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
이성열(29, 넥센 히어로즈)이 돌아왔다. 2010년에 24홈런 86타점의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2년 연속 7홈런에 그치자 팬들은 점점 그를 기억 속에서 지워갔다. 그런데 올 시즌은 개막 후 4경기만에 4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블성열’의 완벽한 부활. 현재 이성열은 홈런(4개)-장타율(.839) 1위, 타점 4위(9개), 득점 3위(9개) 등 타격 대부분의 기록에서 최상위권에 랭크 되어있다. 4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리기 전, 4월 첫째 주의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로 선정된 이성열을 만났다.
㈜한국 펩시콜라와 SBS ESPN이 함께하는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는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퍼펙트 타자를 찾기 위해 매주 ‘누타수+타점+결승타’를 기준으로 수상자를 가린다. 4월 첫째 주에는 35포인트를 기록한 이성열이 31포인트의 신종길(30, KIA 타이거즈)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Q) 4월 첫째 주의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로 선정되었다. 올해부터 새로 생긴 상의 첫 주인공이 되었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 이렇게 좋은 상을 만들어서 주시니 감사하다. 상이 생긴 후 첫 수상자라고 하니 더 기분이 좋고 영광이다.
Q) 진심으로 축하한다. 현재 홈런 1위다. 시즌 초반의 타격 페이스가 아주 좋은데 무언가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
- 작년에는 갑자기 팀을 옮긴 후 적응을 잘 못해 애를 먹었다. 올해는 스프링 캠프를 거치면서 팀에 완전히 적응했고 좋은 감독, 코치님들 만나서 그분들 지도 하에 운동하다 보니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허문회 코치님이 편하게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Q) 2010년에 24홈런을 기록한 후 지난 2년 동안은 좀 부진했다. 올 시즌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면?
- 지금 개인적인 목표를 따로 말하긴 좀 그렇다. 넥센이 창단된 지 올해로 6년째인데 아직 한번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야구선수라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장 우선적인 목표고, 그걸 위해 노력하면 개인 성적은 자연히 따라올 것 같다.
Q) 그럼 딱히 따로 정해놓은 개인적인 목표치는 없나?
- 홈런을 몇 개 치고 타점을 얼마나 많이 기록하고, 이런 것보단 아프지 않고 올 시즌 전체를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2010년 좋은 성적을 낸 후 2년 연속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했고, 그러다 보니 야구에 대해 좀 더 간절함이 생긴 것 같다.
Q) 사실 다른 대형타자들에 비해 비교적 큰 체구(185cm 95kg)는 아니다. 하지만 홈런 숫자는 적지 않다. 장타를 생산해 내는 본인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 부모님이 주신 건강한 몸이 가장 큰 비결인 것 같다. 또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챙겨주셨다. 웬만한 몸에 좋다는 건 다 먹어본 것 같다.(웃음)
Q) 예전에 ‘아직도 포수마스크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요즘도 그런 생각 가끔 하나?
- 경기가 연장전에 돌입해서 포수가 부족하거나 하면 모를까, 팀 내에 좋은 포수가 많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지명타자든 외야든 팀에 보탬이 되는 포지션에서 뛰는 게 맞는 것 같다.
Q) 포수 출신이기에 타석에서, 혹은 수비 중에 유리한 점이 있을 법하다. 어떠한가?
- 포수가 공을 놓치면 곧바로 실점과 연결된다. 그래서 내야든 외야든 수비를 하고 있을 때는 절대 공을 뒤로 빠뜨리지 않아야겠다는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포수를 하던 당시 느꼈던 긴장감이 지금에 와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Q) 당신이 졸업한 효천고는 당시 최강이라 불려도 손색 없을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3학년 때에는 2학년에 김수화(전 넥센), 1학년에 김선규(LG) 등이 있었다. 당시 추억거리가 있었다면 이야기 해 달라.
- 당장 기억나는 재미나는 이야기는 없다. 다만 지금은 야구를 그만둔 김수화는 그야말로 ‘깜짝 스타’였던 것 같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1~2학년 때는 조용하다가 3학년만 되면 대단한 피칭을 선보이며 전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좋은 재능을 프로 무대에서 끝내 꽃 피우지 못한 게 아쉽다.
Q)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또 두산에서 넥센으로 왔다. 공교롭게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을 모두 경험했는데, 각 팀의 특징이나 장단점이 있다면?
- 이건 좀 민감한 부분이다. 노 코멘트 하겠다.(웃음)
Q)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현 소속팀인 넥센에 오게 되어 좋은 점은 무엇인가?
-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LG와 두산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넥센은 젊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강점이 있다. 물론 나를 포함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올해 열심히 하다 보면 ‘가장 큰 반전이 있는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반전 있는 팀’ 넥센이라, 기대된다. 혹시 개인적으로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 선수가 있는가?
- 아쉽게도 넥센에는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타자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등번호와 이름 이니셜이 똑 같은 ‘국민타자’ 이승엽 선배를 닮고 싶은데, 너무 최정상의 탑클래스 선수라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 뿌듯하다. 두산 시절에는 후배지만 김현수의 타격과 멘탈을 보고 많이 배웠다. 지금도 가끔 통화하면서 조언을 주고받곤 한다.
Q) 흔히들 3할-30홈런-100타점을 ‘특급타자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올해 세 가지 기록 모두 달성하면 좋을 텐데, 우선 그 중에서도 가장 탐나는 기록이 있다면?
- 야구의 꽃은 홈런이지만, 그보다는 많은 타점을 기록하는 것이 팀에 가장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 많은 타점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이번에는 약점을 한 번 물어보자. 2010년에 129경기에서 136개의 삼진을 당했고, 올해도 8경기에서 11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성열에게 삼진이란?
- 삼진 당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면 홈런이나 안타가 지금처럼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삼진 200개 먹는다는 각오를 하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삼진을 자주 먹더라도 안타와 홈런을 많이 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렇다고 겁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웃으며)그런데 삼진 당해서 주루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그게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되더라.
Q) 하긴, 삼진은 홈런타자의 훈장이라는 말도 있다. 공식 질문이다. 이성열에게 ‘야구’란?
- 전쟁이다. 예전에는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상대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 잔인한 말일지 모르지만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Q) 인상적인 답변이었다. 경쟁이라는 말을 들으니 생각났는데, 오늘(10일) 상대할 SK 선발 레이예스는 4월 첫째 주의 ‘게토레이 퍼펙트 피처’로 선정되었다. 퍼펙트 피처와 히터의 대결인데, 오늘 한 방 날릴 자신 있는가?
- 아주 좋은 투수라는 소문을 들었다. 9일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팀으로서도 위기다. 오늘 경기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더 집중에서 레이예스 선수를 공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실제로는 10일 경기에서 레이예스는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뒀고, 이성열은 레이예스를 상대로 2타수 2삼진 1볼넷으로 물러났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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