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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보상선수 안영명, 모두가 만족할 좋은 선택!

by 카이져 김홍석 2011. 2. 15.



KIA
타이거즈에서 FA로 이범호를 영입한 것에 대한 보상선수로 안영명이 선택됐다. 이로써 안영명은 장성호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KAI로 이적한지 8개월 만에 고향 팀이자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로 돌아가게 됐다. KIA가 안영명을 보상선수로 한화에 보낸 것은 어느 정도의 타격이 있는 것일까? , 한화는 안영명을 얻음으로써 얼마만큼의 팀전력 상승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KIA, 안영명 공백 걱정 없다

 

안영명은 6 8일 두산 전에 구원등판하여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1군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단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1승을 거두는 행운의 피칭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러한 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영명은 KIA에서 34경기를 구원으로 나와 3 3홀드 3세이브를 거뒀지만, 승리조 셋업으로는 낙제점인 7번의 패배와 3번의 블론세이브, 그리고 5.75의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IA에서 40이닝 동안 56개의 탈삼진을 잡는 등 뛰어난 스터프를 자랑했지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피안타율(.277)과 피장타율(.409)이 높았던 것이 안영명의 가장 큰 문제였다. 특히 강한 직구를 뒷받침해줄 변화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탓에 직구 하나만으로는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게다가 KIA는 안영명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빠른 직구를 가진 우완 정통파)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곽정철(47경기 ERA 5.59)과 김희걸(57경기 ERA 5.26)은 지난 시즌 안영명과 흡사한 기록을 보여줬고, 패전처리로만 나온 탓에 승부처에서의 검증이 필요하지만 박성호(23경기 ERA 3.81)나 조태수(31경기 ERA 3.95) 같은 우완투수들도 구원진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ERA=평균자책점)

 

여기에 2006 KIA 4강에 공헌한 이상화도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고 있고, 2011시즌이 끝나면 작년 상무 소속으로 좋은 성적(15 4 ERA 2.90)을 보여준 임준혁과 2008시즌 노히트노런을 할 뻔했던 이범석까지 복귀한다. 안영명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원투수지만, KIA 내에 비슷한 유형의 자원이 많다는 점에서 안영명의 공백은 비교적 쉽게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2007년에 일류 셋업맨의 모습(61경기 15홀드 ERA 3.06)을 보여준 것을 마지막으로 최근 3시즌 동안 안영명이 기록한 평균자책은 5.31-5.18-6.75로 좋지 못했다. 또한, 84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올해 28세인 안영명은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올 시즌 종료 후 입대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팀 내에 대체자원이 충분하다는 것, 그리고 군문제가 남아 있다는 등의 사정이 KIA가 안영명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가 됐다.

 

▲ 한화, 보상선수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

 

KIA에서는 중복자원일지 모르지만, 현재 투타에 걸쳐 선수가 부족한 한화의 입장에서는 KIA에서 내민 보상선수 대상자 중 가장 좋은 선수를 뽑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즉시 전력감이 아닌 선수는 한화에서도 똑같이 경쟁할 것 같으면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다.”라며 유망주보다는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가장 뛰어난 선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선수가 바로 안영명이다.

 

비록 최근 3시즌 동안 성적이 곤두박질하고 있지만, 안영명은 아직 젊은 선수다. 2007년에는 윤길현, 임태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완 셋업맨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여기에 낯선 광주를 떠나 자신이 7년 이상 몸담은 팀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안영명에게는 호재다. 신종길이 고향 팀으로 와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었듯, 안영명도 짧은 유랑이 자신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영명의 복귀로 한화의 불펜진도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한화는 지난해 대활약을 한 박정진을 필두로 양훈, 윤규진 같은 구위가 뛰어나고 젊은 투수들이 포진돼 있다. 여차하면 안영명은 선발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2009시즌엔 비록 최다피홈런 리그 신기록을 작성하긴 했지만, 피하지 않는 씩씩한 투구로 선발로 11승을 거둔 바 있다.

 

▲ 안영명, FA 보상선수의 성공사례로 남을까?

 

안영명은 FA 보상선수로 이적한 16번째 선수가 됐다. FA제도 도입 초기에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 수 있는 박충식과 김상엽이 2000년에 KIA LG로 각각 적을 옮겼다. 하지만 만년에 팀을 떠난 이들의 활약은 미미했다. 박충식은 KIA에서 2년간 기록한 투구이닝이 78이닝에 불과했고, 김상엽은 2000LG에서 2경기 등판한 것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홍현우의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한 최익성 역시 60경기만을 뛰고 현대로 다시 팀을 옮겼으며, 박경완의 보상선수인 조규제도 현대에서 40이닝을 던진 후 KIA로 다시 팀을 옮겼다. 2004년에는 FA신분으로 이적한 선수가 많아 보상선수도 많았지만 손지환이 KIA에서 첫 2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노병오, 신종길, 신동주 모두 1군에서 뚜렷한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보상선수는 문동환이었다. 문동환은 정수근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갈 운명이었지만, 채상병과 삼각트레이드 돼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05, 2006시즌 각각 10승과 16승을 올리며 한화의 원투펀치로 맹활약,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아직도 문동환 정도의 활약을 단 한 시즌이라도 보인 FA 보상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홍성흔의 보상선수인 이원석이 두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성장하고 있는 선수로 봐야 할 것이다. 그 밖에 이정호, 안재만, 정병희, 신재웅, 이승호 등이 FA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지만, 1군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경우는 문동환, 손지환, 이원석 정도를 제외하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범호의 보상선수로 친정팀으로 돌아간 안영명은 어떨까, 안영명은 아직 젊은 나이인데다 2007년에 A급 셋업맨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성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몸 상태가 최상이 아닌데다 군문제도 남아 있다. 그러나 역대 FA 보상선수 중 안영명만큼 젊고 실전 경험이 풍부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박충식, 김상엽, 조규제, 신동주 등은 선수 생활 막바지에 팀을 옮겼고, 이정호, 노병오, 신종길, 신재웅 등은 유망주에 지나지 않았다.

 

▲ 양 팀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가 될 것!

 

앞서도 언급했듯이 KIA는 대체 가능성이 가장 큰 위치의 선수를 내줬고, 한화는 얇은 선수층을 두텁게 해줄 검증된 선수를 다시 영입하게 됐다. 한화가 이범호를 잃은 공백은 뼈아프지만, 리빌딩의 근간은 투수력이고, 안영명은 한화의 투수력을 끌어올려 줄 젊은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은 투수다. 설령, 안영명이 이범호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안영명 자신에게는 비슷한 실력과 유형의 투수들이 많은 KIA에서 마음 편히 1군 무대에서 뛰기 어려웠을 것이다. 선수 본인도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간 것에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지 1년도 되지 않고 다시 돌아온 모양새가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안영명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곳은 KIA 타이거즈가 아닌 한화 이글스가 될 것이다.

 

// Lenore 신희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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