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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_Soul & 야구

영구제명 반대 서명운동, K리그의 선례는 보았는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8.


한 포털 사이트를 통해 박현준과 김성현의 영구제명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 운동에서 주장하는 바는, 그동안 다른 선수들은 음주운전, 누군가를 죽음까지 몰고 가는 등 적지 않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멀쩡하게 그라운드로 돌아와서 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 정신에 위배 되는 행위를 한 것은 분명하지만, 영구제명이라는 결정은 젊은 두 사람의 인생을 사실상 끝내버리는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한다. 과연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다른 사람들과의 역발상은 옳은 것일까?

우선 프로 스포츠에 대한 정의를 보자. 아마추어와 달리, 프로 스포츠는 직업으로 하는 스포츠다. 프로에서 뛰는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발휘함으로서, 그 대가로 생계유지를 위한 보수를 얻는다. 그리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입장료 수입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관중이 없다면 프로도 존재할 수 없다.

음주운전, 도박,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행위 등은 분명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문제들이다. 하나의 사람으로서 쉽게 용서 받지 못할 행동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잘못들이 승패를 나눠야 하는 프로 스포츠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없다. 단지 선수 자신의 명예를 땅 끝까지 추락시키는 것일 뿐이다.

반면에 승부조작, 경기조작은 다르다. 어찌 보면 앞서 언급했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들에 비해, 선수 개인적으로만 보면 그 잘못이 딱히 중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영구제명 반대 서명운동을 하는 이들의 생각은 딱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승패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모든 프로 구단과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뛴다. 그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들 또한 수준 높은 경기력과 더불어,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자 입장료를 지불하고 경기장에 방문한다. 승부조작과 경기조작은 구단과 코칭스태프, 같은 팀 동료, 그리고 더 나아가 관중들에게까지 큰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과연 이들이 앞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는 것이 옳은 것일까? 자신들의 잘못을 깨끗이 반성하고 다시 일어설 단 한 번의 기회 정도만 준다면, 야구로 지은 죄를 야구로 갚을 수 있을까?

이러한 주장을 한 이들은, K리그의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K리그는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총 47명의 선수 중, 자진 신고한 25명에게는 보호관찰 기간을 거쳐서 리그에 복귀 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대표로까지 활약했던 최성국은 5년의 보호관찰 기간과 사회봉사 500시간 이상을 부여 받았다. 이 2가지 조건을 완료했을 때, 5년 뒤에 K리그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많은 언론들에서 이것에 대해 사실상의 영구제명이라 발표했지만, 분명히 최소한의 기회는 주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최성국을 비롯해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선수들은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보호관찰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역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당당히 해외 리그로의 진출을 택했다.


최성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보호관찰이라는 처분을 통해서는 선수들을 반성하게 할 수 없다. 물론 보호관찰 형식으로 기회를 주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과연 이들이 보호관찰 기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들의 재기를 기다릴 것이라 생각하는가?

K리그의 앞선 사례는 KBO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을 것이다. 나름 자진신고를 해온 선수들에게 보호관찰과 봉사활동 시간이라는 조건을 주면서, 재기할 기회를 줬던 K리그. 하지만 그것은 K리그의 지나칠 정도의 온정이었다.

박현준은 공항에서 해맑게 웃었고, 자신은 절대 결백함을 주장했다. 그리고 심지어 그는 자진신고를 한 선수도 아니다. 과연 이러한 선수에게 최성국과 같은 기회를 주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박현준과 김성현을 영구제명 시킴으로서 야구계가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들을 영구제명 시키지 않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야구계에서 얻을 것은 없다. 지금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박현준이나 김성현이 조만간 미국, 일본, 대만을 제외한 다른 리그로의 진출을 타진하겠지라는.

무엇이든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영구제명 반대운동을 주장하는 이들의 말대로, 김성현과 박현준이 야구계로 당당하게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첫 사례의 결과가 그렇게 난다면, 앞으로 제 2, 제 3의 박현준, 김성현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승부조작과 경기조작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 선수들이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잘못은 자신들의 이름에 먹칠하는 음주운전이나 사행성 도박 등보다 더 나쁜 범죄다. 그들이 속한 리그 자체를 욕되게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그들의 범죄는 용서 받기 힘든 것이다. 특히 그들을 믿어줬던, 프로스포츠를 유지시키는 큰 존재인 팬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줬다. 앞으로 수많은 야구팬들은 이들의 조작으로 인해서, 색안경을 끼고 마운드를 지켜볼 것이다.


// Sports_Soul [사진 제공 = 넥센 히어로즈 & 수원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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