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3월 31일로 예정되어 있는 2011시즌 메이저리그의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에 앞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전망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 첫 번째는 강호들이 우글거리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다. 각 팀의 이름 옆의 괄호는 2010시즌 성적이며, 선수들의 영입(In)과 이탈(Out)을 나타내는 In & Out에는 주요 전력 선수들만 표시했다.
▲ 탬파베이 레이스(96승 66패, 동부지구 1위)
In : 매니 라미레즈, 자니 데이먼, 카일 판스워스
Out : 칼 크로포드, 카를로스 페냐, 맷 가자, 라파엘 소리아노, 댄 휠러, 제이슨 바틀렛
2010년 AL 전체 승률 1위에 빛나는 탬파베이는 지난 오프시즌 기간 동안 엄청난 전력 누수가 있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크로포드)와 구원왕(소리아노), 그리고 15승 투수(맷 가자)가 트레이드와 FA 등을 통해 팀을 떠났다. 거포 카를로스 페냐와 믿을맨 댄 휠러의 공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을 대신해 노장인 매니 라미레즈와 자니 데이먼 등을 영입했지만, 5년쯤 전이면 모를까 마흔이 다 되어가는 그들이 어느 정도 활약해 줄 지는 미지수다.
가자가 떠났음에도 데이빗 프라이스, 제임스 쉴즈, 웨이드 데이비스, 제프 니먼 등이 버틴 선발진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으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에반 롱고리아의 존재도 든든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러한 전력 누수 속에서 지난해만큼의 성적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크로포드와 소리아노가 같은 지구 소속의 보스턴과 양키스로 이적했다는 점이 특히 아쉽다.
2011시즌 예상 – 동부지구 3위
▲ 뉴욕 양키스(95승 67패, 와일드카드)
In : 러셀 마틴, 라파엘 소리아노
Out : 하비어 바즈케즈, 앤디 페티트
지난해 리그 챔피언십에서 텍사스 레인져스에 패해 우승의 꿈이 자절된 양키스는 오프시즌 기간 동안 더 큰 좌절을 맛봐야 했다. FA 최대어로 꼽혔던 클리프 리(필라델피아)를 놓치면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양키스에서 적응하지 못한 하비어 바즈케즈가 FA로 풀린 것은 크게 아쉬울 것 없지만, 지난해 11승 3패를 기록한 앤디 페티트의 은퇴 선언은 ‘청천벽력’이나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양키스의 선발진은 지금 구멍이 뚫린 상태이며,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까지도 선발진 보강을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AL 세이브 부문 1위였던 라파엘 소리아노를 거액을 들여 영입하면서 불펜은 한층 강화되었지만, 선발은 물론 타선에서도 이렇다 할 보강이 없는 터라 양키스의 올 시즌 전력은 지난해만 못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36)와 데릭 지터(37)가 한 살씩 더 먹었다는 점도 불안요소.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올 시즌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매우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2011시즌 예상 – 동부지구 2위(와일드카드 획득 실패)
▲ 보스턴 레드삭스(89승 73패)
In : 칼 크로포드, 애드리언 곤잘레스, 바비 젠크스, 댄 휠러
Out : 빅터 마르티네즈, 애드리언 벨트레, 마이크 로웰
보스턴은 지난해 탬파베이와 양키스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지난 오프시즌 동안 보스턴이 보여준 움직임은 매우 공격적이었다. 마르티네즈와 벨트레가 팀을 떠났지만, 그 공백을 칼 크로포드와 애드리언 곤잘레스를 영입하면서 전혀 느낄 수 없는, 아니 훨씬 더 강해진 타선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적어도 타선의 위력에서는 양키스 이상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건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선발진의 이탈이 전혀 없는 가운데 ‘에이스’ 자쉬 베켓이 부활하기만 하면, 리그 최강의 선발진(존 레스터, 클레이 벅홀츠, 존 랙키, 자쉬 베켓, 마쓰자카)이 무서운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마쓰자카가 다소 불안하긴 하지만, 그는 5선발일 뿐이다. 지난 5년 동안 167세이브를 기록한 바비 젠크스를 영입하여 셋업맨으로 기용하는 사치를 부렸으며, 역시 마무리 경험이 있는 댄 휠러의 합류도 주전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부상이라는 암초만 조심한다면, 투수력과 타력에 있어 딱히 약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올해는 지난해의 아픔을 잊고, 다시금 정상으로 비상할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라 평가할 수 있다.
2011시즌 예상 – 동부지구 1위
▲ 토론토 블루제이스(85승 77패)
In : 라자이 데이비스, 옥타비오 도텔, 존 라우치, 프랑크 프란시스코, 후안 리베라
Out : 버논 웰스, 션 마컴, 케빈 그렉, 라일 오버베이, 존 벅
가만히 있어도 젊은 선발투수들이 계속해서 성장하며 점점 더 강해지는 토론토의 미래는 아주 밝다. 하지만 당장 이 치열한 동부지구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준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필이면 이 지구에 편성된 것이 아쉬울 뿐, 중부나 서부지구 소속이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이토록 버겁진 않았을 것이다.
토론토는 케빈 그렉이 팀을 더난 마무리 공백을 도텔-라우치-프란시스코 세 명의 구원투수들을 영입하며 매울 예정이다. 붙박이 마무리로 믿을만한 선수는 없다고 봐야 하지만, 기존의 제이슨 프레이저를 포함하여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가 팀 내에 4명이나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선발진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여부에 따라 편차가 클 것으로 보여 예상이 어렵지만, 일단 그 전망이 어두운 편은 아니다. 문제는 타력. 1번 타자감인 라자이 데이비스와 후안 리베라가 더해졌지만 여전히 정교함이 뛰어난 타자는 보이지 않는다. 올해도 홈런에만 의존한 짜임새 없는 반쪽짜리 야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고생 끝에 ‘먹튀’ 버논 웰스를 처분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2011시즌 예상 – 동부지구 4위
▲ 볼티모어 오리올스(66승 96패)
In : 블라드미르 게레로, 데릭 리, 마크 레이놀즈, 저스틴 듀크셔, J.J. 하디, 케빈 그렉
Out : 타이 위긴턴, 코리 페터슨, 케빈 밀우드
볼티모어는 지난해 AL의 14개 팀 가운데 끝에서 2번째로 나쁜 승률을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오프시즌에서 보여준 볼티모어의 행보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합쳐서 100홈런 이상이 가능한 블라드미르 게레로, 마크 레이놀즈, 데릭 리 등의 강타자들을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하면서 타선을 한층 강화시켰다. 토론토에서 FA로 풀린 케빈 그렉을 영입하여 마무리 보직을 맡겼고, 선발진에는 ‘특급 유망주’ 브라이언 매터스를 비롯해 젊은 투수들이 성장 중이다. 특히 새로이 합류한 저스틴 듀크셔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여 화려하게 부활한다면, 볼티모어의 전력 역시 함부로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단, 팀 내에 부상의 위험이 큰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으며, 선발진을 이끌어줄 확실한 에이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볼티모어를 의혹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래도 올 시즌에는 작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또다시 지구 꼴찌를 하더라도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2011시즌 예상 – 동부지구 5위
// 카이져 김홍석[사진=S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