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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이수철 감독 구속, K리그 연맹은 대체 뭐하나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2.

요즘 개인적인 고민거리고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고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은 온라인 게임 그리고 프로야구, 프로 축구다. 하지만 위로 받고 싶어 찾는 K-리그를 보면 가슴이 미어 터진다.

 

뼈트라이커 발굴자의 거짓된 영광

 

답답한 마음에 술 한잔 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회사 후배의 문자를 받고 충격에 휩싸였다. “상주 이수철 감독 잡혀갔답니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뚜드리는 소린가 했다. 집에 오자마자 네이버에서 사건(?)의 전말을 보고 나니 그 충격은 가시질 않는다.

 


이수철 감독 올 시즌 초반 상주 상무의 돌풍을 이끄는 주역이자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를 공격수로 깜짝 기용해서 K-리그에 충격을 안겨준 장본인이다. 이 두 가지 모습만으로 이수철 감독은 재조명 되었다. 상주의 전임 감독인 이강조 감독에 가려져 있던 숨은 잠룡의 화려한 비상은 상주 팬 그리고 많은 K-리그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고 가장 많은 선수가 연루된 상주의 이수철 감독에게 동정 어린 눈빛이 향했다. 힘든 팀 사정에도 상주를 훌륭하게 이끌었는데 이제는 그 힘마저 없어진 상주의 사령탑에 대한 위로였다.

 

그러나 그 위로는 이제 증오로 바뀌어 간다. 그 누구보다 충격을 크게 받았을 거라 생각했던 그가 알고 보니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있었다.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지만, 그와는 또 다른 형태의 더러운 모양새로 엮여 있었다. 군 검찰에서 밝힌 이 감독의 혐의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의 부모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냈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 감독이 승부조작에 관여 하였다던가, 또는 알고도 묵인 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만큼 충격이 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 감독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죄질이 나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선수의 범죄사실을 알고 자수를 권하지는 못할망정,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선수를 협박해서 자신의 주머니나 채우다니, ‘감독이라는 호칭 자체가 민망하다.

 

자진 신고 선수의 선처?

 

지난 5월 승부조작과 관련된 K-리그의 긴급 워크숍 당시에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 중 자진해서 신고한 선수들은 선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워크숍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선수들이 자수를 했다. Y선수, C선수를 비롯해 B J 등 많은 주전급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고했다. 이들은 연맹에서 약속한 것처럼 징계 수위에 일정 수준의 혜택이 있을듯하다. 연맹의 입장은 약속은 약속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프로축구연맹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행태다. 연맹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보호하고 나선 것이다. 과연 이 선수들이 연맹의 의도처럼 순수한 의미로 자진신고를 했을까?

 

이들 중 C는 워크숍 당시 본인이 승부조작 가담이 의심될 정도로 나쁜 좋은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 같다며 억울해 했다. 그러던 그가 수사망이 점점 좁혀오자 모의에만 참여했다고 자신을 포장한 채 조사에 임했다. 본인이 다른 선수를 말리지 못한 죄가 있다는 식으로 대중에게 호소하는 퍼포먼스 역시 잊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조사 결과 이 선수는 현재 K선수와 마찬가지로 이번 승부조작의 몸통으로 지목 받고 있다.

 

자진 신고한 나머지 선수들의 케이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부인하고 버티다가 수사망이 자신을 향하자, 그때서야 자진 신고라며 그 죄를 감형 받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런데 한 번도 아닌 두 번 이상 양심을 판 이 선수들을 프로 축구 연맹이 보호하고자 먼저 나서고 있다. 말이 되나? 당신들 지금 장난질 치시나?

 

소는 잃었고, 이미 외양간은 박살 났다.

 

지난 2008 K3 리그의 승부 조작 당시만 해도 정말 극히 일부의 먹고 살기 힘든 선수들이 저지른 실수로 생각됐다. ‘K-리그의 2군 선수들도 경제적으로 힘든데, 그 보다 두 단계 이상 아래에 있는 선수들이 오죽 했을까라는 동정론도 소수지만 존재했다.

 

그래도 결론은 한 목소리였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치자.” 그리고이런 일이 K3리그가 아닌 K리그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축구협회와 프로축구 연맹이 그 때라도 진정 정신을 차렸더라면 지금과 같이 이런 처참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단지 말뿐이었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라는 무서운 병은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도 사람 몸에 슬그머니 들어와 목숨을 위협한다. 하물며 가벼운 암이라도 한번 수술한 병력이 있다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언제 어디로 전이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위험에 신경 쓴 사람들이 축구 판에는 없었나 보다.

 

한 번 걸렸던 암이 온 몸에 퍼질까 싶어 신경쓰기는커녕, 암이 무슨 감기라도 되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 ‘예방 주사를 맞았으니 이제 다시는 안 걸리겠지라며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암의 원인이 되는 술과 담배를 더 가까이 하며, 몸이 망가지던 말던 막 살았다. 그 결과가 지금과 같다.

 

이제는 정말 다시 생각해보자. K2 리그를 정비해서 승강제를 도입하고 승부조작에 연루된 팀을 강등시킨다? 그딴 식으로는 승부조작을 막을 수 없다. 승강제가 승부조작의 해결책이 된다며 그걸 당당하게 밝히는 프로축구연맹이 이해되질 않는다. 팀이 강등되면 선수들이 찔려서 승부조작을 하지 않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그 사기꾼들에게 팀의 강등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K-리그는 최대에 위기에 놓여 있다. K-리그에 쥐 꼬리만한 관심도 없던 케이블 방송사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K-리그 중단을 운운하는 말도 안 되는 토론을 벌이는 굴욕도 당했다. 이제는 제발 정신 차리자. 말도 안 되는 대책만 내놓지 말고, 제대로 짱구를 굴려줬으면 한다. 정말 정직하게 열심히 선수들의 땀과 눈물은 프로축구 연맹만이 지킬 수 있다.

 

// Thope 권철규 [사진출처=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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