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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시즌 초반 각 팀의 '깜짝 스타'들ㅡNL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23.

시즌 초반이면 매번 깜짝 스타가 나와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곤 한다. 3월 25일에 개막한 메이저리그가 어느새 한 달 가까이 지난 상황. 현재까지 각 팀들의 깜짝 스타를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모든 성적은 한국 시간으로 22일 기준)


애리조나 - 미카 오윙스

현재까지 유일한 7할 승률팀(14승 5패 .737)이자 사실상 올 시즌 최강팀으로 봐도 무방한 이 팀에 놀라운 선수는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저스틴 업튼(5홈런 13타점), 코너 잭슨(3홈런 17타점), 마크 레이놀즈(6홈런 19타점) 등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되었던 것이다. 브렌든 웹(4승 1.86)과 댄 하렌(3승 1.80)이 무패가도를 달리는 것도 충분히 수긍이 간다. 하지만 곧 한계가 드러날 것처럼 보였던 오윙스가 4경기에 등판해 전승(방어율 2.42)을 거둘 줄 누가 알았을까? 게다가 지난해 투수 홈런왕(4홈런)이었던 그는 올 시즌에도 가뿐히 3할대 타율(13타수 4안타)을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팀의 보배다. 한 팀에 15승 투수 세 명이 나온다면 그것은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가는 가장 쉬운 지름길이다.

애틀란타 - 치퍼 존스

치퍼 존스가 이러한 명단(깜짝 스타)에 오를만한 선수가 결코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이며, 그가 걸어온 행보가 어떠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퍼를 애틀란타의 깜짝 스타로 선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의 엄청난 스탯 때문이다. 치퍼가 3할을 치는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4할을, 그것도 19경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0.453이란 다소 황당한 타율(75타수 34안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움을 넘어 경악스러울 정도다. 올 시즌 치퍼가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단 한 번이었고, 그 상대 투수는 요한 산타나였다. 치퍼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4할 타자이며 내셔널리그 타점부문 공동 선두(6홈런 19타점)를 달리고 있다.

시카고 컵스 - 후쿠도메

시즌 전 후쿠도메에 대한 이런 저런 예상이 참으로 많았지만, 그의 선구안 능력만큼은 진짜였다. 빅리그 데뷔전부터 9회 말 동점 홈런으로 홈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더니, 그 이후로는 안타와 볼넷을 적절히 섞어가며 출루머신이 되었다.(타율 0.328 출루율 0.444-리그 7위) 현재까지 6패를 당하고 있는 컵스는 후쿠도메가가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5경기 가운데 4번을 패했다. 후쿠도메의 활약이 팀 승패에 직결되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는 부분이다. 첫 경기 이후로 홈런은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현재 그의 활약에 불만을 가지는 컵스팬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정교한 타격(이치로)이나 파워(마쓰이)가 있어야 하겠지만, 좋은 선구안을 가진 선수는 성공은 몰라도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는 법이다.

신시네티 - 자니 쿠에토

이제는 더 이상 그는 호머 베일리와 비교를 당하며 설움 받을 이유가 없다. 데뷔전을 7이닝 1피안타 1실점 10탈삼진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 쿠에토는 현재 26.1이닝에서 2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방어율은 3.42로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WHIP(이닝당 출루허용율)은 0.72(리그 2위)에 불과하다. 많은 피홈런(5개)이 실점으로 이어졌을 뿐, 차차 경험을 쌓게 되면 정말 무서운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자쉬 해밀턴을 내주고 받아왔던 에디슨 볼케즈(2승 1.17)도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콜로라도 - ???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이었던 이 팀에 깜짝 스타라고 부를 만한 선수라도 있었더라면, 5할 승률 이하(9승 10패)로 처져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에이스 제프 프랜시스(2패 5.89)와 트로이 툴로위츠키(0홈런 0.165)의 심각한 부진은 앞으로의 전망까지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플로리다 - 스캇 올슨

역시나 그들은 특별하다. 플로리다처럼 자기네 팀 선수를 아낄 줄 모르는 구단이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마음에 안 들지만, 몇 년마다 한 번씩 드러나는 그들의 저력은 무서울 정도다. 에이스 마크 핸드릭슨(4승 1패 3.82)도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고 있고, 자쉬 윌링험(5홈런 0.310)과 마이크 제이콥스(6홈런 14타점)은 커리어 하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성격상의 문제로 에이스급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였던 ‘불량소년’ 스캇 올슨(3승 2.60)도 최근의 등판 3번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주목받고 있다. 구단주와 단장의 행태는 참으로 마음에 안들지만, 이 팀의 선수들이 가진 재능과 승리를 향한 열정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휴스턴 - 션 채컨

지난해의 대부분을 구원투수로 뛰었던 채컨(방어율 2.77)은 팀 사정상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4번의 등판을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로 장식하며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그 4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는 점은 무척 아쉽지만, 그것은 팀 타선의 책임이지 채컨이 잘못해서가 아니다. 최근 휴스턴 타선이 미겔 테하다와 랜스 버크만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으니, 자신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생애 최다승(2003년 11승)을 넘볼 수도 있을 것이다.

LA 다저스 - 라파엘 퍼칼

최근 퍼칼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면, “이 선수가 이처럼 정교하고도 파워가 넘치는 선수였던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타율(.392)과 출루율(.489)은 각각 치퍼 존스와 알버트 푸홀스에 이어 리그 2위, 심지어 장타율(.676)마저도 7위에 올라 있다. 13개의 장타(8더블 2트리플 3홈런)와 4개의 도루. 현재 퍼칼의 활약은 플로리다의 헨리 라미레즈를 연상케 한다. 물론 그 외의 선수들(특히 앤드류 존스)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8승 11패로 좌초하고 있지만, 퍼칼 자신은 지난해의 오명을 씻고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절호의 찬스다.

밀워키 - 게이브 케플러

비록 파트타임 외야수(즉, 제 4의 외야수)에 불과하지만 고작 30타수에서 11안타 4홈런 11타점(장타율 0.833)을 기록하고 있는 케플러의 활약은 매우 놀랍다. 싱글A에서 유망주들을 지도하던 지난해의 경험이 오히려 그에게도 기초를 튼튼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팀의 주포인 프린스 필더(0.215)와 라이언 브라운(0.237) 그리고 J.J. 하디(0.214) 등이 모두 부진한데도 밀워키가 이기는 시즌(11승 8패)을 보내고 있는 것은 케플러의 한방 덕이었다. 물론 솔직히 말해서 이 팀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에이스 벤 시츠(3승 방어율 0.96)다. 단, 그 성적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그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뜻이다.

뉴욕 메츠 - ???

이 팀에도 깜짝 스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의미는 콜로라도와는 정반대다. 뭐랄까,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기대치에 걸 맞는 활약을 보여준다는 느낌? 현재의 메츠는 딱 그렇다. 아직까지 카를로스 형제(벨트란과 델가도)가 각각 1홈런씩으로 침묵하고 있는 터라 플로리다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그 기간이 길 것 같지만은 않다. 선발 투수 5명이 모두 3.60 이하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마무리는 7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팀은 올해 ‘진정한 강함’을 손에 넣은 듯 보인다.

필라델피아 - 팻 버렐

최근 필라델피아 팬들은 “역시나 버렐은 돈 냄새를 잘 맡는다.”며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를 헷갈려하고 있다. 올 시즌은 버렐이 커리어 하이(37홈런 116타점)를 기록했던 지난 2002시즌 후 팀과 체결했던 계약(6년간 5000만)이 종료되는 해다. 아니나 다를까 버렐은 폭풍 같이 몰아치며 7홈런(2위) 19타점(공동 1위) .364/.476/.742의 그림 같은 스탯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이 좋은 것을 보고 뭐라 할 수도 없는 터라 팬들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채이스 어틀리(9홈런-ML 1위)마저도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듯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필라델피아의 승률이 5할 밖에 되지 않는 것은 순전히 라이언 하워드(.200/.322/.387) 때문이다.

피츠버그 - 네이트 매클로드

현재까지 내셔널 리그의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놀라운 선수가 바로 이 매클로드가 아닐까?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19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타율(.375)과 출루율(.444), 장타율(.638) 등 타격 전 부문에서 리그 정상급에 올라 있다. 5할 승률을 유지하던 팀은 최근 6연패를 당하며 지구 최하위(7승 12패)로 내려앉았지만, 매클로드의 기세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 이어 2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오고 있는 그가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하다.

샌디에이고 - 랜디 울프

역시 펫코 파크야 말로 현존하는 최고의 투수들의 구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5년 동안 4점대 중후반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쳤던 랜디 울프(2승 2.49)가 샌디에이고에서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지금 울프의 모습은 촉망받는 좌완 파워피처로 주목받던 6,7년 전 당시와 같다. 다만 비록 두 경기씩에 불과하지만 홈구장에서의 성적(13이닝 1실점)과 원정 경기에서의 성적(12.1이닝 6실점)이 크게 달랐다는 점은, 여전한 불안요소다. 그 역시도 최근 등판에서 9실점하며 방어율이 2.00에서 4.68로 수직상승한 그렉 매덕스나, 어제(22일) 경기에서 3.1이닝 10실점의 참담한 패배를 당하며 1.35에서 5.01이 되어버린 저스틴 저마노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고(?)는 모두 원정경기에서 일어났다.

샌프란시스코 - ???

시즌 전부터의 예상대로 이 팀은 서부지구 최하위(8승 12패)다. 특별히 튀는 선수도 없다. 팀 린스컴(3승 1.57)의 활약이 돋보이긴 하지만, 그것은 충분히 예상된 결과이며, 사실 1.39라는 WHIP은 그다지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3.65의 방어율로 16패(7승)를 당하는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다가, 아예 패배의 늪에 빠져버린 맷 케인(2패 6.64)의 부진이 안타까울 뿐, 자이언츠의 침몰은 당연한 결과다.

세인트루이스 - 카일 로쉬

개막 보름을 앞두고 부랴부랴 영입한 ‘땜빵용’ 선발 카일 로쉬는 현재 카디널스의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2승 무패 그리고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1.48의 방어율. 세인트루이스가 리그 정상권(13승 7패)을 지키고 있는 것은 로쉬를 비롯한 투수진의 선전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8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요구하다가 오라는 곳이 없어 방황하던 로쉬를 425만 달러의 헐값으로 영입한 카디널스는 그야말로 복권에 당첨된 기분일 것이다.

워싱턴 - 팀 레딩

예상치 못한 개막 3연승으로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워싱턴은 그 이후 9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그 후로도 2번의 3연패를 당했으니, 팀 사기는 말할 것도 없다. 이 가운데 조용히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5승 가운데 3승을 책임진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팀 레딩(3승 1패 3.27)이다. 휴스턴에서 손꼽히는 투수유망주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다 피지 못하고 그 꿈을 접을 뻔 했던 레딩은 지난해 부활의 날개 짓을 시작하더니 올 시즌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레딩이라도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라도 없었더라면 올 시즌 워싱턴은 메이저리그 팀으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