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orts_Soul & 야구

‘천하무적’ 박정권, 절박함을 회복해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4. 27.

지난 2004 SK 와이번스에서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정권. 루키 시즌 2군 리그 타격왕에 올랐지만, 1군 무대에서는 단 24경기에 출장해 24타수 5안타 0.179의 타율만을 남겼다. 1군에서 딱히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박정권은 바로 군 입대를 택했다.

 

군 입대 이후 2005년에도 2군 북부리그 타격왕에 오르며 2년 연속 2군 리그 타격왕의 영광을 차지한 박정권. 그렇지만 상무에서 전역한 2007시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며 0.221의 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듬해에는 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이며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듯 했지만, 시즌 중반 시즌아웃 부상을 당하며 그대로 시즌을 접어야만 했다. 그 때까지 박정권은 굉장히 불운한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러던 그에게 2009년은 최고 반전의 해였다. 2008시즌을 끝으로 이진영이 LG로 이적했고, 박정권은 이진영의 공백을 대체할 선수로 선택됐다. 확실한 기회를 얻은 박정권은 그동안 1군 무대에서 펼쳐 보이지 못했던 잠재력을 모두 폭발시키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정규시즌 131경기 출장에 25홈런 76타점 0.276의 타율을 남긴 것이다.

 

정규시즌의 활약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되는 등 큰 경기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며 SK팬들을 넘어서 프로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그리고 맞이한 2010시즌에는 0.306의 타율에 18홈런 76타점을 기록하며 힘과 컨택 능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물론 2010시즌에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큰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2011시즌을 시작한 박정권. 그렇지만 그는 이 전과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타율이 0.252로 추락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삼진을 103개 당할 동안 얻어낸 볼넷은 겨우 42개에 불과했다. 선구안이 완전히 무너졌고, 큰 스윙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지난 2시즌 동안 워낙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줬기에, 지난 시즌의 부진은 잠깐 지나가는 슬럼프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

 

불행하게도 이번 시즌 역시 지난 시즌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박정권이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그의 타율은 0.170. 홈런은 단 1개도 없으며 볼넷은 겨우 3개만을 얻고 있다. 반면에 삼진은 무려 12개나 된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그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단 2명밖에 없으며, 삼진 부문에서는 전체 10위에 올라있다.

 

주장이라는 부담감을 비롯해 부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지난 시즌부터 그의 눈과 표정, 그리고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서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사라졌다. 찬스 상황에서도 팀 배팅보다는 큰 스윙이 주를 이루었고, 낫아웃 상황이나 땅볼 타구가 나왔을 때도 최선을 다해 뛰는 그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2009시즌과 2010시즌의 박정권을 많은 팬들이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경기에 임하는 열정적인 태도와 자신보다 팀을 위해 뛰는 모습이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의 눈과 표정에서 나타나는 간절함과 절박함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었다.

 

2012 4 26 SK는 두산에 2:4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두산 선발 니퍼트에게 철저히 눌리던 SK 타선은 8회말 공격에서 동점 혹은 역전 이상의 찬스를 맞았다. 노아웃 만루의 찬스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것은 앞선 6회말에도 원아웃 2루 찬스에서 초구를 노려 범타로 물러난 박정권.

 

박정권은 바뀐 투수 이혜천을 상대로 큰 헛스윙만을 연발하며 4구째만에 삼진 아웃됐다. 후속타자 조인성이 내야안타, 이호준이 밀어내기 볼넷 등을 얻어내며 2점을 추격한 SK였기에, 불안한 제구력을 보인 이혜천에게 박정권이 삼진아웃 당한 것은 굉장히 뼈아팠다.

 

야구팬들이, SK팬들이 박정권을 좋아했던 것은 큰 스윙으로 홈런을 많이 기록해서가 아니었다. 팀 배팅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던 박정권, 땅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해서 뛰던 박정권, 눈빛에서 간절함이 보이던 박정권을 좋아했던 것이다. 2012년 박정권에게 필요한 것은 타격감의 회복도, 주장이라는 부담감으로부터의 해방도 아니다. 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오늘날의 그를 있게 만든 '절박함'이다.

 

// SportsSoul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