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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홍성흔의 ‘본헤드 타격’이 불러온 패배!

by 카이져 김홍석 2012. 5. 25.

홍성흔(롯데)이 배영수(삼성)를 살려줬다. 그것도 벼랑 끝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홀로 자멸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지만, 상대편인 홍성흔의 도움(?)으로 인해 배영수는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24일 펼쳐진 삼성과 롯데의 대구 경기. 1회초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원 아웃을 잡은 이후 갑작스레 컨트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롯데의 2~4번 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제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라 이대로 자멸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이때 5번 타자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섰다. 배영수는 여전히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고, 볼 카운트도 3 1스크라이크로 몰렸다. 자칫하면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내줄 수도 있었던 상황. 배영수는 5구째를 던졌고, 그 공은 한가운데 높은 곳으로 들어가는 볼이었다.

 

그런데 이때, 홍성흔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먹힌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떠서 날아갔고, 결국 아웃이 되고 말았다. 3루 주자 박준서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결과적으로는 1타점 희생플라이가 됐지만, 이 장면을 지켜본 롯데 팬들은 터져 나오는 탄성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냥 밀어내기로 1점을 선취한 후 1사 만루의 찬스가 이어졌어야 할 상황이, 선취점을 내긴 했지만 2 1,2루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결국 6번 타자 강민호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롯데의 1회초 공격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배영수가 스스로 자멸하게 만들 수도 있던 상황을 홍성흔이 도와준 꼴이 된 것. 홍성흔이 건드린 볼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있었고, 설령 그 볼이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다 해도 치지 않는 것이 나아 보였을 정도로 당시 배영수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홍성흔을 잡아낸 후 배영수는 급격히 안정을 되찾았고, 2회부터 7회까지는 롯데 공격을 4안타로 잘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1회 이후로는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피칭이었다.

 

반면 승부를 일찍 결정지을 수도 있었던 절호의 찬스를 날려버린 롯데는 그 후유증을 톡톡히 치렀다. 올 시즌 선발 등판 때마다 좋은 피칭을 보여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이용훈이 2회에만 4실점 하는 등, 4회까지 6실점 한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롯데는 2-7로 패했고, 두산과 LG가 승리하면서 시즌 순위도 5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야구에서는 수비나 주루 플레이에서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두고 흔히 본헤드 플레이라고 부른다. 속된 말로 멍청한 행동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타격에서도 본헤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날 홍성흔이 보여줬다. 홍성흔은 자신이 해결하겠다는 욕심이 앞서 누가 봐도 기다렸어야 할 상황에서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휘둘렀고, 그 한번의 생각 없는 스윙이 쉽게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놓치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남긴 ‘No Fear’ 야구는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지만, 그에 못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도 남겼다. 홍성흔은 두려움 없이 스윙을 했을지 모르지만,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그 결과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두려워했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두려움 없는 타격도 중요하지만 생각하는 타격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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