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 주간 MVP]
넥센 히어로즈의 돌풍이 무섭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할 수 있지만, 현재 단독 선두를 달리며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넥센에서도 가장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지난 시즌 MVP에 빛나는 박병호(27)일 것이다.
박병호가 5월 첫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 주간 MVP로 선정됐다. 한국펩시콜라㈜와 SBS ESPN,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함께하는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는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퍼펙트 타자를 찾기 위해 매주 ‘누타수+타점+결승타’를 기준으로 수상자를 가린다.
지난 한 주 동안 6경기에서 5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15타점 27루타, 그리고 2번의 결승타를 기록한 박병호는 총 44점의 압도적인 퍼펙트 스코어를 획득, 22포인트에 그친 최희섭(34, KIA 타이거즈)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연습에 한창이던 박병호를 만났다.
Q) 지난 주 ‘가장 완벽했던 타자’로 선정됐는데, 소감 한 마디 안 들어볼 수 없다.
-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되나? 사실 이런 상이 있는지도 몰랐다.(웃음) 올해 새로 생긴 상의 수상자가 되었다니 기분 좋고 감사하다. 지난주 중심타자로서의 역할을 잘 한 것 같고, 팀 성적도 좋아서 아주 만족스럽다.
Q) 지난 한 주 동안 6경기에서 5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MVP를 수상했던 작년에도 단기간에 이 정도 성적을 보여준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기분이 어땠나?
- 일단 타점을 많이 기록한다는 건 중심타자로서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게 팀 승리랑 연관되어서 더 좋았다. 한 주 동안의 기록 자체보다는 타격감이 살아났다는 점, 그리고 그게 팀 승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한 주였던 것 같다.
Q) 사실 다른 대형타자들에 비해 비교적 큰 체구는 아니다. 하지만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장타를 생산해 내는 본인만의 비결이 있다면?
- 뭐, 힘은 좋은 것 같다.(웃음) 홈런을 많이 치게 된 것은 경기에 꾸준히 나가면서 이제는 타석에서 여유가 좀 생겨서 그런 것 같다. 밀어서 치는 홈런이 많은 편인데, 2루타가 될 수도 있는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는 힘이 내가 가진 최고 장점인 것 같다.
Q) 작년에 이미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MVP를 수상했기 때문에 올 시즌에 대한 부담이 아주 컸을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는지?
- 최대한 부담을 안 가지려고 노력했다. 작년에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연습 방법도 동일하게 가져갔다. 4월에 좀 부진했는데, 작년 성적과의 비교로 인한 부담감보다는 현재 팀의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다행히 우리 팀이 4월에 패보다 승이 많았고, 감독팀과 코치님들이 부담 느끼지 말라며 배려해주시기도 했다. 지난주를 계기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어서 이제부터 만회하려 한다.
Q) 사실 MVP를 수상했던 선수들은 이듬해 기록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본인은 31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던 작년보다 더 좋은 페이스로 올 시즌을 출발하고 있다. 따로 정해둔 목표치가 있는가?
- 시즌 개막 전에도 그런 목표는 정하지 않았었다. 그보다는 전 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다. 그것도 여태껏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라 들었다. 홈런-타점의 경우 구체적인 수치를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런 것보단 선수 생활을 하면서 좋은 중심타자란 이미지를 남길 수 있게, 모두에게 인정받을 만한 성적을 남기고 싶다.
Q) 작년에는 홈런-타점 부문에서 거의 독보적인 기록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SK 최정, KIA 최희섭과 더불어 홈런-타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은근한 경쟁심이 발동하진 않는지?
- 작년에도 홈런-타점 단독 1위로 올라선 것도 8월 이후였다. 지금은 시즌 초반이라 타이틀에 신경쓰기 보단 팀 성적이 좋아서 그쪽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당장은 누군가와 경쟁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7~8월쯤 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Q) 개인의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 같은데, 그럼 올 시즌 팀의 일원으로서 가지는 목표는 무엇인가?
- 작년에도 1위에 올랐다가 내려온 적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1위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사실 모르겠다. 그보다는 현재 우리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 없이 지금의 분위기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팀이 아직 창단 이후 가을 잔치에 진출한 적이 없고, 나 역시 경험이 없긴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모두의 한결같은 목표다.
Q) 이야기를 나눠보니 중심타자로서의 역할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만큼 주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 특히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 있을 때 타석에서의 느낌은 다를 것 같다.
- 물론 아주 다르다. 우리 팀이 1,2점 정도 지고 있는데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홈런보다는 주자를 불러들여서 어떻게든 1점을 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반대로 주자가 없을 때, 특히 2아웃이거나 하면 삼진을 먹어도 상관 없으니까 장타를 날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큰 스윙을 한다.
Q) 투수에게 결정구가 있듯이, 타자에게도 ‘노림수’가 있다. 그렇다면, 본인도 타석에 들어서기 전 ‘투수의 어떤 공을 치겠다’라는 노림수가 있는지, 아니면 순간적인 배트 스피드로 많은 홈런을 양산해 내는 것인지 듣고 싶다.
- 본능적으로 칠 때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작년에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타석에서 배운 것이 많고,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됐다. 그렇게 여유가 생기다 보니까 순간순간의 노림수도 한번씩 생기는 것 같다.
Q) 올 시즌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염경업 감독님 부임 이후 있었던 어떤 변화가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나?
- 감독님이 처음 부임하실 때 ‘김성근 감독과 로이스터 감독의 장점을 가지고 싶다’고 말씀하셨었다. 정말 김성근 감독님처럼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을 철저히 하셔서 우리 선수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계시고, 로이스터 감독님처럼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자주 칭찬해 주신다. 우리가 지고 있어도 감독님이 먼저 박수 쳐주고, 덕아웃에 힘 없이 앉아 있을 때 힘내라고 해주시는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된다. 감독이란 위치가 높을 수도 있지만, 선수들의 눈 높이에 맞춰서 봐주시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친근하게 느끼면서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넥센과 박병호를 응원하는 야구팬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니 선수들이 더 힘을 내게 되고, 지고 있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된다. 앞으로도 야구장에 많이 찾아주셔서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 전부가 가을 야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기대해달라.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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