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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1000만 달러 사나이’ 류현진, 팀 내 몸값 순위는 겨우 11위?

by 카이져 김홍석 2012. 12. 11.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크하던 괴물류현진이 마침내 LA 다저스 측과 6년간 36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류현진의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계약 마감 시한까지 시간을 끈 슈퍼 에이전트스캇 보라스의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이 계약에는 매년 투구이닝에 대한 100만 달러 옵션과 5년 후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선수에게 아주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서 다저스가 이적료명목으로 한화 측에 지급해야 하는 포스팅 금액(2573 7737달러 33센트)까지 합친 류현진의 실질적인 몸값은 6년간 6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연평균 1000만 달러( 108억원) 이상을 투자할 만큼 류현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 선수의 연봉으로 1000만달러라는 금액을 처음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 당시의 박찬호가 처음이었다. 2000시즌 18승을 거두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박찬호는 이듬해 연봉으로 990만 달러를 약속받았는데, 이는 당시만 하더라도 FA가 되기 전 투수의 단일 시즌 연봉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었다.

 

2001년에도 15승을 거둔 박찬호는 2002년 텍사스 레인져스로 이적하면서 5년간 6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완성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박찬호의 몸값은 빅리그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했고, 팀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귀하신 몸이었다.

 

10년여가 지난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12년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전체 평균 연봉은 약 320만 달러에 달한다. 최정상급 에이스나 거포들은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당연하게 받고 있고, 1~2년만 좋은 활약을 펼쳐도 1000만 달러의 벽을 어렵지 않게 돌파하는 편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류현진이 몸담게 될 다저스의 상황은 좀 더 특별하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매직 존슨이 속해 있는 투자 그룹이 인수한 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팀 전력을 한층 강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1000만 달러면 팀 내 몸값 랭킹에서 상위권에 속할만한 수준이지만, 다저스에서는 다르다. 이적료를 포함하더라도 류현진의 몸값은 팀 내 1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총 18, 그 중 4명이 현재 다저스 소속이다.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7년간 15400), 외야수 칼 크로포드(7년간 14200)와 맷 켐프(8년간 16000), 그리고 며칠 전 다저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우완 에이스 잭 그라인키(6년간 14700)가 그 주인공들이다. 다른 팀에는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초고액 연봉 선수만 4, 이들의 연봉만 합쳐도 어지간한 팀의 선수단 전체 연봉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 외에도 조쉬 베켓(투수, 4년간 6800)과 안드레 이디어(외야수, 5년간 8500)가 연평균 1700만 달러를 받고 있고, 헨리 라미레즈(유격수, 6년간 7000), 테드 릴리(투수, 3년간 3300) 채드 빌링슬리(투수, 3년간 3500)까지 총 9명의 선수가 연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내년에 1100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어 있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까지 포함하면 정확히 10명이 류현진보다 높은 평균 몸값을 자랑한다.

 

1000만 달러급 선수를 예전보다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의 평균적인 팀에서라면 팀에서 적어도 5위 안에 들어갈만한 몸값이다. 하지만 다저스에서는 10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이미 다저스의 선수단 총 연봉은 악의 제국이라 불리던 뉴욕 양키스를 훨씬 뛰어 넘는다.

 

문제는 류현진보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10명의 선수 중 5명이 선발투수라는 점이다. 커쇼는 확고부동한 팀의 에이스고, 그라인키 역시 2009년 사이영상에 빛나는 정상급 투수다. 내년의 다져스는 이들이 원투펀치로 활약할 것이 확실한 가운데, 3선발 이후의 교통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몸값은 높지만 베켓과 빌링슬리, 릴리 등은 모두 부상 전력이 있고, 당장 내년 시즌에도 몇 경기나 출장할 지 장담할 수 없다. 다저스가 류현진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러나 건강하기만 하면 언제든 류현진의 입지를 흔들 수 있는 투수들이라는 점은 잊어선 안 된다.

 

베켓은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경험을 지니고 있으며,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투수로 명성이 높다. 빌링슬리는 올해까지 6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안정적인 투수고, 프렌차이즈 출신이라는 이점이 있다. 릴리의 경우 올해는 부상으로 8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2003년부터 9년 연속 10승을 거둔 바 있는 수준급 좌완투수다.

 

게다가 몸값은 이들보다 적지만 당장 2012년에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들도 있다. 내년에 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애런 하랑은 올해 10 10패 평균자책점 3.61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연봉 600만불의 크리스 캐퓨아노 역시 12 12패 평균자책점 3.72의 준수한 성적으로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지켰다.

 

그 동안의 명성과 올해의 성적만 놓고 보면 다저스에는 류현진 외에도 3선발급 이상의 투수가 무려 7명이나 있는 셈이다. 그 중 하랑과 캐퓨아노는 당초 내년 시즌 류현진에게 기대했던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을 올해 달성한 선수들임에도, 그라인키와 류현진의 영입에 따라 트레이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다저스의 행보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좋은 선수를 향한 그들의 구애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류현진의 팀 내 몸값 랭킹은 좀 더 뒤로 밀릴 수도 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정상을 목표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지만, 다른 팀에서는 하지 않아도 될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은 류현진의 진짜 도전이 이제부터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MLB.com, SI.com 메인화면 캡쳐]

 

☞ 이 글은 <데일리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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