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11년이 기대되는 유망주 타자 '베스트-10'

by 카이져 김홍석 2010. 12. 17.



프로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참 여러 가지가 있지만
, 그 중에서도 데뷔 때부터 주목하던 선수가 착실히 성장하여 그 기량을 만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그야말로 각별한 맛이 있다. 바라던 대로 성장할 지, 아니면 그대로 사라질 지 확신할 수 없던 선수가 어느덧 스타급 플레이어로 성장하여 응원하는 팀의 기둥이 되었을 때의 그 기쁨과 희열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메이저리그 만큼 저변이 넓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신인이 갑자기 등장하여 리그를 휩쓰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가 됐다. 그것은 류현진 같은 괴물에게나 가능한 일이며, 1군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최소 2~3년 간의 담금질이 필요하다.

 

여기에 그 담금질을 마치고 슈퍼스타로 비상하려는 선수들이 있다. 2010시즌 동안 나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만 24세 이하(86년 이후 출생자)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2011년이 기대되는 유망주 타자 10명을 선정해봤다.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또 하나의 커다란 재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10. 김상수(20, 삼성)

김성근 SK 감독은 김상수를 두고 지금 당장 일본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이종범이나 박진만 같은 한국 프로야구를 빛낸 전설적인 유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만큼 김상수가 가진 재능은 특별하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초반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고, 이후 착실히 성장하며 이젠 삼성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내야자원으로 성장했다. 아직 타격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많지만, 이미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있어서는 정상급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게다가 당장 내년에 3할을 친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타격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는 선수다. 김상수가 3할을 기록한다면, 이대형의 도루왕 타이틀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9. 손아섭(22, 롯데)

2008년에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줬던 손아섭은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거쳐, 올 시즌 멋지게 부활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잘 소화한 그는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문제가 많았던 좌익수 수비도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부산고 재학시절부터 천재타자라고 불리기도 했던 선수이니 만큼 타격에 대한 재능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BQ, 쉽게 말해 야구 IQ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인데, 이것은 경험이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간간히 나오는 어이 없는 주루플레이와 수비에서의 약점만 사라지면, 손아섭은 매년 3할은 기본으로 쳐줄 수 있는 훌륭한 중장거리 타자로 롯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을 것이다.

 

8. 오정복(24, 삼성)

플레이오프를 앞둔 시점에서 발목을 다쳐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한 오정복, 한국시리즈 내내 이 선수의 부재가 너무나 아쉬웠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했기에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그만큼 기본기가 충실하다. 무엇보다 뛰어난 야구 센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오정복의 특별한 장점이다. 정확도와 파워를 동시에 겸비했으며,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매력 있는 단신 중장거리 타자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스타일이다. 타자로서의 기대치는 손아섭과 차이가 별 없으나, 수비와 BQ가 뛰어나기에 그보다 한 차원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다. 외야 3개 포지션의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도 오정복의 장점, 내년에는 3할에 근접한 타율과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7. 양의지(23, 두산)

진흥고를 졸업하고 2006년에 입단한 양의지는 4년이란 시간 동안 절치부심하여 마침내 올 시즌 그 기량을 드러냈다. 중고신인으로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여 신인왕을 수상했으며, 무엇보다 그가 포수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아직까지는 도루저지율(24.8%-6)이 낮고 블로킹도 안정적인 편은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만 23세의 포수가 한 팀의 주전 포수로 제대로 정착한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것도 이 정도의 타격능력까지 동시에 보여준 선수는 아예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격에서의 성장도 기대되지만, 그보다는 포수 본연의 역할을 갈고 닦을 수만 있다면, 강민호가 차지하고 있는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의 자리를 빼앗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6. 안치홍(20, KIA)

데뷔 2년 만에 아기 호랑이의 이미지를 확실히 한 안치홍을 두고 팬들은 그가 앞으로 차세대 국가대표 주전 2루수로 성장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고졸신인으로 2루수라는 쉽지 않은 포지션을 차지하더니, 14홈런까지 곁들이며 KIA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올해는 홈런수가 줄어들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대신 3할에 근접한 타율(.291)을 기록하여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크지 않은 체구지만 3할과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파이팅 넘치는 2루수, 안치홍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팀은 다르지만 2루수 부문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보유자인 박정태 현 롯데 2군 감독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수비에나 타격에서나 아직은 좀 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지만, 그는 아직 20살에 불과하다. 2~3년 내로 정근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2루수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해도 좋겠다.

 

5. 전준우(24, 롯데)

당장 2011년에 이 선수가 30개의 홈런을 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올 시즌 전준우가 보여준 타격에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184cm/95kg의 탄탄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석에서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 19홈런과 5할대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주전 자리를 굳힌 후반기에는 11개의 홈런으로 이대호(16)-김상현(13)에 이은 3위를 기록, 롯데의 차세대 거포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롯데가 가르시아를 포기할 수 있었던 것도 전준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며, 외야에서 보여준 수비도 수준급이었다. 내년에는 3루수로의 변신(혹은 회귀)을 꾀하고 있으며, 이것이 성공한다면 롯데의 고질병인 수비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내년 시즌 롯데의 우승은 전준우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최정(23, SK)

1987년생으로 올해 만 23세인 최정이지만 빠른 87’인 그는 이미 올해로 프로 6년차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지난 6년 동안 착실하게 성장해, 올 시즌은 정말 좋은 성적(타율 3, 20홈런 80타점)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대호라는 괴물만 없었다면, 3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기록이다. 데뷔 당시부터 소년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것에 비해 파워 면에서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대신 최근 3년간 2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을 만큼 정확도에 있어 눈부실 정도의 성장을 보였고, 올해는 3할 타율과 20홈런을 동시에 기록하며 완성형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문제까지 해결한 최정의 앞날은 그야말로 장미빛이다. 언젠간 3-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MVP급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 기대되는 선수다.

 

3. 강정호(23, 넥센)

사실 올 시즌 강정호의 성적(12홈런 58타점 .301)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는 그보다는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 하지만 올해의 넥센에는 브롬바와 이택근이 없었고, 시즌 중에는 클락마저 빠졌으니 어쩔 수 없다 치자. 강정호는 정말 드물게 3할 타율과 20홈런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유격수다. 팬들 역시 홍세완 이후 유격수 100타점이 탄생한다면 그 주인공은 강정호일 것이라 입을 모은다. 아시안게임에서는 3루수로 맹활약하며 군문제를 해결했다. 덕분에 트레이드 시장에서의 가치는 하늘을 찌르고, 그의 거취는 이번 겨울 내내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강정호 개인으로 보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나을 수도 있으나, 어디에 있든 그의 가치는 유난히 빛날 것이 틀림없다. 내년에는 팀의 중심타자로서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둬야함은 물론, 올 시즌 보여주었던 수비에서의 불안함도 말끔히 해소해야만 할 것이다.

 

2. 오지환(20, LG)

사실 상위권을 차지한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 선수다. 그럼에도 오지환을 2위에 올려 놓은 것은 올 시즌 그의 플레이 속에 드러난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은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렇게 많은 실책(27-1)을 범했음에도, 간혹 보여주는 신들린듯한 수비는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동갑내기 내야수 3인방 중 비교적 단신인 김상수(175cm)나 안치홍(178cm)에 비해 오지환은 186cm의 장신이며, 그 체격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면 타격에서의 결과(올해 13홈런 61타점)는 다른 둘을 압도할 것이 분명하다. 타격이나 수비는 가다듬을 수 있지만, 신체적 조건은 타고나야 한다. 이것이 오지환을 2위에 올려 놓은 이유이며, 그가 향후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이유다.

 

1. 김현수(22, 두산)

우리는 이 선수가 호돌이와 동갑인 88년생 22살짜리 애송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리스트의 최상위는 무조건 김현수의 차지일 수밖에 없다. 20살이던 2008년에 .357의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하더니, “더 많은 홈런을 치겠다고 공언한 작년에는 타율을 유지하며 그대로 23개의 홈런을 기록, 수많은 야구관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올해 24홈런 89타점, 타율 .317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도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현수. 그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여 연봉 협상도 대충 해버리고 절치부심하며 내년을 준비하는 그 모습에는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대체 이 괴물은 어디까지 성장해야 만족할 수 있을까? 그는 이미 한국 프로야구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로그인도 필요 없는 추천 한 방(아래 손 모양), 아끼지 말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