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선수협 ‘올스타전 보이콧’ 선언, 팬들의 반응은?

by 카이져 김홍석 2012. 6. 26.

한국 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초유의 올스타전 보이콧 사태가 실제로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25 9개 구단 대표들이 참석한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임시이사회가 열렸고, 논의를 거친 결과 선수들은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는 의미로 올스타전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 19일 열린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논의를 당분간 유보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선수협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임시이사회 후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10구단 문제에 관한 KBO 이사회의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설명과 이유가 필요하다며 강경대응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KBO 이사회는 선수수급 문제와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아마야구의 전반적 여건 성숙과 인프라 개선 등 제반 여건을 조성한 후 10구단 창단에 관한 논의를 다시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선수협은 KBO 이사회에서 밝힌 저와 같은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KBO 이사회 결과가 발표된 직후 선수협은 이대로 10구단 창단 논의가 중단될 시 올스타전과 2013 WBC를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임시이사회 결과 우선 당장 다음달에 있는 올스타전 불참을 결의했다.

 

선수협의 뜻은 간단명료하다. 만약 올스타전이 정상적으로 개최되길 원한다면, 그 안에 다시 KBO 이사회를 열어 10구단 창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만약 그럼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올스타전은 물론 내년에 열리는 제3 WBC까지도 참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선수협의 생각이다. 이로써 KBO 이사회와 선수협의 정면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팬들의 반응이다. 야구팬들은 이미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유보 결정이 내려졌을 때부터 많은 야구인들과 뜻을 함께 하여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각종 야구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 KBO 이사회의 결정과 그것을 주도한 장병수 롯데 사장을 성토하는 글이 넘쳐났고, 이사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이 대다수였다. 일부 시민연대는 삭발 시위 등을 벌이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선수협의 올스타전 보이콧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팬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각종 야구 커뮤니티나 포털 사이트의 댓글을 살펴봐도 잘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팬들이 앞장 서서 선수협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올스타전 불참으로 인해 선수들이 10경기 출장 징계를 받는다면, 그땐 팬들이 나서서 무관중 운동을 벌이자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올스타전 보이콧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팬들을 무시하는 행동이나 팬들을 볼모로 잡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행위로 비춰질 수도 있는 조심스런 문제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팬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선수협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팬들 또한 그만큼 10구단 창단이라는 대전제에 동의하고 있으며, 선수협의 결정이 본인들의 이득만 쫓는 이기적인 결정이 아님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협을 비롯해 모든 야구인들과 관계자가 원하고, 절대 다수의 팬들도 찬성하는 것이 10구단 창단이다. 심지어 이미 10구단 창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나선 지방자치단체도 있으며, 창단의 뜻을 밝힌 기업도 존재한다. 반대하는 것은 오직 KBO 이사회 소속의 몇몇 구단 사장들뿐이다.

 

각 구단 사장들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10구단 창단을 유보시켰지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도 똑같은 이유로 프로야구 창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현재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여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9구단의 2013 1군 합류가 결정된 상황에서, 10구단의 창단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라는 것이 선수협과 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프로야구의 주인은 팬이라는 말은 각 구단과 KBO가 입버릇처럼 자주 하는 말이다. KBO 이사회 결과와 선수협 임시이사회 결과에 대한 팬들이 보여주고 있는 정 반대의 반응, 이것을 각 구단의 수뇌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프로야구의 주인들은 현재 선수협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iSportsKorea]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