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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 기대해도 될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1. 11. 30.



이번 오프시즌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이 소속팀에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둥지를 찾아 이적할 것인지의 여부였다. 사실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특성상, 자신의 소속팀을 바꾼다는 것은 상당한 결심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번 오프시즌에서는 사상 유래 없는유니폼 갈아 입기열풍(?)이 일어나며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 떠났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팀은 단연 넥센과 한화였다. 두 팀은 몇 년째 하위권을 전전하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이택근(넥센)과 송신영(한화) 등을 영입하는데 성공하면서 내년 시즌의 반란을 예고했다.

 

이 중 거의 매년 구단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선수 팔기 문제로 프로야구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넥센 히어로즈의 FA 영입은 상당부문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그것도 4년간 총액 50억원(계약금 16, 연봉 7, 옵션 6)이란 엄청난 투자를 했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선 각종 음모론까지 흘러 나왔지만, 이택근의 입단 환영식에 참석한 이장석 대표는 더 말할 것도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올 시즌 야구팬들은 이대호의 도루하는 장면과 이대형의 홈런 치는 모습에 이어 넥센의 FA 영입을 지켜보게 되는 진기한(?) 체험을 하게 된 셈이다.

 

연결고리가 필요했던 넥센 타선

 

사실 넥센은 마운드 높이에 비해 타선의 화력이 턱없이 약했던 팀이었다. 브룸바, 클락, 알드리지 등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지만, 브룸바는 현대 시절의 위용을 재현하지 못했고, 클락과 알드리지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강정호와 유한준, 송지만 등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하위권 추락을 막을 순 없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이택근 현금 트레이드 소식은 치명타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그 이택근이 다시 돌아오면서 넥센 타선은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얻게 됐다. 사실 넥센은 올 시즌 내내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을 연결 지을좋은 3번 타자의 부재로 인해 극심한 득점력 부재에 시달렸었다. 지난 2년 동안 계속해서 3번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김시진 감독 입장에서는 이택근의 합류가 마냥 반가울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장기영-김민우 듀오가 테이블세터를 맡고, 그 뒤를 이택근이 받칠 경우, 적어도 올 시즌과 같은 빈약한 공격력에 시달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뒤를 브룸박박병호, 유한준, 강정호 등이 포진한다면 생각 이상으로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 이택근이 합류한 덕에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꾸릴 수 있게 됐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한다!

 

넥센은 올 시즌 4.36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는 8개 구단 중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숫자 자체만 놓고 보면 결코 나쁜 수치는 아니다. 오히려 마무리 손승락을 초반에 기용하지 않고도 이만한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 높을 점수를 줄 수 있다.

 

내년에는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를 필두로 문성현, 심수창, 김성태, 김수경, 강윤구 등이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남은 한 장의 외국인 선수 카드로 에이스급 투수를 뽑는데 성공하면, 그 전력은 한층 탄탄해질 것이다. 손승락을 중심으로 한 넥센의 불펜은 지금도 약하지 않다. 이보근, 마정길, 오재영 등이 셋업맨 역할을 해줄 테고, 선발경쟁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질과 양에서 타 구단에 밀리지 않는다.

 

이쯤 되면 그 동안 팬들이 현실성 없는 일을 비꼬거나 할 때 우스갯소리처럼 말했던 넥센이 포스트시즌 진출하는 소리가 마냥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물론 여전히 넥센의 팀 사정은 다른 7개 팀에 비해 한참 부족해 보이는 것이 맞다. 그러나 넥센이란 팀이 지닌 가능성이 예전보다 훨씬 커진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장석 사장이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을 인수해 프로야구판에 뛰어든 지도 내년이면 5년째. 그간 많은 잡음이 있긴 했지만,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고 구단 운영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이제는 좀 더 큰 꿈을 키워볼 때도 됐다.

 

// 유진 김현희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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