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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한국 야구 자존심 드높여준 류현진의 2573만 달러!

by 카이져 김홍석 2012. 11. 10.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적료)이 공개되었군요. 무려 ‘2,573만 달러(약 280억원)라는 놀라운 액수였습니다. 류현진이 얼마나 대단한 투수인지가 그 금액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또한,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능력 역시 함께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지난 2년 동안 류현진의 시장 가치가 많이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1,000만 달러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시장 상황은 류현진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그것이 이번의 결과로 드러났다고 봅니다.

 

2년 전 박동희 기자가 류현진의 몸값은 6천만~1억 달러 가량이 될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에 동조해 5년 기준으로 5,00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란 말을 포스팅 내용에 포함시킨 적이 있습니다.( http://mlbspecial.net/1499)

 

그게 한창 상한가를 치던 2년 전 당시 류현진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이후 지난 두 시즌의 류현진은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에 혹시나 기대치가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었는데, 역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류현진을 주목해왔고, 그들의 평가 기준은 최근 몇 년간의 성적 따위가 아닌 잠재력과 가능성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이상훈과 임창용 등의 사례 때문에 류현진에 대한 평가 역시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니 그분들의 생각 역시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요. 심지어 2년 전에 5천만 드립을 쳤던 저 조차도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해당 선수의 성적이 아니라 잠재력과 가능성입니다. 그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을 하여 해당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까를 가늠하는 것이지요. 이상훈과 임창용의 평가가 낮았던 것은 그들의 한국 리그에서의 성적과 무관하게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뿐입니다. 반대로 류현진은 높은 평가를 받았고요.

 

그 동안 류현진과 가장 많은 비교 대상이 되었던 선수는 현재 볼티모어에서 뛰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의 대만인 투수 천웨인입니다. 천웨인은 지난해 3년간 1,139만 달러에 볼티모어와 계약을 하고 빅리그에 진출했죠. 일본에서 정상급 투수였던 천웨인의 가치도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류현진의 몸값 역시 낮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 분들의 입장 역시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일본 최정상의 투수인 다르빗슈 유는 6년간 무려 1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몸값에 메이저리그 진출이 결정되었었습니다. 일본리그 성적을 봐도 다르빗슈의 성적이 천웨인보다는 뛰어나긴 하지만, 몸값 격차가 5배나 될 정도로 절대적인 차이는 아니었지요. 결국 그들의 몸값 역시 일본에서의 성적 보다는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평가였던 겁니다.

 

천웨인은 대만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투수였고, 일본에서도 90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리그든 그곳에서 90점 이상 받는 선수들은 해당 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평가받을 수 없는 레벨이라 볼 수 있지요. 천웨인은 그렇게 대만에서 일본으로 진출했고, 또 미국 무대에 도전했습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투수입니다. 이미 한국리그의 수준으로는 류현진이라는 거물의 기량을 100% 평가할 수 없었던 거죠. 그리고 류현진은 국제 무대에서 일본과 쿠바를 상대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일본에서도 최정상급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증명했었습니다.

 

천웨인이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류현진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애당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보고 판단하는 건, 해당 리그의 수준이나, 그곳에서의 성적이 아니니까요. 그들은 류현진의 체격 조건과 스테미너, 그리고 피칭 그 자체를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메이저리그에 그대로 대입했을 때, 어느 정도 레벨이겠는가를 가늠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 천웨인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단 류현진은 아시아 선수들 가운데서도 손에 꼽히는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팅 금액과 연봉 총액이 대체로 비슷했던 과거의 전례를 본다면, 류현진의 계약은 약 5~6년 기준으로 2,500~3,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총액 5,000만 달러가 넘어가는 것이죠.

 

이미 그것만으로도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크게 높아졌고, 한화 역시 포스팅 금액을 고스란히 챙김으로써 류현진 없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 한 명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 것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와 한화 구단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을만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지요.

 

중요한 건 이제부터입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의 몸값은 잠재력으로 결정됩니다. 하지만 그 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100%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죠. 실제로 류현진보다 높은 포스팅 금액에 낙찰되었던 3명의 선수 중 이가와 게이( 2,600)는 실망만 안겨줬고, 마쓰자카( 5,111) 역시 지금은 먹튀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니까요.

 

류현진이라면 잘해낼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자만은 금물입니다. 어디까지나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은 철저한 신인 신분이고, 도전자의 입장입니다. 오히려 이번의 높은 포스팅 금액이 류현진에게 부담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멘탈이 강한 선수인 만큼 크게 걱정하진 않지만, 그가 언제까지나 초심을 잃지 않고 한국 국가대표의 심정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성공시대를 활짝 열어젖히길 기대해 봅니다. 류현진이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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