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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다저스의 20년 한, 조 토레가 푼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15.

이번 스토브 리그 기간 동안 현지의 메이저리그 전문 사이트를 관심 있게 살펴본 사람이라면 조 토레라는 이름을 가진 한 감독이 메이저리그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그 유명세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는 받는 연봉의 차이만큼이나 스타급 선수에 비해 감독은 홀대를 받는 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유난히 주목받는 감독은 존재하기 마련이며, 조 토레는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하다.


메이저리그를 다루는 각 사이트에서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토레 감독의 기사를 메인 기사로 내보내고 있다. 그의 후임으로 뉴욕 양키스의 감독이 된 조 지라디와의 비교에서부터 시작해, LA 다저스로 이적한 이후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오프시즌 기간 동안 토레 감독은 그 어떤 다저스 소속의 선수들보다도 더 많은 뉴스를 제공했다.


현재 LA 다저스는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린 상태다. 6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16번의 리그 우승을 자랑하는 전통의 명가 다저스는 1988년 오렐 허사이져와 커크 깁슨을 앞세워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를 재패한 후부터는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매치업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팬들의 기억 속에 다저스는 90년대 후반부터 계속되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케빈 브라운과 션 그린의 대형 계약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팀으로 기억되고 있을 뿐이다.


1988년 이전의 80년 동안 18번이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다저스는 그 이후로 와일드카드 제도가 생겨나며 그 문턱이 더 넓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시즌 진출은 4회에 그치고 말았다. 4번의 디비즌 시리즈에서 다저스는 1승 12패를 거두며 번번이 조기탈락하고 말았다. 월드시리즈는커녕 리그 챔피언십에도 진출하지 못했던 것이다.


거의 매번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며 이기는 팀의 면모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다저스에게는 뭐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부족함을 항상 느낄 수 있었고, 그러한 것은 지난해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7년이 시작하기 전 거액을 투자해 야심차게 제이슨 슈미트를 영입한 다저스는 리그 최고의 전력 팀 중 하나로 손꼽혔다. 하지만 슈미트는 시즌 초기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 권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긴 했지만 시즌 막판 불거진 노장과 신예 선수들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그마저도 무산되고 말았다.


조 토레는 이러한 다저스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0년 간 그 어떤 감독도 이루지 못했던 포스트 시즌 첫 승과, 월드시리즈 우승. 다저스 팬들은 4개의 반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토레가 그 꿈을 이루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올해도 시즌 전에 바라보는 다저스의 전력은 결코 녹녹치 않다. 슈미트의 정상 복귀 여부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굳이 슈미트가 없더라도 다저스의 투수진은 막강하다. 타선에는 제임스 로니, 러셀 마틴, 맷 켐프, 앤디 라로쉬 등의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토레가 양키스에서 보여주었던 그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이들을 하나로 묶어낼 수만 있다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도전도 허황된 꿈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에게 그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 양키스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그저 그런 감독에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으로 변신했던 조 토레. 지금 다저스 프런트와 팬들이 토레에게 보내고 있는 무한한 신뢰와 기대는 양키스 시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조 토레 감독이 이러한 성원을 등에 업고 팀의 20년 만의 우승을 일구어 낼 수 있을까? 올해 다저스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은 선수들이 아니라 바로 조 토레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