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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이야기

억울하게 ‘별’이 되지 못한 선수들(타자편)

by 카이져 김홍석 2011. 7. 13.



오는
7 23,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질 2011년 올스타전에 출장할 선수들이 모두 결정됐다. KBO는 팬투표로 뽑힌 베스트-10과 감독추천 선수를 합해, 팀당 22, 44명의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매년 올스타 인기투표가 실시될 때면 이런 저런 말이 많았다. 인기 있는 특정 구단이 독식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 그런데 올해는 그런 비난이 거의 없었다. 팬들의 의식이 높아져서 인지는 모르지만, 대체로 올해는 뽑힐 만한 선수가 뽑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성적이 부진한 데도 오로지 팬심에 의존해 뽑힌 선수들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동군 외야수 박한이와 지명타자 홍성흔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며, 차우찬도 베스트-10에 선발되지 못했다면 올스타전 마운드를 밟기 어려웠을 것이다. 서군의 경우도 이진영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건 코미디나 다름없다.

 

이렇게 운 좋게 뽑힌 선수가 있다면, 운 나쁘게 탈락한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올 시즌 MBC Sports+에서 도입한 카스포인트(Cass Point)를 기준으로, 높은 포인트를 얻고도 올스타전 출장이 불발된 선수들을 살펴보자. 이번은 우선 타자 편이다.

 

1. 최준석(1,400– 8)

 

최준석(11홈런 51타점 .293)은 올 시즌 전체 타자들 가운데 8번째로 높은 카스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그 앞의 7(이대호, 최형우, 이범호, 최정, 박석민, 이병규, 박용택)은 모두 올스타전에 무난히 입성했지만, 최준석은 탈락하고 말았다.

 

같은 포지션에 이대호라는 괴물이 있어 베스트-10은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감독추천에서도 탈락한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더구나 같은 1루 포지션의 후보였던 박정권(9홈런 34타점 .279)은 외야수로 변신하여 감독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출장한다. 포지션 문제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타점 5-홈런 10위 최준석의 탈락은 다시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2. 김동주(1,250– 10)

 

최준석 이상으로 억울한 선수는 바로 같은 두산의 팀 동료 김동주(8홈런 39타점 .295). 김동주의 카스포인트는 타자들 중 10, 그리고 이번 베스트-10 투표에서 동군의 지명타자 후보로 오른 4명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팬들은 김동주를 외면하고 올 시즌 매우 부진한 홍성흔(3홈런 34타점 .293)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홍성흔의 카스포인트는 735, 김동주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무리 베스트-10의 경우는 인기투표 위주라고 하지만, 홍성흔( 68만표)이 김동주(38만표)에 비해 30만표나 더 얻었다는 것은 좀 심했다.

 

3. 알드리지(1,235– 13)

 

넥센 알드리지(12홈런 43타점 .258)가 올스타로 선정되지 못한 것은 순전히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베스트-10 투표에서 LG 이진영(0홈런 16타점 .245)에게 밀린 것도 억울한데, 감독추천 선수에서도 팀 동료인 유한준(1홈런 29타점 .290)이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베스트-10이 인기투표인 대신, 감독추천은 무조건 실력과 성적이 선발의 최우선 기준이 되어 혹시라도 베스트-10에서 생길지 모르는 불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유한준이 아닌 알드리지가 뽑혔어야 하지 않을까? 같은 리그에서 뛰고 있다면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그들은 모두 한국 프로야구 선수. 아직까지도 이런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야구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4. 손아섭(1,170– 15)

 

동군의 김성근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다. 꼭 그렇게까지 박정권(9홈런 34타점 .279)을 올스타로 뽑아야만 했나요? 그것도 베스트-10 투표에서는 1루수 후보였던 박정권을 외야수로 포지션까지 바꿔가면서 말입니다. 더욱이 동군 외야수 중에는 박정권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손아섭(8홈런 42타점 .310)이 있었습니다. 대체 왜 박정권입니까?

 

손아섭은 올 시즌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베스트-10 투표에서 박한이(49득점 .275)에게 밀린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1루수 후보였던 박정권에게까지 자리를 빼앗긴다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다. , 김성근 감독이 3위인 SK의 올스타전 출장 선수(6)6위인 롯데(5)보다는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5. 배영섭(865– 26)

 

거포에게 유리한 카스포인트의 특성상, 배영섭의 순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배영섭은 현재까지 28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으며, 3할이 넘는 좋은 타율(.304)을 기록 중인 삼성의 돌격대장이다. 적어도 팀 선배인 박한이보다는 월등히 좋은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삼성 팬들이 배영섭 대신 박한이에게 표를 몰아준 것도 다소 이해하기 어렵지만, 감독추천에서 탈락한 것도 아쉬운 일이다. 현재 프로야구의 공식 타이틀 14개 부분의 1위 중 올스타에 탈락한 선수는 배영섭이 유일하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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