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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카스포인트 랭킹 1위 테임즈, MVP 가능성은?

by 카이져 김홍석 2014. 10. 10.

카스포인트 랭킹 1위가 바뀌었다. 박병호(4170포인트)와 강정호(4043포인트)의 홈런포가 10월 들어 나란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테임즈(4223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카스포인트 1위가 바뀌었다는 건, 시즌 MVP 레이스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뜻과 같다.

 

카스포인트는 선수들의 다양한 기록을 하나의 통일된 수치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실제 MVP와 골든글러브 수상 결과가 카스포인트 랭킹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MVP를 수상했던 박병호는 카스포인트에서도 2년 연속 종합랭킹 1위였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나고 10월을 맞이할 때만 해도 올 시즌 MVP넥센의 집안 싸움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 홈런왕 박병호,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정호, 그리고 다승왕 밴헤켄(3502포인트-투수 1, 전체 7), 이들 세 명이 시즌 MVP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수는 여전히 48개와 38개에서 멈춰있다. 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11년만의 50홈런과 사상 첫 유격수 40홈런의 대기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박병호는 10월 들어 5경기에서 21타수 2안타 3타점의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고, 강정호 역시 17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하는 등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밴헤켄 역시 2번의 20승 도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10 3 LG전은 5실점 패전을 기록했고, 8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6.1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한현희와 손승락의 난조로 인해 승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20승 달성에 성공한다면 밴헤켄 역시 강력한 MVP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벗다.

 

밴헤켄은 다승(19)과 투구이닝(181), 그리고 탈삼진(169)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3.58)은 밴덴헐크(3.27)와 김광현(3.32)에 이은 3위다. 리그에서 뛰고 있는 모든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30경기에 선발로 등판했고, 퀄리티스타트(17) 횟수에서도 단독 1위다. 올 시즌이 지독한 타고투저시즌임을 감안하면, 밴헤켄의 팀 공헌도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박병호는 현재 홈런 1위란 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다. 홈런에서 그토록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데도 타점 부문에서 테임즈(120) 6개나 뒤진 2위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279리밖에 되지 않는 저조한 득점권 타율 때문이다.

 

강정호는 출루율(.460)과 장타율(.741)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홈런은 2, 타점(110) 3, 타율(.357) 5위다. 부상으로 9월을 쉬는 바람에 누적 기록에서 많은 손해를 봤지만, 강정호가 기록 중인 비율 스탯은 역대급이다. 유격수가 역대 최고 수준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정호가 가장 강력한 MVP 후보임을 알 수 있다. 사실 박병호가 득점 2(119)인 것도 강정호가 높은 득점권 타율(.357)과 더불어 장타를 생산해낸 덕분이다.

 

이들 세 명에 비해 NC 30홈런-100타점 듀오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넥센의 박-강 듀오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테임즈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타점 부문에서 비교적 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홈런(36) 3, 타율(.344) 8, 장타율(.688) 2, OPS(1.111) 2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394의 득점권 타율(3)이다. 바로 이것이 테임즈가 박병호와의 밀리지 않는 이유다.

 

박병호의 48홈런 중 30개의 솔로 홈런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18개 중 투런 홈런이 15개였다. 3점짜리가 3, 만루 홈런은 하나도 없다. , 박병호가 48개의 홈런으로 만들어낸 점수는 72점이었다는 뜻이다. 올 시즌 넥센의 1~3번 타자들의 평균 출루율이 4할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병호가 얼마나 찬스에 약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반면 테임즈는 36홈런 중 절반인 18개가 주자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3점 홈런이 4, 만루 홈런도 2개나 있었다. 테임즈가 36개의 홈런으로 만들어낸 점수는 68. 박병호보다 홈런 수는 12개나 적었지만, 그 홈런으로 인해 만들어낸 점수는 고작 4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그리고 박병호보다 훨씬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그보다 더 많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홈런 수에서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데도 정작 시즌 장타율은 테임즈가 박병호(.670-3)보다 높다. 타율을 비롯해 2루타(15 : 29) 3루타(1 : 6) 숫자에서는 테임즈가 박병호를 압도하기 때문. 이것이 테임즈가 올 시즌 현재 카스포인트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다.

 

물론 테임즈의 MVP 수상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것은 밴헤켄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외국인 선수라는 이유만으로도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은 그들에게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50홈런이란 대기록이 달성되면 그것의 영양가는 생각지도 않고 박병호에게 몰표를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올 시즌 MVP 레이스는 강정호와 테임즈의 2파전이 되어야 맞다. 강정호는 역대급 비율스탯을 기록 중이며, 테임즈는 리그 최고의 득점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테임즈를 누르는 것이 강정호라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만약 박병호가 MVP를 차지한다면 조금은 씁쓸한 결과일 것 같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