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예정되어있던 두산과 LG의 경기가 이틀 연속으로 연기되며 두산의 올시즌 잔여 경기는 무려 24경기나 우천으로 연기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현재 두산은 롯데, LG에 이어 리그 6위에 올라있다. 얼마 전 김현수의 말대로 잔여경기가 많다는 것은 언제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김현수 본인의 생각이다. 꼭 그렇게 되리란 법은 없다는 것이다.
17일 현재까지 두산이 치른 경기 수는 총 91경기. 리그 최소 경기수다. 올 시즌 팀당 133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현재 두산은 연기된 경기까지 포함해서 총 42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미 우천으로 인해 당초 9월 7일까지 잡혀있던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8월 30일 이후 일정부터 전면 재편성 하기로 한 KBO는 10월 5일까지 페넌트레이스를 종료시키겠다는 당초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그리고 이미 우천 순연으로 인해 연기된 일정까지 재편성이 완료되었고 19일 이 새로운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우천 순연으로 인한 연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KBO의 ‘월요일 경기, 더블헤더는 없다’는 당초 입장은 다소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더 이상의 우천 순연은 없다는 가정하에 두산은 분명 언제든 역전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또다시 우천 순연이 발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07년 두산의 원투펀치를 구성했던 리오스-랜들 듀오는 우천 순연의 덕을 톡톡히 봤었다. 오죽하면 당시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리오스-랜들-비-비-비로 이뤄졌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겠는가. 하지만 그것도 비가 정상적인 수준만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야기였다. 지금과 같이 비정상적인 비가 리그 일정에 차질을 줄 정도로 왔다면 리오스-랜들로도 버거운 시즌을 치뤘어야 했을 것이다.
지금 두산이 딱 그렇다. 니퍼트-김선우로 이어지는 힘있는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계속된 폭우로 이 선수들마저 등판 기회가 미뤄지고, 결국 그것은 피칭 감각이 떨어지는 것으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시즌 막판 쉴새없이 던져야하는 상황이 닥치게 되는 것이다. 니퍼트-김선우-비-비-비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휴식을 취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잔여일정이 잡히게 되고, 잔여일정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현재 두산의 상황을 고려해볼때 불펜진의 혹사는 불보듯 뻔하다. 심지어 두산은 니퍼트-김선우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들은 이닝 소화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결국 그들이 책임지지 못한 이닝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 몫이 되는 것이다.
물론 두산이 그러한 역경을 딛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려 42경기나 남았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해도 문제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두산의 현재 상황은 잔여경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포스트시즌 직전까지 피 말리는 싸움을 한 뒤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또다시 피 터지는 싸움을 펼쳐야만 한다.
결론은 하나다. 올 시즌 두산에게 있어 비는 정말 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