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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ML 탈삼진 1위’ 팀 린스컴 시즌 5승 달성

by 카이져 김홍석 2008. 5. 11.

매년 수백 명의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그 가운데는 성공의 기쁨을 맛보는 이들보다는 실패의 쓴맛을 보는 선수들이 더욱 많다.


그 누구도 쉽사리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예리한 슬라이더도, 낙차 큰 커브도, 100마일의 패스트 볼도 그들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구위를 가졌다 하더라도 적응에 애를 먹거나 운이 따르지 않아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투수가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메이저리그에서도 꽤나 높은 확률로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투수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속 95마일(153km) 이상의 패스트볼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제 2의 구질만 가지고 있다면 97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찔러 넣을 수 있는 투수가 실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현재 내셔널리그 방어율 2위에 올라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신성 팀 린스컴도 그러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 2년 차를 맞이한 린스컴이 또다시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한국시간으로 1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린스컴은 8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팀의 8:2승리를 견인했다.


23세 11개월의 린스컴과 45세 6개월의 제이미 모이어가 맞붙어 한층 더 흥미를 자아냈던 이 경기에서 린스컴은 솔로 홈런 두 개로 인해 2실점하긴 했지만, 105개의 투구수 가운데 74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완벽한 컨트롤을 자랑하며 시즌 5승(1패)째를 따냈다. 1.49였던 시즌 방어율은 1.61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리그 2위(ML 3위). 이제는 팀의 에이스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린스컴은 180센티도 되지 않는 작은 키에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를 구사하는 파워피처다. 패스트볼 자체가 주 무기이며 그 외에도 슬라이더나 커브, 체인지업도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전문가들로부터 듣고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그가 스카우터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원인은 다양하고도 위력적인 구위 이상으로 안정된 컨트롤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후에도 린스컴은 위력적이면서도 제구 가능한 강속구를 변화구와 적절히 섞어가며 탈삼진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다. 이 날 경기를 통해 8개를 추가한 린스컴은 도합 53개의 탈삼진을 잡아냈으며, 이는 메이저리그 탈삼진 부문 전체 1위의 기록이다.


린스컴은 작은 체구로도 얼마든지 위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페드로 마르티네즈나 로이 오스왈트, 빌리 와그너 등의 선수들을 연상케 한다. 그 때문인지 이미 미국 현지에서나 한국에서도 많은 팬 층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

당초 많은 기대를 모았던 뉴욕 양키스의 필 휴즈와 이안 케네디, 보스턴 레드삭스의 존 레스터와 클레이 벅홀츠 등도 아직까지는 불안한 제구력으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 구위만 따지자면 유망주들 가운데 최고랄 수 있는 호머 베일리(신시네티 레즈)는 아직까지 올 시즌 빅리그에 올라오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구위와 컨트롤을 한몸에 갖추고 연일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린스컴의 존재는 팬들에게 더욱 소중하다.


현재 린스컴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투수진의 유일한 희망이다. 에이스 배리 지토(0승 7패 6.95)는 말 할 것도 없고, 린스컴과 더불어 영건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던 맷 케인(1승 3패 4.50)까지도 예상외의 널뛰기 피칭을 거듭하고 있다. 자이언츠가 그나마 4할 승률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린스컴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온 몸의 탄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리는 듯한 역동적인 투구폼을 가진 팀 린스컴. 향후 10년 이상 메이저리그를 지배할 지도 모르는 이 투수의 2008시즌이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