‘노장’ 박경완의 선제 2타점 중전 적시타와 양현종의 호투를 앞세운 한국이 중국을 7-1로 비교적 손쉽게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했다.
뒤이어 열린 대만과 일본의 준결승 제2경기는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대만이 일본을 4-3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조별 예선에서 이미 한 차례 대결을 펼쳤던 한국과 대만, 두 팀은 금메달을 목전에 두고 또 다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됐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대만에 6-1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선보인 바 있다. 좌완 에이스 양야오쉰을 뒤늦게 등판시킨 대만 예즈시엔 감독의 자충수와 ‘빅리거’ 추신수의 결승 홈런 두 방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였다.
그러나 조별 예선과 결승전이 주는 무게감은 분명 다르다. 특히, 대만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 기세를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이 대만의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하는 이유가 자명해진 셈이다.
■ 대만의 약점을 찾아라!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우리 대표팀은 대만에 비해 한 수 위의 실력을 자랑한다. 좌완 선발에서 우완 불펜으로 이어지는 마운드는 현재까지 치른 네 경기에서 단 두 점밖에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추신수-김태균-이대호로 이어지는, 이른바 ‘추태호 트리오’는 한-미-일 3국을 대표하는 타자들로 정평이 나 있다. 대만 역시 24명의 엔트리 중 13명이 해외파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의 선수들은 일본 2군 혹은 미국 마이너리그에 소속되어 있어 우리나라 대표팀이 주는 무게감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대만을 얕볼 수 없는 이유는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아픈 추억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은 LA 다저스 더블 A에서 활약하던 궈홍즈에 철저히 눌린 끝에 2-4로 패했던 경험이 있다. 대만은 이번에도 시카고 컵스 트리플 A에서 활약 중인 청홍원이 ‘제2의 궈홍즈’를 꿈꾸고 있다. 우완투수인 청홍원은 올해 더블 A와 트리플 A를 오가며 11승, 평균자책점 3.98을 마크했다. 예선전에서 우리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선보였던 좌완 양야오쉰도 언제든지 등판할 수 있다.
대만 타자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몸이 풀려가고 있는 점도 내심 걱정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대만 타자들은 류현진이 5회를 고비로 구위가 떨어지자 그를 향하여 연속 안타를 뽑아냈었다. 특히, 실투를 놓치지 않고 안타로 연결시킨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12타수 2안타로 침묵했던 대만의 클린업 트리오는 준결승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16타 5안타로 비교적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5번 타자 린즈성은 두 경기에서 모두 2안타씩을 기록하는 등 아주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결승전 선발로 내정된 류현진이 가장 주의를 요하는 타자다.
그러나 대만의 약점도 우리나라와의 조별 예선전과 준결승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야구가 잘 될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가 극명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대만 투수들은 어느 한 순간에 무너질 경우,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 타자들이 초반에 선취점을 낼 경우 의외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대표팀 타자들이 대만 투수들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많은 투구수를 유도해야 하는 이유다.
■ 승리 방정식을 푸는 해법은? ‘투-타 총력전’
결국 이러한 대만을 상대로 금메달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은 ‘총력전’에 있다. 류현진이 조별 예선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언제든지 다른 선수들이 등판할 수 있도록 투수조 전원이 불펜에서 몸을 풀어 두는 것이 좋다. SK 김성근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닝 당 한 명의 투수’를 등판시키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타선 역시 이름값이나 경험보다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로 라인업을 구성시킬 필요가 있다. 준결승전에서 선발 3루수로 출장한 강정호가 좋은 예다. 때에 따라서는 ‘추태호 트리오’로 구성된 3~5번 타순에도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준결승전에서 나왔던 ‘네 번의 병살타’는 결승전에서 절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결승전을 앞둔 우리 대표팀의 가장 큰 적은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만심’이다. 사실 대만은 전력상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대만을 꺾기에 앞서, 대표팀 선수들은 자기 자신과의 승부에서 먼저 승리해야만 한다.
조별예선의 결과를 빨리 잊어버리고, 대만을 처음 만난다는 마음가짐으로 결승전에 임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4년 전 아시안게임에서의 치욕을 씻고 금메달을 되찾을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인 셈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만과의 결승전을 승리로 이끌며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유진[사진=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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