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전반기결산④] 한계가 드러난 LG, 해결책이 없는 한화

by 카이져 김홍석 2012. 7. 23.

▲ 7 LG 트윈스(34 2 42 .447)

– 5할 승률 붕괴와 함께 드러난 전력의 한계

 

[마니아리포트 김홍석] 출발은 좋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LG를 최하위 후보로 예상했지만, 그러한 세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LG는 개막 이후 줄곧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상위권을 지켰다. 그러나 그 5할 승률이 깨지자, 언제 잘했냐는 듯 급속한 추락을 거듭하더니 결국 7위로 전반기를 마감하고 말았다.

 

개막 직전에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영구실격 처분을 받았고, 오프시즌 동안에는 이택근(넥센)과 조인성(SK), 송신영(한화) FA 계약을 통해 각각 다른 팀을 찾아 떠났다. 주전 포수와 1루수, 그리고 마무리와 2명의 선발요원을 잃은 상황. 1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야 하는 LG 입장에선 너무나 큰 출혈이었다.

 

그러나 LG는 개막 2연전에서 ‘1이라던 삼성을 연파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그때부터 LG는 시즌 62번째 경기까지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했고, 5할 승률이 걸린 10경기에서 10전 전승을 거두는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떨어지더라도 마지노선이 있었고, 그런 LG를 두고 올해는 달라졌다는 평가도 조심스레 나오기 시작했다.

 

주키치는 리그 최고의 좌안 에이스로 맹활약했고, 리즈 대신 마무리의 중책을 맡은 봉중근은 안정감 면에서 오승환과도 견줄 수 있는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진에는 최성훈과 이승우 등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가세해 힘을 보탰고, 불펜에는 미완의 대기라던 유원상이 팀의 8회를 완벽하게 지켜주었다.

 

그런 기세로 5할 승률만 지켜내면 1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파국은 한 순간에 찾아왔고, LG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그렇게 찾아온 위기를 극복할 힘이 부족했다.

 

LG 6 22~24일에 펼쳐진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처음으로 5할 승률이 깨졌다. 특히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22일 경기는 사실상 LG의 전반기 운명을 가른 중요한 시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경기는 8회를 마친 시점에서 홈팀 LG 5-3으로 앞서 있었다. 그리고 9회에는 올 시즌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팀의 승리를 지켜낸 마무리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봉중근은 강민호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연장 승부 끝에 5-6으로 패하고 말았다. 가장 큰 타격은 분을 이기지 못한 봉중근이 자해성 부상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이후 23일 경기에서 4-6으로 패한 LG 24일 경기에서도 1-7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그 동안 지켜왔던 5할 승률이 무너졌다. 그 이후의 추락은 한 순간이었고, LG 선수단은 그것을 막지 못했다. 22일 경기부터 내리 6연패를 당했고, SK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지만, 이후 다시 7연패를 당하며 끝없이 추락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또 다시 SK를 잡고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최근 18경기에서 4 14패를 기록한 LG 4위와의 격차가 5.5경기로 벌어진 7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봉중근만 있었다면 저렇게까지 심각한 위기를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한 명의 선수가 빠졌다고 하여 팀 전체가 흔들렸을 정도로 LG의 올 시즌 전력이 위태로웠다는 뜻도 된다. 기세를 타고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약점들이 5할 승률의 붕괴 이후 한꺼번에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LG는 올 시즌이 정말 절박하다. 그들은 지난 9년간 가을잔치와 떨어져 있었고, 올해도 실패하게 되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오명 속에 고개를 숙여야만 한다. 문제는 딱히 반전의 카드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 오프시즌 동안의 전력 누수가 얼마나 컸는지 이제서야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이제 전반기를 마쳤을 뿐이고, LG는 아직 5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4위 팀의 승률을 넘어서기 위해서 LG는 후반기에 34 21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만 한다. 과연 LG의 반전 드라마는 가능할까, 현재로선 그다지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는다.

 

▲ 8위 한화 이글스(28 2 49 .364)

– ‘다크호스가 아니라 그냥 어두운 시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개막 전 한화를 두고 올 시즌의 다크호스라고 평가했다. 확실한 4강 후보는 아니지만, 착실히 전력을 보강한 만큼 기세를 타면 4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팀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개막한 이후 한화가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2011년에 가장 많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일궈내며 공동 6위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는 오프시즌 동안 가장 뚜렷한 전력 보강이 이뤄진 팀이었다. 팀 내 최고 타자인 김태균이 3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왔고, ‘코리언 특급박찬호도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FA 시장에서 송신영을 붙잡는데 성공하며 지난 시즌 후반에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바티스타와 더불어 불펜 필승조도 구색을 갖췄다.

 

전년도 45푼의 승률을 기록했던 팀에 이 정도 전력 보강이 이뤄졌으니 내심 5할 승률과 더불어 4강 진출을 노리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중위권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다른 팀들의 전력 보강 요인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도 한화의 희망요소였다.

 

실제로 시즌이 개막한 후 김태균은 전반기 막판까지 4할을 넘나드는 놀라운 타격을 선보이며 팀 타선을 주도했고, 박찬호 역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의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며 2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이스 류현진도 시즌 초반 거침없는 페이스로 탈삼진을 쌓아가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한화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이들 3명이 전부였다. 나중에 되살아나긴 했지만 최진행은 한 동안 1할대 빈타에 허덕이며 김태균을 향한 견제를 분산시켜주지 못했고,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이대수는 수비와 타격에서 모두 실망만 남겼다. 믿었던 송신영과 바티스타마저 번갈아 가며 불을 지르는 등 그 어떤 불펜 투수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류현진의 전반기 승수는 고작 3승에 불과했다. 역대 최연소 100(현재 92)은 물론 데뷔 이후 줄곧 유지해온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의문스런 상황이다. 팀 내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 2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한 명도 없고, 팀 평균자책점은 4.95로 최하위다. 1위 삼성(3.55) 7 LG(4.21)의 격차보다 7위와 8위의 차이가 더 크니 말 다했다.

 

5월 이후 최진행이 되살아나면서 장성호-김태균-최진행이 버틴 중심 타선은 다른 구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 되었으나,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선은 그 강력한 중심타선을 빛 좋은 개살구로 만들고 말았다. 타율(.398)-출루율(.491) 1, 장타율(.614) 2위인 김태균의 타점(52)과 득점(41) 순위가 각각 6위와 11위라는 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시즌 개막전에서 류현진을 앞세우고도 롯데에 패한 이후 단 하루도 한화보다 승률이 낮은 팀을 발견할 수 없었다. 개막 이후 줄곧 최하위를 지키고 있는 퍼펙트 꼴찌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더 이상 한대화 감독을 향해 야왕이라 치켜세워주는 팬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바티스타와 션헨,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패전처리로 기용하고 있는 한대화 감독의 속은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지만, 후반기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3할대 승률로 꼴찌로 내려앉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연 한화는 이대로 류현진을 역대 가장 불운한 에이스로 만들고 말 것인가?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