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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NCAA] 기적의 농구팀 Drake!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11.


드레이크 대학교는 아이오와 주에 위치한 조그만 사립학교입니다. 대학 농구사에 엄청난 업적을 남긴 팀도 아니고, 군소 농구 컨퍼런스(정식 명칭은 미주리 밸리 컨퍼런스)에서조차 1971년 이후 1등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한 변변한 성적 하나 없는 학교이죠.


하지만 지난 1969년에 전미 4강에 한 번 들었던 것을 제외하곤 지난 40년간 변변한 성적표조차 없는 이곳이 2008시즌에 최고의 농구선수들을 가진 학교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했을까요.


이번 시즌 드레이크는 컨퍼런스에서조차 9위권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전국에서 200위권)을 뒤엎고 전미에서 20위권에 오르면서 순항중입니다. 이에 근처 주민들은 생업을 뒤로 한 채, 드레이크대학교의 응원단을 만들어서 전국을 누비고 있죠.


사실 선발명단을 보면 어떻게 이런 팀이 전미에서 20위권에 들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감독조차도 이번 시즌에 드레이크라는 팀을 맡게 될지 몰랐다고 하는데요.


아버지인 코치 탐 데이비스가 갑작스런 은퇴를 선언하자마자, 아들인 키노 데이비스는 변변한 감독경험도 없이 팀을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지만, 4학년생들이 모두 졸업 하고나자 팀에는 단 5명의 선수만이 남게 되었죠. 농구를 하려면 최소한 10명은 있어야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키노 감독은 선수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그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번 시즌 팀MVP인 애덤 에머네커는 등록금이 없어서 야구를 한다는 선수를 설득해서 농구를 시키게 되었고, 이번 시즌 팀 내 리바운드 1위인 조나단 칵스는 입단테스트를 받고 들어온 육상선수 출신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고향인 오클라호마에서 너무 말랐다고 퇴짜를 맞은 자쉬 영은 미친 듯이 살을 찌운 후, 드레이크대학에 들어왔고, 클레이튼 코버는 무릎이 아파서 걸을 수조차 없던 선수를 치료를 통해서 낫게 만든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가장 신기한 건 이 팀의 득점 1위인 레나드 휴스턴입니다.


휴스턴은 이번 시즌 14.2득점으로 팀 득점 1위였고, 팀이 속한 컨퍼런스에서도 득점 3위에 올랐는데 이 선수는 이번 시즌 전까지 농구공을 잡아 본 적도 없는 선수라고 합니다.


어찌됐든 이렇게 새로 5명의 선수를 데려온 키노 데이비스 감독은 엄청난 훈련을 통해서 이 선수들을 28승 4패의 강팀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며칠 후면 미 대학농구(NCAA)의 64강 토너먼트(소위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가 시작되는데 그들은 이미 강팀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신데렐라 스토리조차 아니라는 이야기이죠.


도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을 것 같은 이 팀이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었을까?라고 생각되지만 그들의 성적표를 보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면이 있습니다.


팀 내 MVP이며, 컨퍼런스 MVP인 애덤 에메네커는 무려 4개 과를 복수전공 하고 있고 평균평점이 3.97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9명의 선수들도 평균평점이 모두 3.0이 넘습니다.


다들 공부를 잘해서인지, 드레이크는 실책이 적은  팀이고, 감독의 지시에 따라서 빠르게 변화하는 아주 똑똑한 팀이라고 합니다. 농구도 머리가 좋으면 잘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번 시즌 돌풍의 주역, 아니 이미 강팀으로 자리 잡은 드레이크, 작년까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은 이번 시즌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드레이크의 돌풍이 어디까지 갈 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