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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1세기 최고의 투수 로이 오스왈트, 올해는 사이영상!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14.

21세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1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투수는 누구일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나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요한 산타나 등의 역대 사이영상 수상자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낮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더 많은 승을 거둔 투수가 있다.


그 주인공은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Roy Oswalt)다.


2001년에 데뷔한 오스왈트는 지난해까지 3.07의 통산 방어율로 112승을 거두었고, 이 두 부문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단 한 번도 사이영상을 수상한 적이 없는 오스왈트지만, 지난 7년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뛰어난 투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였던 것이다.


<21세기 다승 10걸>

순위

이름

다승

평균

1

로이 오스왈트

112

16.0

2

그렉 매덕스

107

15.3

3

커트 쉴링

106

15.1


배리 지토

106

15.1

5

랜디 존슨

105

15.0

6

팀 허드슨

104

14.9

7

마크 벌리

103

14.7


마이크 무시나

103

14.7

9

앤디 페티트

101

14.4

10

C.C. 사바시아

100

14.3


오스왈트는 데뷔 후 항상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상복은 없었다. 데뷔하던 해에 사이영상 투표에서 5위에 오르는 등 5번이나 5위 안에 들었지만 정작 1위에 오른 적은 없었다. 20승 시즌이 두 번이나 있었지만, 그 해의 주인공은 오스왈트가 아니었다.


2004년과 2005년 연이어 20승을 달성했던 오스왈트지만, 지난 2년은 지독히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2006년에는 올스타전 이전의 10경기에서 방어율 2.64의 호투를 하고도 1승만을 따내는 바람에 15승에 그치고 말았고, 14승을 거뒀던 지난해에도 1실점 이하로 틀어막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기가 6번이나 있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커트 쉴링이 어깨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이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재활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단 한 차례도 사이영상을 수상하지 못한 채 비운의 투수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지도 모른다. 쉴링 정도의 투수가 사이영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오스왈트가 만들어가고 있는 커리어는 그러한 쉴링보다도 더욱 화려하다.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시점에서는 쉴링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190cm대의 장신 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180cm도 되지 않는 파워피처 오스왈트는 그 존재자체가 신선했으며, 팬들은 그러한 오스왈트를 보고 ‘화이트 페드로’라고 부를 정도다.


올해도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전망은 어둡다. 휴스턴의 신임단장 에드 웨이드는 오스왈트의 뒤를 받쳐줄만한 수준급 선발 투수를 영입하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올해도 가을잔치에 초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해 휴스턴에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것은 오스왈트 단 한명이었다.


하지만 타선만큼은 수준급이다. 기존의 랜스 버크만, 카를로스 리, 헌터 펜스에 미겔 테하다까지 가세했다. 이 정도 타선이라면 지난 2년 동안 오스왈트가 겪었던 불운을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올해야 말로 오스왈트가 다시 한 번 20승 고지를 점령하며 사이영상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지난해 투수 3관왕에 올랐던 제이크 피비와 2006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브랜든 웹, 거기에 현존 최고 투수라 불리는 요한 산타나까지 내셔널 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 가세했지만, 오스왈트가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무엇보다 21세기 최고의 투수는 바로 오스왈트 자신이었다.


다수의 에이스급 투수들이 보금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팬들은 최강의 원투펀치를 가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와중에 좋은 파트너도 없이 홀로 외롭게 에스트로스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로이 오스왈트, 2008년은 자신이야 말로 휴스턴의 희망이라는 것을 증명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