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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승리하지 못하고도 빛난 ‘강심장’ 니퍼트, 왜 뛰어난 투수인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27.


과연 최고 용병들의 맞대결다웠다. 올 시즌 최고의 좌완, 우완 용병들 중 한명인 주키치와 니퍼트는 나란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다시한번 자신들의 뛰어난 기량을 입증했다. 그야말로 ‘최고’라는 수식어가 부족함이 없는 두 투수의 대결이었다.

먼저 선취점을 허용한 쪽은 주키치였다. 주키치는 1회초 1사 후 오재원의 2루수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김현수를 상대로 3구 삼진을 솎아냈지만 김동주에게 1타점 좌월 2루타를 허용하며 1-0 리드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 뒤로 9회초까지 단 한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두산 타선을 단 1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니퍼트 역시 5회 이대형을 대신해 선두타자로 나선 양영동에게 중전 2루타를 허용한 뒤 뒤이은 타석의 박경수의 번트에 이어 이병규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 허용하며 1실점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니퍼트 역시 8이닝을 던지는 동안 이 점수가 LG 타선에서 뽑아낸 유일한 점수였을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두 선수 모두 승수를 챙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하여금 그들이 왜 올 시즌 정상급 용병투수로 평가받는지 알게하기에 충분했다. 주키치가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라면 니퍼트는 전형적으로 큰 경기에 강한 유형의 투수라 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강한 위력의 패스트볼을 지닌데다 제구력 또한 나쁘지 않다. 거기다 일반적인 써클체인지업과는 궤적을 달리하는 니퍼트만의 써클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유인해낸다. 그리고 니퍼트의 능력이라 한다면 무엇보다 득점권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를 참조하길 바란다.

주자가 두 명이상 진루한 득점권 상황에서는 어떠한 상황임을 막론하고 피안타율이 2할을 넘는 법이 없다. 중요한 것은 그나마도 모두 단타였다는 사실이다. 홈런은 물론이거니와 3루타, 그리고 그 흔한 2루타조차 허용한 적이 없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주자를 두 명 이상 앞에 두고 니퍼트를 상대할 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위의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니퍼트의 진가는 득점권 상황에서 발휘된다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올 시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니퍼트의 위기관리 능력을 단연 으뜸으로 꼽는 이유다. 위기관리 능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추상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닌 이렇듯 수치상으로 명확히 드러나있다.

니퍼트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은 단순히 운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하게 위기를 틀어막고 있다. 이것은 결국 메이저리그에서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예측을 해본다.

실제로 니퍼트는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선수였다. 그리고 지난해 레인저스 소속으로 AL 디비전시리즈에 등판한 경험이 있는 선수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아니나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수에게는 크나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던 니퍼트의 월드시리즈 엔트리 포함설은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니퍼트는 지난해 뿐만 아니라 07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NL 챔피언쉽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 경기에 등판한 경험도 있을 정도로 큰 무대가 낯설지 않은 선수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현재의 니퍼트를 강심장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현재 두산의 상황은 부진, 침체, 슬럼프 온갖 안좋은 수식어를 다 갖다 붙여도 아주 제대로 들어맞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에겐 ‘토종에이스’ 김선우, 그리고 ‘강심장’ 니퍼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이 2007년 리오스-랜들 듀오가 이뤄줬던 업적을 다시한번 이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버닝곰 김성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