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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잊어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12.


11일 경기에서 두산은 KIA에게 패함으로써 같은 날 삼성에게 패한 5위 LG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와 맞물려 3,4위를 지키고 있는 KIA와 SK는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중하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좀 더 벌려놓는 데 성공했다.

현재 두산의 상황을 봤을 때 사실상 자력으로는 4강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자신들의 머리위에 있는 팀들이 알아서 내려와 주길 바라야 하는데 11일 경기는 두산이 원치않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 셈이다.

개인적으로 팀이 지금쯤 서서히 리빌딩을 하길 바라지만 감독은 시즌 끝까지 베스트멤버로 총력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팀의 4강만이 올 시즌 두산이 거둘 수 있는 유일한 수확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두산은 90년대 월드컵 당시 우리 언론이 자주 하던 ‘경우의 수’를 따져야하는 상황이다. 자력으로는 4강 진입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안타깝지만 현실인걸 어쩌겠는가.

특히 오늘과 같이 상위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경우에, 그리고 그 상대가 스스로 내려와주길 바라야 하는 상위권 팀이라면 선수들이 느낄 상실감은 더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11일 경기는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만약 11일 KIA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면 잔여경기 수가 가장 적은 KIA인 점을 감안했을 때 4위팀인 KIA를 조급하게 만듦과 동시에 한 발자국 더 4강에 가까워 질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은 가정일 뿐, 두산이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잊어라’ (Do your best and forget the rest)

LA 다저스를 무려 네 번이나 월드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은 명장 월터 앨스턴(Walter Alston)이 남긴 말로 현재 두산에게 딱 알맞은 말이 아닐까 싶다. 현재 두산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그 외에 어떠한 노력으로도 가을야구 티켓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묵묵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티켓이 손에 쥐어져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결국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뒤, 뒷일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라는 이야기다. 가을야구에 참가하지 못했다하더라도 실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미 수년간 상위권 싸움을 해온 그들에게 주어진 꿀 맛 같은 휴식이라 생각하자.

일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팬들 역시 4강에 그렇게 목을 메지 않길 바란다. 선수들은 선수들의 위치에서, 팬들은 팬들의 입장에서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면 그 뿐인 것이다. 하루를 살아가기도 벅찬 요즘같은 때에 공연히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뭐있나. 정신건강에 해로울 뿐이다.

이것은 선수들에게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팬들에게 역시 고한다.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잊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