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고전하는 류현진, 지금은 MLB를 배워가는 중!

by 카이져 김홍석 2013. 3. 14.

류현진(26, LA다저스)의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과 다른 메이저리그 타자들 상대하는 요령을 얼마나 빨리 익히느냐다.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괴물류현진의 피칭은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잘 던지다가도 한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두 경기 연속 보여줬고, 그로 인해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국 현지의 일부 언론에서 류현진의 불펜행을 전망하는 듯한 기사가 나오고 있다는 것도 불안하다.

 

지난 1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3회까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지만, 4회 들어 갑작스레 난조를 보이며 3실점했다. 4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의 아쉬운 결과. 문제는 앞선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도 똑같이 3회까지 잘 던지다가 4회에 무너졌었다는 점이다.

 

일단 구위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4경기(선발등판 3)에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당 1개꼴이 넘는 수준이다. 현재 시범경기에서 10이닝 이상 소화한 40명의 투수들 중에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는 투수는 10명에 불과한데, 류현진도 그 중 한 명이다.

 

탈삼진은 투수의 구위를 나타내는 척도와도 같다.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을 상대로도 이만한 삼진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류현진의 구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만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실제로 밀워키전이 끝난 이후에도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과 포수 A.J. 엘리스는 류현진이 끝까지 힘 있는 공을 던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제는 경기 운영 능력이다. 류현진은 밀워키전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도 78개의 공을 던지는 등 시범경기에서 이닝당 평균 18.7개의 공을 던지고 있다. 보통 15~6개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봤을 때, 아직까진 류현진이 경기를 풀어감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10이닝 동안 13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은 4개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 중 2개가 스트레이트 볼넷이었고, 전체 투구수 가운데 볼의 비율이 40%를 훨씬 넘어간다.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 평균 4.23개의 공을 던지는데, 이 또한 많은 축에 속한다.

 

메이저리그는 기본적으로 한국 프로야구보다 좀 더 적극적이다. 타자들이 승부를 거는 타이밍이 좀 더 빠르다는 뜻이다. 그에 따라 투수 역시 타자를 상대함에 있어 좀 더 다른 투구 패턴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카운트에 따라 볼을 섞는 비율도 한국과 다르다. 한국에서의 피칭에 익숙해 있던 류현진이 처음엔 어려움을 겪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는 메이저리그 첫해였던 지난해 191이닝 동안 221개의 삼진을 잡았고, 8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탈삼진 능력은 명불허전이었지만, 일본 시절 9이닝당 1.94개에 불과했던 볼넷은 4.19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류현진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똑같이 경험했던 것이다.

 

류현진은 앞으로 2~3번의 시범경기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선발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는 다른 투수들의 현재 상태와 성적으로 봤을 때,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부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싶다면,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의 차이를 최대한 빨리 인정하고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MLB.com 캡쳐]

 

☞ 이 글은 <데일리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