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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프로야구 억대 연봉자, 왜 줄었을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1. 2. 11.



한국야구위원회
(KBO) 2011년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소속선수를 공시했다. 그리고 이때 함께 발표되는 것이 선수들의 연봉이다. 프로야구 역시 머니 게임이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연봉은 팬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된다.

 

신인(63)과 외국인 선수(16)을 제외한 2년차 이상의 국내 선수들의 올 시즌 평균 연봉은 8,704만원으로 지난해 8,687만원에 비해 고작 0.2%만 상승했다. 지난해의 3.2%나 재작년의 6.0%에 비하면 인상폭이 너무나 적은 편이다. 지난해 프로야구가 역대 최고의 흥행가도를 달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개인별로 살펴보면 두산의 자존심 김동주가 7억원으로 3년 연속 연봉킹의 자리를 지켰고, 연봉조정신청에서 패한 롯데 이대호가 63천만원으로 2, 같은 팀의 손민한이 6억원으로 3위다. 4억원 이상의 특급 대우를 받는 선수는 모두 15, 앞의 숫자를 포함한 2억원 이상 받는 선수는 총 49명이다.

 

각각의 포지션별로 연봉 상위 3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투수 손민한(6), 배영수, 김선우(이상 4)

포수 박경완, 조인성(이상 5), 진갑용(35)

1루수 최희섭(4), 이택근(27), 박정권, 장성호(이상 2)

2루수 정근우(31), 조성환(18), 신명철(16)

3루수 이대호(63), 이범호(4), 정성훈(35)

유격수 박진만(25), 손시헌(2), 강정호(16)

외야수 이진영(55), 박재홍, 이병규(이상 4)

지명타자 김동주(7), 이호준(5), 홍성흔(4)

 

구단별로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SK 11,402만원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1억원을 넘겼다. 인상률은 오히려 -0.2%를 기록했지만, 작년에 비해 소속선수 3명이 늘어났음에도 이런 결과라는 것은 기존 선수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는 뜻이 된다.

 

반면 삼성은 작년에 비해 양준혁(2010시즌 연봉 45천만원)이 은퇴한 만큼 소속선수 1명이 줄고 그만큼의 연봉 총액이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지난 시즌 2위에 올랐음에도 이번 연봉 협상에 있어 얼마나 인색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한화는 평균연봉이 상승했음에도 SK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최저연봉을 기록했고, LG는 거품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총액 기준으론 SK 다음으로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인상률을 보면 오히려 3위인 두산과 4위 롯데가 각각 12.3% 7.1%의 연봉인상률로 이 부문 1,2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롯데는 작년에도 17.4%의 인상률을 기록, 당시 챔피언이었던 KIA(15.2%)보다도 높은 기록으로 8개 구단 가운데 1위였다. 늘 과정이 순탄치 않아 지탄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정말 이 팀이 짠돌이인가에 대해선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팬들의 관심을 끈 것은 110명에서 100명으로 줄어든 ‘억대 연봉자 감소라는 결과였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리그에 1~2명 있을까 말까 했던 억대 연봉자는 1996년에 7명으로 늘어난 이후 15년 동안 어지간하면 줄지 않고 꾸준히 증가해왔었다. 지난 2005년에 딱 한 번 82명에서 77명으로 5명 감소한 적이 있긴 하지만, 10명이나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는 누락되어 있다가 이번에 새로이 억대 연봉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모두 14. 그 중 이범호(KIA, 4억원)와 이혜천(두산, 35천만원)은 일본에서 복귀한 선수들이다. 삼성 안지만과 SK 조동화는 지난해 삭감되었던 연봉이 올해 다시 오르면서 2년 만에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고, 삼성 조동찬은 3년 만에, LG 이상열은 무려 7년 만에 자신의 예전 연봉 수준을 회복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생애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게 된 선수는 모두 8명이며, 손승락, 강귀태(넥센), 차우찬(삼성), 오지환, 이병규(LG), 최진행(한화), 안치홍(KIA), 고효준(SK)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모두들 지난해 활약상으로 봤을 때 억대 연봉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작년까지 억대 연봉자 대열에 있다가 올해로 이름이 사라진 선수는 무려 24명에 이른다. 그 선수들을 각각의 이유들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은퇴(9) – 김재현(5), 양준혁(45), 구대성(2), 최원호(13), 이영우(13), 김종국(12), 최기문(1), 김정민(1), 이도형(1)

입대(5) – 나주환(17), 채병용(16), 조정훈(12,500), 박기혁(12), 김태완(1)

삭감(9) – 박명환(5->5), 고영민(13,500->9,400), 이대진(11,000->8,300), 임재철(11,000->9,200), 이원석(1500->9,400), 현재윤(1250->9), 나지완(1->9), 김상현(두산, 1->7), 정재복(1->3,800)

방출(1) – 류택현(13)

 

지난해 프로야구가 큰 흥행을 거뒀음에도 전체 평균 연봉이 크게 오르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초고액 연봉자였던 김재현과 양준혁을 비롯해 억대 연봉자가 9명이나 동시에 은퇴하는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한화에서 방출된 류택현도 사실상의 은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억대 연봉자가 5명이나 입대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채병용의 경우는 입대 시기가 미묘해서 작년에 소속선수 명단에 일단 포함되어 있었다.)

 

아쉽게도 지난해 활약이 미미하여 연봉이 삭감되는 바람에 억대 연봉자 대열에서 탈락한 선수들도 9명이나 된다. 특히 LG가 새로이 도입한 신연봉제도의 칼바람을 제대로 맞은 박명환과 정재복이 눈에 띈다. 박명환은 삭감액(45)과 삭감률(90%)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물론 지난 4년 동안 그가 보여준 결과를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충격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연봉이 삭감된 선수들보다는 인상되어 새로이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선수들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올 시즌 억대 연봉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삭감된 선수들의 숫자 보다는 은퇴나 입대한 선수들이 많았던 탓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김재현과 양준혁의 은퇴, 그리고 박명환의 기록적인 삭감이 바로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의 연봉 상승률을 억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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