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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에릭 베다드는 결국 시애틀로...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10.

볼티모어의 에이스 에릭 베다드가 결국은 시애틀로 갔군요.


이제 우리는 빌 바바시 시애틀 GM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도 안되는 선수 영입과 투자를 한다는 이유로 팬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던 바바시가 점점 시애틀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음이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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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시가 시애틀 단장을 맡고 난 후 팀의 승률 변화입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였던 2004년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승률이 상승하고 있죠. 오버페이라고 욕먹었던 선수들은 나름대로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습니다. 100%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낫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어쨌든 이 트레이드로 인해 시애틀은 킹 펠릭스-베다드로 이어지는 막강 원투펀치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두 선수의 건강에만 이상이 없다면 제 생각으로는 현재 아메리칸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투수진이 아닌가 싶네요. 나머지 선발 요원들도 넘쳐날 지경이니까요. 브랜든 머로우가 다시금 불펜으로 내려갈 상황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베다드가 조금은 과대평가된 에이스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1979년생인 그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200이닝을 던져본 적이 없죠. 규정 이닝을 넘긴 것도 두 번에 불과합니다. 2006년에는 33경기를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200이닝을 채우지 못해 전형적인 6이닝 피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볼넷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한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 많은 공을 필요로 하는 편이죠.


레오 마조니 투수코치 하에서 한층 성장한 것은 확실하지만, 마조니가 없는 시애틀에서도 그 위력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물론 아메리칸 리그에서 가장 투수에게 친화적인 세이프코 필드에서 던지게 된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요.


가장 큰 불안은 역시나 건강이겠네요. 지난 4년 동안 부상 없이 풀타임을 건강하게 소화한 건 2006년 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항상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했죠. 덕분에 작년에는 자신의 것이 확실했던 탈삼진 타이틀을 놓치기도 했구요.


건강하기만 하다면 산타나가 내셔널 리그로 떠난 상황에서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 중 한명입니다. 또 한 번 진화한 시애틀은 거의 독보적으로 보였던 LA 에인절스를 향해 한 발 더 다가섰고, 베다드가 빠진 볼티모어는 확실한 리그 꼴지 후보가 되었네요.


이로써 조금은 시시해질 것 같았던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도 흥미진진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베다드가 가세했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균형으로 봤을 때 에인절스가 여전히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으니까요. 켈빔 에스코바의 부상 소식도 들리고 있고 말이죠.


펠릭스-베다드의 원투펀치가 순항하는 가운데, 섹슨과 벨트레가 동시에 폭발하기만 한다면 시애틀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시애틀 팬들 사이에서 엄청나게 욕먹고 있는 섹슨-벨트레 콤비가 30홈런 100타점 시즌만 무난하게 보내줘도 꽤나 무서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