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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이야기

준PO 승리를 통해 롯데가 얻은 것은?

by 카이져 김홍석 2012. 10. 15.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년 동안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2008년에는 삼성, 2009년과 2010년에는 두산, 2011년에는 SK에게 무릎을 꿇었다. 공교롭게도 상대팀은 올 시즌 1~3위 팀들이고, 그 중 두산을 상대로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이겨서 올라간다면 SK는 물론 삼성을 상대로도 복수할 기회가 있는 셈이다. 이런 면에서 올 시즌 롯데의 포스트시즌 테마는 리벤지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롯데는 이번 준PO에서 5수만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맛봤다. 1999년 한국시리즈와 2000년 준PO를 포함하면 7번째 도전, 13년만이다. 당연히 선수들은 감격과 환희에 온 몸을 부르르 떨었고, 팬들 역시 난리가 났다. 그리고 이번엔 플레이오프에서 SK를 만난다. 쉽지 않은 상대다. 그래도 롯데는 준PO 4차전에서 마무리한 덕에 최상의 조건으로 PO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만약 4차전 경기에서 대역전극을 펼치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면, 롯데 선수들은 또 다시 지독한 패배의식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컸다. 지난 4년 동안 이어져 온 지긋지긋한 패배 DNA’가 다시 한 번 선수들을 주눅들게 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과정이야 어쨌건, 결과적을 롯데는 승리했고, 이를 통해 선수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옛말에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같은 무대에 서 있더라도, 이긴 경험이 더 많은 사람과 패배한 경험이 더 많은 사람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야구 팬들이 SK 선수단을 향해 가을야구 DNA’를 논하는 것도 바로 그래서다. 그런 면에서 롯데 선수들에게 이번 준PO에서 이겨본 경험은 정말 큰 재산이 될 전망이다.

 

3일 간의 달콤한 휴식

 

플레이오프는 16()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12()에 준PO 일정을 마무리 한 롯데는 3일 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만약 롯데가 5차전까지 가서 승리했다고 한다면, 고작 하루의 휴식만 취한 후 PO를 치러야 했다. 그래서야 팀을 재정비할 시간도, 지친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돌볼 여유도 부족하다.

 

지난해에도 SK KIA와의 준PO 4차전에서 마무리하고 PO에 올라왔고, 그 기세를 몰아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그도 그럴 것이 SK는 적당한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던 반면, 2위로 기다리고 있었던 롯데는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반대 상황이다.

 

롯데가 이번 PO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열흘이나 쉰 탓에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 SK 1차전에서 꺾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만 하다. 역대 PO에서 2위 팀의 승률은 21번 중 11번으로 간신히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그만큼 준PO를 치른 체력적 부담만큼, 경기 감각의 하락이 시리즈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에이스 유먼의 1차전 선발 투입

 

롯데는 현재 3~4선발의 존재감이 극히 미미하다. 사도스키는 아직 엔트리에 포함될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고, 고원준도 안정감이 많이 떨어진다. 원투펀치인 유먼과 송승준이 팀의 두 기둥이랄 수 있는데, 다행히도 롯데는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서 에이스쉐인 유먼(카스포인트 2,777-투수 6)을 선발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PO 5차전까지 이어졌다면, 롯데는 어쩔 수 없이 유먼을 선발로 기용해야만 했다. 그랬다면 만약 5차전에서 이겼다고 해도,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의 승산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PO에서 1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등판한 송승준도 PO 1차전 선발등판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이미 지고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먼은 롯데가 가진 최고의 무기. 현재 살아남은 삼성과 SK까지 모두 살펴봐도 유먼 만한 투수가 없다. 롯데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필승 카드이며, 그런 에이스를 1차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유먼은 올 시즌 SK 5번 만나 .202의 피안타율과 1.27의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이 누가 되더라도 유먼이 등판한다면 일단 롯데의 우세를 점칠 수 있게 된다.

 

이번 PO에서도 롯데의 노림수는 준PO와 같다. 유먼과 송승준이 등판하는 1~2차전을 이기고 난 후, 4차전에서 유먼을 구원투수로 투입하여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것. 그러면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송승준과 유먼을 차례로 투입할 수 있다. 이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만약 5차전까지 간다 하더라도, 원투펀치의 활용폭이 좀 더 넓어졌다는 점은 아주 다행스런 요소다.

 

일단 준PO 4차전에서 마무리한 덕에 롯데는 SK와 제대로 한판 붙어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됐다. 5년째 계속되고 있는 롯데의 도전, 그리고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 올해는 부산 갈매기의 한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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