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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숀 차콘 8경기 연속 노-디시즌, ML 타이기록

by 카이져 김홍석 2008. 5. 12.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선발투수 숀 차콘이 또다시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국시간으로 12일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차콘은 6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으로 2점만을 내주는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선보였지만,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아 2:0으로 지고 있는 상황 가운데 7회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되었다.


휴스턴이 8회에만 5점을 뽑는 등 결국 8:5로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등판에도 첫 승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차콘은 개막 이후에 선발 등판한 8경기에서 모두 노-디시즌(no-decision:승패 없음)으로 물러났고, 이는 메이저리그 타이 기록이다.


1965년 미네소타 트윈스의 딕 스티그먼이라는 선수가 차콘 이전에 개막 후 8경기 연속 선발 등판 노-디시즌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스티그먼은 선발과 불펜을 넘나드는 선수였고, 그 해에는 우연찮게 가끔씩 선발로 등판한 8경기에서 모두 승패 없이 물러났을 뿐이다. 따라서 순수한 선발 투수가 개막과 동시에 8경기 연속으로 승패 기록이 없는 것은 차콘이 처음이다.


더욱이 선발로 등판한 8경기에서 5.87의 방어율을 기록하고도 패전조차 기록하지 않았던 스티그먼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케이스였지만, 차콘은 철저하게 운이 따라주지 않는 바람에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서 비롯된 결과라는 점도 다르다.


현재까지 차콘의 방어율은 3.53으로 내셔널리그 20위에 해당한다. 같은 순위를 기준으로 한다면 4승은 거뒀어야 수지타산이 맞다. 하지만 무려 6번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ML 8위)했음에도 불구하고 1승조차 따내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불운했다는 뜻이다. 심지어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마무리 호세 벨베르데의 블론 세이브로 인해 첫 승이 무산된 적도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해 뉴욕 양키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거쳐 올해 휴스턴에 새 둥지를 틀게 된 차콘은 팀의 빈약한 투수진 덕에 선발 투수로서 재기할 기회를 잡았다. 여기까지는 운이 따라주었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보니 예기치 않은 불운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애런 하랑(1승 5패 3.09)이나 오달리스 페레즈(0승 3패 3.40) 같은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차콘이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라 불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크 핸드릭슨(5승 1패 3.56)이나 리반 에르난데스(5승 1패 3.83)의 경우를 보고 있노라면 배가 아플 만도 하다.


12일 경기에서 휴스턴은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차콘이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마운드를 지켜주었기 때문에 다저스를 또다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선발 투수가 무너진 마당이라 리그 최하위권을 달릴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현재 21승 17패 55.3%의 승률로 지구 3위(NL 5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랜스 버크만(12홈런 36타점 타율 0.382)을 필두로 한 타선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따라서 차콘이 지금과 같은 좋은 피칭을 이어가기만 한다면 첫 승을 향한 꿈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문제는 그것이 언제인가 하는 것뿐이다.


차콘의 다음 번 등판은 17일 텍사스 레인저스 전이 될 전망이다. 연속 노-디시즌 기록이 9경기로 늘어나면서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우게 될 지, 아니면 대망의 첫 승(또는 첫 패)를 기록하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