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에 벌어졌던 한화와 SK의 경기에서는 아주 볼썽사나운 장면이 벌어졌다. 바로 한화의 투수 송신영이 타자였던 최정에게 던진 빈볼성 투구로 인해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는 양 팀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로 뒤덮였다. 다행히 그리 오래가지는 않아 정리가 됐지만,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8-3으로 이기고 있던 한화는 6회 4점을 내주고, 7회에는 안치용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한화는 계속된 2사 1,2루 상황에서 송신영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송신영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정근우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후 김성현까지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이어진 2사 1루의 상황. 송신영은 타석에 들어선 최정에게 초구부터 등 뒤쪽으로 빠지는 폭투성 공을 던졌고, 이만수 감독은 곧바로 항의하면서 심판은 송신영에게 경고를 줬다. 그러나 송신영의 3구째 직구가 초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가더니 결국 최정의 왼쪽 허벅지를 강타했다. 최정이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되더니 끝내 벤치 클리어링으로 확대됐다.
주심은 벤치 클리어링이 수습되자 송신영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송신영은 하소연을 했지만, 주심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런데 송신영은 여기서 또 실수를 저질렀다.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바닥에 자신의 글러브를 강하게 내던진 것이다. 운동선수로서 보여야 할 매너를 모두 져버린 그였다.
분명 송신영의 마음이 불편하긴 했을 것이다. 불을 끄러 나왔는데도 정근우에게 3점 홈런을 맞아 점수 차가 4점으로 벌어졌으니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빈볼성 투구로 인해 경고 조치를 받았음에도 다시 한 번 비슷한 공을 던져 상대 타자를 맞춘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동이었다.
여러 가지 그립을 이용해 던지는 변화구가 아닌 속구를 던지면서 그런 위험한 공을 계속해서 던진다는 것은 당연히 오해의 소지가 클 수밖에 없다. 아무리 타자 최정이 송신영보다 후배라지만, 그런 두 번이나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발끈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어쩌면 그 상황에서 송신영의 의도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던 장본인이 바로 최정이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나빴던 것은 퇴장 명령 이후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던진 부분이다. 주말을 맞아 많은 관중들이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대전 구장을 찾았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야구를 보러 온 가족단위 관중들도 상당히 많았던 경기에서 그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을 보인 것은 당연히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
딴에는 억울함을 표시하기 위한 행동이었을 테지만, 경고를 받은 이후 또 다시 몸에 맞는 공이 날아갔다는 ‘결과’만으로도 퇴장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고 하소연 하기보다, 눈 앞에 벌어진 결과에 대해 일단은 묵묵히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송신영은 마인드 컨트롤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화를 곧바로 분출했고, 그것은 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적어도 화를 삭이기 위한 제스쳐를 해야만 했다면, 그 시기는 덕아웃으로 들어간 이후여야 했다. 하지만 송신영은 무엇이 그리도 억울했는지 온 몸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채 그렇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벤치 클리어링으로 인한 또 다른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은 그 과정이 너무 나빴다. 야구에서 빈볼이나 벤치 클리어링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관중을 무시하는 행동은 나와선 안 된다. 송신영이 글러브를 던지지 않고 관중들에게 한 번이라도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어필을 했다면 어땠을까.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보여준 송신영이 못내 아쉬운 경기였다.
// 완소남 배재민 [사진출처=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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