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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NC소프트의 1군 진입, 빠를수록 좋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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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단 체제로 20년 이상을 지내왔던 한국 프로야구가 마침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KBO 이사회는 마침내 NC소프트에게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한 9구단 창단의 우선권을 주었다. 최종 절차는 남아 있지만, 이로써 사실상 9구단 창단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NC소프트는 최상의 상황과 조건 속에서 프로야구에 뛰어들게 되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창원이라는 잘 닦인 텃밭을 거저로 얻었고, 이 일이 전 야구팬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턱에 창단도 하기 전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만하면 신생구단을 창단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롯데가 계속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그들의 불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그 불만을 덮을 필요가 있다. 9구단 창단에 이은 10구단의 창단, 그리고 양대 리그의 시행은 곧 프로야구계 전체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것은 언젠가 롯데를 비롯한 기존의 8개 구단에게도 커다란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창단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해결해야 할 커다란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그 중 가장 시급하고도 심각한 문제는 바로 선수를 어떻게 수급하느냐이다. 구단의 입장에서도, 선수의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나머지 구단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KBO와 NC소프트 측의 발 빠른 준비가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당장의 선수수급 대책은?

 

현재 KBO는 신생구단을 위한 여러 가지 혜택을 고려하고 있다. 현 야구규약에서는 신생구단 창단시 선수수급에 관한 혜택을 크게 3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창단 후 2년간 신인선수 1,2순위에 대한 우선 지명권을 부여하고, 각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을 양도받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2년 동안은 외국인 선수도 기존보다 1명 많은 3(출전 2)을 보유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현재 1군 엔트리는 26명이며, 1군과 2군을 모두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서는 최소 50명 이상의 선수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KBO는 기존의 지원 규정 외에 별도로 특별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것은 3월에 회의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금 당장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팀당 1명이 아닌 2명의 선수를 신생구단으로 보내고, 1군 진입 직전 시즌 1~4위 팀의 추가 지원이 1명씩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최우선 지명권 2명 외에 3라운드 이후의 우선 지명권 10장을 주며, 외국인 선수를 4명 보유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NC소프트의 1군 진입은 2014~15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 올 시즌 중 창단 절차를 마무리한 후 내년부터 2군 리그에 합류하여 적응기간을 거친 후 1군 무대에 뛰어들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기존의 지원 계획과 새로운 지원 방안들이 시행되면 1군에 합류하게 되었을 때, 선수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역대 최강의 신생팀이 될 확률이 크다.

 

신생구단 선수수급,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구단의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난감한 문제들이 그 앞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직장이 늘어나 고용의 기회가 확대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 잡음이 일기 마련이다.

 

7구단이었던 빙그레는 1985년에 창단이 결정됐고, 그 해 곧바로 2군 리그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86년부터 1군 무대에 뛰어들었다. ‘8구단쌍방울 역시 마찬가지. 1990 3월에 창단이 결정되었는데도 곧바로 2군 리그에 합류했고, 이듬해인 91년부터 1군 리그에 진입했다.

 

하지만 9구단’ NC소프트는 최소 2~3년의 시간을 두고 1군에 진입할 예정이다. 따라서 앞선 두 신생구단이 겪지 않아도 될 문제를 제9구단은 안고 있다. 바로 신생구단으로 수급된 선수들이 그 2~3년 간은 1군에서 뛰지 못하고 2군에서 뛰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정확한 선수수급의 시기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기존 8개 구단으로부터 지원될 선수는 기본적으로 ‘1군급선수들이다. 각 팀의 확고부동한 주전 멤버는 아니더라도, 기존 팀에 남아 있다면 1군 멤버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춘 선수들이란 뜻이다. 헌데 그들이 신생구단으로 팀을 옮긴다면, 2년 이상은 1군에서 뛸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신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올해 8월의 신인 드래프트부터 NC소프트가 참여한다 치면, 적어도 앞으로 2년간 뽑힐 선수들은 각각 1~2년 동안 1군에서의 출장 기회를 잡을 수 없다. 그 중에는 최우선적으로 뽑힐 전체 1,2순위 선수들도 4명이나 포함된다. 이들 4명의 신인이 각 구단으로부터 지원받는 선수들의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2군에서 보내야 할 1~2년의 시간은 너무나 아깝다. 이 가운데 ‘제2의 류현진’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전부는 1군에서의 경력을 채우지 못해 FA가 되기 위한 요건에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들에게만 특혜를 적용하여 신생구단의 창단과정에서 2군에서 뛴 선수들에게는 FA 자격요건을 완화해주기도 뭣하다. 그건 다른 팀 2군 선수들과의 형평성을 크게 훼손하게 되어 또 다른 반발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NC 1군 진입,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신생구단을 2군에서 2시즌 정도를 소화하게 하여 프로야구 전반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후 1군 리그에 진입하게 만들겠다는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그다지 가벼운 일만은 아니다. 따라서 NC 1군 진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그리고 그 일정은 모두 미리 계획된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당장 신생구단에게 필요한 것은 전력 강화가 아니라적응임을 잊어선 안 된다. NC소프트 측도 1군 리그에 합류한 이후 최소 3년 간은 바닥을 길 각오를 하고 있는 것이 좋다. 창단 당시부터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여 포스트시즌을 노리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따라서 얼마나 좋은 선수를 수급해줄 것인가가 아닌 얼마나 매끄러운 과정으로 수를 채워줄 것인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앞서 단 1시즌이라도 9구단 체제로 운영할 것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홀수 팀으로 리그를 운영한다는 것은 여러 문제를 야기시킬 우려가 있다. 3연전 방식으로 치러지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구단 수가 홀수가 된다는 것은 전체 경기수는 거의 변하지 않는데, 팀당 경기수는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KBO는 원래 2012년부터는 팀당 140경기, 전체 560경기로 경기수를 늘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생구단이 창단하게 되어 리그에 합류하면 오히려 팀당 경기수가 줄어들게 된다. 휴식일(월요일)을 없애고 최대한 빡빡하게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3연전이라는 프로야구 기존의 공식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9구단과 10구단을 동시에 창단해 짝수를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프로야구가 지향해야 할 양대 리그제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장 KBO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신생구단을 위한 선수수급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10구단의 창단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 당장 NC소프트 측에 기존 구단의 선수를 떼어 주고,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게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들은 내년부터 2군 리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면 올 시즌이 끝난 후 각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지원받아 2군 경기를 소화하면 된다. 올 시즌 중에 또 다른 검토 과정을 거쳐서 제10구단 창단을 확정 지은 후, 두 구단에게 같은 과정을 밟아 동시에 창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두 구단의 1군 진입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2012년에 곧바로 2군 리그에 뛰어든 후, 2013년부터 바로 1군에 진입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인다.

 

어차피 2군 리그를 경험한다고 해서 신생 구단의 실무진들이 프로야구에 확실히 적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1군은 2군과 또 다른 부분이 분명 존재하고, 1군에 뛰어들면 또 다시 적응을 위한 시행착오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럴 바엔 1군 진입 시기를 최대한 당겨서 뒤따를 여러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9구단의 창단이 본격화되었다는 것은 곧 한국 프로야구가 20년 만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는 뜻과 같다. 이것이 제10구단의 창단, 그리고 양대 리그제도의 도입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또 한 번의 커다란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별 탈 없이, 큰 문제 없이 창단 과정이 잘 마무리 되어 정체되어 있었던 프로야구계에 새로운 바람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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