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스포인트 이야기

놀라운 진화, 7월 최고 투수는 KIA 앤서니!

by 카이져 김홍석 2012. 7. 27.

7월 최고의 투수는 누구일까? 비로 인해 취소되는 경기가 많아 투수들도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고, 중위권 싸움이 혼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거침 없는 연승가도를 달린 선수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선수가 있으니,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30)가 그 주인공이다.

 

앤서니는 7월 한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26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3점만 허용했다.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고, 구원투수로도 2경기에 등판해 팀의 요구에 충실히 따르며 제 몫을 했다.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가 앤서니의 7월 성적이며,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184)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단연 1위다.

 

4월까지만 해도 앤서니는 퇴출 후보 선수중 하나였다. 4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7점을 허용했고, 피안타율이 .333에 이를 정도였다. 선발로는 뛰지도 못하고 불펜에서도 부진했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즈와 함께 일찍부터 퇴출설이 나돌기 시작했으며, KIA도 이젠 외국인 투수 보는 눈이 사라졌다는 푸념 섞인 팬들의 한탄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KIA는 새 외국인 투수인 헨리 소사를 영입했고, 선동열 감독은 앤서니와 라미레즈 둘 중 누구를 퇴출시킬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소사의 계약 소식이 들려온 직후만 해도 대다수의 팬들은 앤서니가 한국을 떠나게 될 줄만 알았다. 라미레즈는 워낙 메이저리그 경력이 뛰어난 선수였고, 어차피 둘 다 부진하다면 앤서니가 먼저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선동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앤서니가 한두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하자 선동열 감독은 과감하게 라미레즈를 내보내고 앤서니를 남겼다. 다소 의외의 결정이었지만, 팬들도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는 과정이 끝나면 앤서니 역시 퇴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4월 한달 동안 1 2패 평균자책점 7.91이란 최악의 성적을 받아든 앤서니는 5월 들어 2 3패 평균자책 3.62의 좋은 성적을 받아 들며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6월 들어서도 호투를 이어가며 3.55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7월 들어서는 아예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앤서니의 성적은 8 7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아주 준수하다. 한때 나돌던 퇴출설은 쑥 들어간 상태고, 이젠 KIA 4강 진출을 이끌 기대주란 평가를 받고 있다. 2개월 만에 그 입지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물론 그 모든 일은 앤서니가 진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각각의 기록 항목에 배점을 매겨 그 총점으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카스포인트(Cass Point)를 살펴보면 앤서니의 변화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4월 한달 동안 앤서니의 카스포인트는 -97점이었다. 팀에 보탬이 되기 보단 해가 됐다는 뜻이며, 순위는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앤서니의 월간 카스포인트는 5월의 203, 6월의 178점을 거쳐 이번 7월에는 무려 610점으로 수직 상승했다. 앤서니의 7월 카스포인트 랭킹은 1, 그것도 모든 투수와 타자를 합친 전체 선수들 가운데 1위다. 앤서니의 실력과 위상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즌 전체 카스포인트도 895점으로 팀 내에서는 윤석민(1,135-전체 14)과 소사(898-22)에 이어 3, 투수 전체 23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변화다.

 

올 시즌은 유독 시즌 초반에 부진하다가 나중에 되살아난 선수가 많았다. 다승 1위 장원삼과 한화의 최진행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리고 앤서니 역시 그런 선수들 중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성적이라면 KBO에서 매월 시상하는 월간 MVP’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KIA는 소사를 이미 국내에 데려온 후 퇴출선수를 결정했다. 기존의 두 투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선동열 감독은 그렇게 해서라도 신중하게 퇴출선수를 골라야만 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속에 남겨진 앤서니는 이후 선 감독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하며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KIA는 현재 앤서니와 소사, 두 외국인 투수가 좋은 피칭을 해준 덕에 5할 승률에 올라서며 4강 싸움을 펼치고 있다. 만약 당시 앤서니를 퇴출했다면, 과연 지금의 KIA 4강 싸움에 참여할 수 있었을까? 라미레즈가 아니라 앤서니를 택한 선동열 감독의 혜안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이 포스팅은 카스포인트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