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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마이너리그 감독에서 다시 메이저리거로, 게이브 케플러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15.
 

밀워키 브루어스의 돌아온 근육맨 게이브 케플러(33)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음을 팬들에게 알리고 있다.


보스턴에서 보낸 2006년을 끝으로 잠시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했던 케플러는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의 싱글A팀인 그린빌 드라이브의 감독직을 맡았었다.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현역에서 물러나 감독으로 후배들을 양성하던 그는 지난해 9월 빅리그 복귀를 선언했고, 80만 달러의 연봉으로 밀워키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1년의 공백을 가진 후라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이나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게 마련인데, 케플러는 특이하게도 곧바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그것은 그만큼 그가 감독 생활을 하면서도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몸 관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근육맨으로 유명한 케플러는 원래 대단한 유망주 출신이었다. 199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겨우 57라운드에 겨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되었을 만큼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케플러는 3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통해 그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특히 1998년의 더블A 사우던 리그의 역사를 바꿔버릴 정도였다. 139경기를 출장하면서 0.322의 좋은 타율로 28개의 홈런과 더불어 47더블 6트리플을 곁들인 그가 기록한 타점은 무려 146개. 그것은 리그 신기록이었고, 그 결과 그해 리그 MVP는 물론 베이스볼 아메리카(BA)를 비롯한 각종 관련 기관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마이너리거’는 모두 케플러의 몫이었다.


하지만 1999년 큰 기대 속에 입성한 메이저리그에서 케플러의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2할 대 중반의 타율(.245)과 18홈런 49타점으로 부진한 기록을 남긴 그는 후안 곤잘레스의 트레이드 상대로 텍사스 레인져스로 보내졌고, 이후 콜로라도와 보스턴 등을 거쳤지만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맞봤던 그는 2005년에는 2억 6천만 엔을 받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성적부진으로 시즌 중반 퇴출되고 만다. 이후 보스턴으로 다시 복귀하게 되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유망했던 선수치고는 참으로 아쉬움이 남는 선수생활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은 케플러 본인의 과도한 웨이트 트레이닝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진 근육이 그의 스윙마저 뻣뻣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너져갔던 그의 스윙 매커니즘을 생각해 본다면 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1년의 외도를 거친 후 케플러는 다시금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현재까지 4홈런 11타점(타율 .423)으로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당장은 플레툰으로 기용되고 있지만 이런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주전 중견수 자리도 노려봄직 하다.


여전한 근육으로 가공할 파워를 뽐내고 있는 게이브 케플러. 일시적인 상승세에 불과한 것인지는 몰라도, 그가 10년 전의 꿈을 다시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밀워키가 16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케플러의 성공 드라마가 그 답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