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친소②] 4명의 슈퍼스타 타자들, 올해는 몸값 할까?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야구팬들이 올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류현진과 호흡을 맞춰 시즌을 치를 팀 동료들에게도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5월까지 치른 51경기에서는 32승 19패라는 독보적인 성적으로 MLB 30개 팀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의 111경기에서는 54승 57패의 부진에 빠지며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만 했다.
자금력이 충분한 다저스 구단은 지난 1년 내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고, 이번 겨울에도 FA 시장에 나온 이름값 높은 선수들의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포스팅 금액까지 합쳐 연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류현진이 팀 내 몸값 서열 10위 권에도 들지 못할 정도의 공룡 구단이 된 상황. 류현진과 함께 호흡을 맞출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기만 하다.
▲ 화려한 외야진, 이름값만 놓고 보면 리그 최강!
다저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선수단 연봉이 가장 높은 팀이다. 연평균 1700만 달러 이상의 초고액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도 무려 6명이나 되는데, 그 중 3명이 외야수다. 몸값만 놓고 본다면 다저스의 외야진은 다른 그 어떤 구단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중견수 멧 켐프는 8년간 1억6000만 달러, 좌익수 칼 크로포드는 7년간 1억4200만 달러, 그리고 우익수 안드레 이디어는 5년간 8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이 약속되어 있는 선수들이다. 누군가 트레이드 되지 않는 한, 이들 3명은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다저스의 외야진을 지키게 될 전망이다.
셋 다 그만한 연봉을 받을만한 실력도 있다. 켐프와 이디어는 지난 2006년 나란히 다저스에서 데뷔한 선수들이며, 그 후 다저스 외야진을 든든하게 지키며 성장해왔다. 이디어는 2009년 31홈런 106타점을 기록한 바 있는 31살의 좌타 거포이며, 올해로 29살이 된 켐프는 지난 2011년 39홈런 126타점 40도루 타율 .324의 화려한 성적으로 리그 MVP 투표 2위에 오른바 있다.
좌익수 칼 크로포드는 탬파베이 시절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명성을 날렸다. 리그 11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32살의 한창 나이이며, 4~50개의 도루와 15개의 홈런이 동시에 가능한 좌타자다. 크로포드가 지난해까지 기록한 432개의 도루는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들 가운데 3위, 통산 타율(.292)도 준수하지만 리드오프답지 않은 장타율(.441)이 더 돋보이는 선수다. 세 명의 외야수가 모두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을 정도로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다.
▲ 곤잘레스와 라미레즈, 내야진 역시 막강해
다저스는 작년 후반기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팀 내 유망주들을 모두 내어주면서 2건의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었다. 그 결과 마이애미와의 트레이드를 통해서 유격수 헨리 라미레즈를 데려왔고, 보스턴으로부터는 조쉬 베켓과 칼 크로포드, 그리고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를 받아왔다.
라미레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뒤를 잇는 현역 최고의 유격수다. 2006년 데뷔 후 7년 동안 5차례나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그 중에는 30홈런-30도루도 한 차례 포함되어 있다. 최근 2년 동안은 갑자기 타격 난조에 빠져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통산 타율이 .298에 이를 정도로 정확도도 뛰어난 선수. 1번부터 5번까지 어떤 타순에 가져다 놔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타자이기도 하다.
곤잘레스는 2006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2012년까지 7년 동안 206홈런 726타점을 기록한 강타자이며, 3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을 정도로 현역 최고의 1루 수비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올해도 다저스의 발 빠른 1~3번 타자 뒤에서 찬스에 강한 4번 타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5명의 선수들에 비하면 다소 레벨이 떨어져 보일지 모르지만 2루수 마크 앨리스와 3루수 루이스 크루즈, 포수 A.J. 엘리스 등도 10개 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준수한 선수들이다. 마크 엘리스는 오랫동안 오클랜드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펼쳐왔고, 크루즈와 A.J. 앨리스는 모두 지난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내야 백업 멤버인 닉 푼토와 후안 유리베 등도 나름 재간이 있는 베테랑이다.
이처럼 다저스의 야수진은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모여 있다. 아직 타순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크로포드-이디어-켐프-곤잘레스-라미레즈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상위타선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며, 또한 6~8번 타자들 역시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상당한 위력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 최대 변수는 선수들의 건강!
문제는 다저스의 저 야수진이 100% 실력을 발휘하며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해당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을 다투는 4명의 슈퍼스타들이 전부 지난 1~2년 동안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들이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다저스 타선이 리그 최강을 논할 수 있겠지만, 빈 수레가 소리만 요란할 확률도 외면할 수 없다.
켐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았고, 크로포드는 다저스로 트레이드 되기 전에 이미 토미 존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이들이 얼마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주느냐는 올 시즌 다저스의 최대 관심사. 재작년에 MVP급 활약을 펼쳤던 켐프는 부상만 떨쳐낸다면 별 걱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1년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크로포드는 부진의 원인이 부상이었다는 것을 올해 실력으로 증명해야만 한다.
곤잘레스는 지난해 .299의 타율로 108타점을 기록하며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정작 홈런은 18개에 불과했다. 2009년 40홈런을 기록한 후 3년 연속으로 홈런 개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올해도 그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다저스로서는 곤란하다. 2010년까지 통산 .31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가 지난 2년 동안 .252의 낮은 타율에 그친 라미레즈 역시 마찬가지.
이처럼 지금의 다저스에는 뛰어난 타자들이 많이 모여 있다. 이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명성에 어울리는 성적을 보여준다면 올 시즌 류현진의 경기를 지켜보는 국내 팬들은 화끈한 팀 타선의 도움에 환호를 보내게 될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팀 동료들의 도움을 얻지 못해 고생했던 류현진, 과연 메이저리그에서는 새로운 동료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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