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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11시즌 ‘오심 없는’ 프로야구를 바란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4. 5.

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이제서야 진짜 2011년이 시작된 듯한 느낌이다. 오전에 출근(혹은 등교)해서 야구 이야기로 동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저녁에 야구 보면서 한 잔 하고, 그리고 그 결과에 웃고 울고 화내고 박수치고,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다.

 

팬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플레이에 환호하고 또 흥분한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힘이 날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제3의 요소가 끼어 들어 경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심이다.

 

야구는 다른 그 어떤 종목보다도 심판의 역할이 중요한 스포츠다. 심판의 지시로 경기가 시작되고, 심판의 판정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스트라이크든 볼이든, 아웃이든 세이프든, 모든 플레이에는 심판의 판정이 뒤따르게 되어 있고, 그 콜에 의에 해당 플레이에 의미가 부여된다.

 

그렇기에 더더욱 선수들과 감독, 그리고 팬들은 심판 판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유독 판정에 대한 불만이 잦은 것도 그 때문이며, 때로는 심판과 선수, 혹은 심판과 감독이 몸 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오심! 그건 비단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적이다. 선수든, 감독이든, 팬이든, 심지어 심판들 역시도 오심을 싫어하고 저주한다. 항상 정확한 판정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이 판정하는 한 오심은 생기기 마련이고, 때로는 그 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올 시즌은 벌써 시범경기에서 홈런 판정과 관련하여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변경되면서 유독 시즌 초반 볼 판정과 관련한 시비가 잦았고, 그 덕에 상당수의 선수와 감독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오심과 관련한 논쟁은 끊이지 않았고, 그것은 결국 팬들 사이의 감정 싸움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심판들 역시 선수들만큼이나 고생하는 사람들이다. 땡볕에서 3시간씩 교대도 하지 못하고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다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팬들의 적이다. 그 누구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칭찬 보다는 비난을 더 많이 들어야만 하는 비운의 존재들. 바로 심판이다.

 

야구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저들이 좀 더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너무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좀 더 친절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고생을 하는 만큼 인정도 받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 말이다.

 

팬들은 오심이다 싶은 상황이 벌어지면 일단 화를 낸다. 하지만 그것 또한 경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고 있고, 따라서 이해도 하는 편이다. 그러나 선수나 감독의 항의에 대응하는 심판들의 모습이 오히려 팬들의 화를 부채질 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나도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그들의 모습은 자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권위는 직위나 직책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프로 스포츠에서는 모든 것을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 심판의 권위는 정확한 판정이 이뤄질 때 자연스레 세워지는 것이다. ‘한국 심판의 수준은 높은 편이다라는 야구 관계자들의 말로 변명을 삼을 것이 아니라, 100%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땀으로 바지가 흠뻑 젖은 주심의 모습

KBO에서 배포한 <2011 공식 야구규칙> 책자를 보면 심판원에 대한 일반지시라는 부분이 있다. 그 중 일부를 간추려서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심판원은 경기장에 입장하면 오로지 야구의 대표자로서 경기를 관장하는 일에만 전념하여야 한다.

심판원은 경기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경기는 심판원이 활기있고 진지하게 이끌어감으로써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심판원은 경기장 안의 유일한 공식 대표자이다. 가끔은 강한 인내심과 훌륭한 판단력을 요구하는 난처한 지경에 몰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가는 최우선적인 요인은 감정을 다스리고 자제력을 잃지 않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심판원도 물론 잘못을 범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을 범하였더라도 그것을 벌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본 그대로 판정하고 본거지구단과 원정구단에 차별을 두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플레이를 정확하게 보았다는 확인이 있으면 다른 심판원에게 물어봐 달라며 달려드는 선수의 요구에 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확신이 없으면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라. 이런 일을 극단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되며 기민하고 냉정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명심하라! 최고의 필요조건은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의심스러운 바가 있으면 주저 없이 동료와 상의하라. 심파원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심판원은 예의를 지키고 불편부당하고 엄격하게 처신하여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아야 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판정이라는 것, 그리고 애매할 때는 동료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항상 냉정한 자세로 자제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 등. 심판들이 이러한 모습을 경기 중에 보여줄 수만 있다면, 팬들 역시 지금보다는 훨씬 더 심판들을 이해하고 또한 그들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불편부당하고 엄격하여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는 심판, 그리고 정확한 판정. 2011년 프로야구는 아무쪼록 오심 없는 프로야구가 되길 기대해 본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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