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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남의 야구베네

프로야구는 지금 ‘박찬호 신드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5. 18.

올 시즌 700만 관중을 목표로 출발한 프로야구는 지금까지 순항하고 있다. 이미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 돌파했고, 이 페이스라면 700만을 넘어 800만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전체가 아닌 한 사람의 알짜배기의 공도 무시할 수가 없다. 박찬호(39, 한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 두산의 경기는 27천여 석이 모두 매진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평일이었음에도 그가 있어 가능했다. 한화의 선발투수로 등판한 박찬호의 투구를 보기 위해 야구팬들이 몰려들었다. 소위 말하는흥행 보증수표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그의 인기다.

 

올 시즌 박찬호가 등판한 7경기는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청주 구장에서 4경기, 대구와 광주 그리고 지난 잠실 경기까지 모두가 매진을 기록했다. 청주구장의 경우 규모(7,500)가 매우 작고, 대구와 광주도 2만석이 채 되지 않기에 가능했을 수 있겠지만, 잠실구장의 매진은 차원이 다르다.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최다승(124)을 기록한 후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온 박찬호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야구 영웅으로 통하고 있다. 90년대 말 IMF 금융위기를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준 그는 난세의 영웅과 같았다. 그런 투수가 고국으로 돌아와 마운드에 선다는 소식에 팬들이 얼마나 가슴 벅찼겠는가.

 

국내 최고의 투수라 불리는 같은 팀의 에이스 류현진조차도 이런 매진 행진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직 박찬호이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다. 그의 명성은 그 어떤 프로야구 선수보다도 높고, 인기 역시 대단하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던 박찬호의 피칭을 직접 구장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박찬호의 티켓 파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당분간은 계속 이어갈 것 같은 분위기다. 이러한 박찬호 신드롬은 단순한 인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박찬호의 좋은 성적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 17일 두산전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둔 박찬호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

 

시즌 시작 전 가졌던미디어 데이행사에서 10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박찬호. 39세의 나이이기에 시즌 전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하지만 7경기에 등판한 지금, 박찬호의 구위라면 충분히 10승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더 우세하다. 그 기대감이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마다 반영되어 구름 관중을 모으고 있다.

 

선발 등판한 7경기 가운데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3번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4 24 KIA(4이닝 4실점) 5 11일 롯데전(4이닝 6실점)을 뺀 나머지 5경기에서는 QS 여부와 관계없이 준수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80구 정도가 한계인 듯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90개 이상을 소화하며 노장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박찬호가 올 시즌 보여주는 것은 성적 이상의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다. 73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는 40( 39)인 그가 프로 1군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노장선수이지만 그의 투지와 도전정신에 많은 팬들은 환호하고 있다.

 

물론 등판하는 경기마다 잘 던질 수는 없다. 박찬호도 사람이고 컨디션 여하에 따라 기복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팬들은 즐겁고 행복해하고 있다. 그만큼 인지도와 실력이 합쳐지면서 흥행 돌풍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다. 그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지만, 팬들에게는 그가 꿈과 희망을 던지는 것처럼 보인다.

 

박찬호와 같은 판타지 스타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공 하나 하나에 기합을 실어 던지는 박찬호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가 보여주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기에 팬들은 그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과연 이 박찬호 신드롬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불혹의 나이인 그의 롱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지만, 그는 지금껏 봐왔던 다른 노장투수들과는 또 다른 면이 있다. 박찬호, 그가 있어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웃고 있다.

 

// 완소남 배재민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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