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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4월 8일) 헌터-테하다, 이적생들의 끝내기 홈런 합창~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8.

4월 8일(미국시간 7일) '오늘의 선수'


올 시즌 새로운 팀에 둥지를 튼 두 명의 이적생이 같은 날 똑같이 대형 사고를 쳤다.

희생양이 된 상대팀에게는 더 없이 끔찍하지만, 소속팀에게는 천금과 같은 한방. 아마도 오늘의 경기를 통해 이 두 명은 지역 팬들에게 꽤나 사랑받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상황 하나.

0:0으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경기가 7회와 8회에 3득점하며 3:0이 되었다면 이미 경기 분위기는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랬던 경기가 9회에 등판한 주전 마무리 투수의 삽질로 3:3 동점이 되어버린다면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앞선 분위기 이상으로 동점으로 따라 붙은 팀에게 경기의 추가 기울기 마련.

하지만 그 상황에서 미겔 테하다는 팀을 구했다. 악착같이 따라붙어 동점을 만든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다시금 끝내기 투런 홈런을 날리며 소속팀 휴스턴에 승리를 안긴 것.

7.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완디 로드리게스의 승리를 날려버린 소방수(?) 호세 벨베르데가 승리투수가 된 것은 배알이 뒤틀리지만, 이런 경기가 한 번 나오면 팀은 상승세를 타기 마련이다.


미겔 테하다(휴스턴 에스트로스)
- 4타수 2안타(1홈런) 1득점 2타점,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


상황 둘.

앞선 첫 번째보다 더욱 안 좋은 상황이다. 지난해 중부지구와 서부지구 챔피언을 먹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LA 에인절스가 맞붙은 경기. 8회 토리 헌터의 역전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경기는 에인절스가 2:1로 리드하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벨베르데처럼 불안한 마무리가 아닌 최고의 마무리로 평가받고 있는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등판했다면 경기는 끝나야 정상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2득점, 결국 로드리게스를 강판시켰고 거기서 1점을 더 추가해 경기 스코어를 4:2로 만들어버렸다. 이미 이러한 상황 자체로 훌륭한 드라마다.

하지만 더더욱 극적인 반전이 숨어있었으니. 5점대 세이브왕 조 보로스키의 등판부터 불안한 전조가 흐르기 시작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1사 만루상황에서 토리 헌터가 보로스키의 공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것이다.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이보다 더한 반전 드라마가 있을 수 있을까?

팀이 지고 있던 상황이기에 이 경기가 첫 번째 경기보다 더욱 극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개의 역전 홈런포를 터트린 토리 헌터, 오늘은 바로 그의 날이었다.


토리 헌터(LA 에인절스)
- 5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5타점 1도루,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


4월 8일 오늘의 선수의 영광(?)은 테하다와 헌터의 공동 수상으로 결정하는 바이다. 더불어 드라마의 조연으로서 멋진 비극의 히어로 역할을 훌륭히 연기한 3명의 클로저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와 함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대들 덕분에 오늘 야구는 무척 재미있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