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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카푸아노를 휘감은 지긋지긋한 패배의 사슬

by 카이져 김홍석 2008. 3. 18.

밀워키 브루어스의 선발 투수 크리스 카푸아노에게 드리워진 그늘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카푸아노는 3월 18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4회 들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며 3실점하고 난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3.1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5피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투구 내용이었다.


이로서 카푸아노는 4번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11이닝을 소화는 동안 무려 21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16실점(11자책), 방어율 9.00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카푸아노의 악몽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2년 동안 440이닝을 소화하면서 29승(24패) 평균 방어율 4.01을 기록한 카푸아노는 에이스 벤 시츠가 부상으로 떠난 밀워키 마운드의 희망과도 같았다. 카푸아노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007시즌이 시작되자 첫 7경기 모두를 승리로 이끌며 5연승에 성공. 이 시기까지 그의 방어율은 2.31로 당당히 사이영상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였다.


하지만 그 이후 무슨 악운이 끼었는지 6점대 방어율로 무너지며 12연패의 멍에를 썼고, 선발이든 구원이든 그가 등판한 18경기에서 밀워키는 모조리 패배했다. 밀워키가 지난 시즌 막판에 시카고 컵스에게 지구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은 카푸아노의 급작스런 부짓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올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다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이미 팀 내에서 그의 위치는 예전 같지 않다. 확고했던 선발 자리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간신히 팀 내 5선발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고 말았다. 다행히(?) 주목받는 영건 요반니 가야르도의 부상으로 기회의 폭은 늘어났지만, 지금 같은 부진이 계속 이어져서는, 다 잡은 기회도 놓쳐버릴 판이다.


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우디오 바르가스(시범경기 방어율 2.40)와 카를로스 빌라누에바(2.57) 등은 안정된 피칭을 선보이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유망주 매니 파라(14이닝 1자책 15탈삼진)까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선발진에서의 탈락은 물론이고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 거기에 팔꿈치 부상까지 겹쳐저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지난해 이맘때 때에는 팀 내에서 가장 신뢰받고, 밀워키를 이끌어줄 에이스로 주목받던 투수가 단 1년 사이에 완전히 찬밥이나 다름 없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카푸아노가 부상을 슬기롭게 이겨내며 다시금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예전의 그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악몽과도 같은 패배와 실패의 사슬을 끊게 될 날이 언제일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